'입동'을 하루 앞둔 11월 6일(수) 저녁
아침부터 바람이 일어 외출하기가 꺼려졌었는데
갑자기 내려 간 기온에 야등길이 만만찮을 것 같기는 했지만
모처럼 참석하는 온양초사 산악회 야등인지라 안쥔을 대동하려 했더니
수영을 다녀와서 피곤한지 추위 핑계를 대며 꼬리를 사린다
제법 노란물이 들어 위풍당당한 경제 진흥원 앞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대견하다
1주일 전쯤 다녀갈 때도 이런 모습이었기는 했지만
아직도 전체적인 단풍은 푸르딩딩함을 벗어나지 못해 약간 실망감을 안긴다
허나 곡교천에 불빛을 드리운 아파트 야경과 둔치에 어우러진 코스모스가
현충사 은행나무길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에게 부족함을 주지는 않는다
어둠이 주는 은근함과 은행나무 고유의 자잘한 이파리들이 야경의 신비함을 드러내 준다
길 가운데 놓인 화분의 '구골목서'가 피운 꽃봉오리에서는
향긋한 향이 밤중임에도 멈추지를 않고 있다
50여년 전에 햔충사 성역화 작업의 일한으로 조성된 현충사 은행나무길은
이제는 전국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명품길이 되어
아산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자 자랑꺼리이기도 하다
많은 시민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걷거나 달리며 행복을 담아 가는 곳!
밤에 보는 야경(夜景)은 덤이고!
탕정 신도시의 아파트 불빛과 도로변의 가로등도 야경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초엿새 초승달은 하늘에서도 한 몫 해주네~~!
비록 일부이기는 하지만 단풍의 정취를 자랑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은행나무들이 길을 메우고 있다
순간적으로 색깔을 바꿔가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는 그린타워도 멋스러웁다
아파트 사이로 숨어버리는 달님은
내일은 좀 더 밝고 큰 모습을 기약하며 사라져 갔다
요즘 부쩍 높은 건물이 늘어나는 온양온천!
눈에 띄게 발전하는 신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행복도시를 추구하면서...!
오늘 야등에 참가한 110명의 인원은 중간에 귀가한 하림 부부를 포함하여
오랜만에 보는 물보라님과 금송님이 은행나무 길의 추억을 뜻깊게 만들어 주었다
입동(立冬) 아침!
대지에 된서리가 내렸다
"추워" 소리가 절로 나오는 엄중한 시기가 도래하였으니
미흡했던 은행나무의 단풍은 더욱 노랗게 물들 것이고
그 황금빛을 다시 마주하기 위해 은행나무길을 찾아야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