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에서 온 편지 :“교회에 소망이 있다.”- 대구동부교회 조영식 목사◈
나는 교회에 소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 소망은 어느 누구보다도 확고하다. 어쩌면 이 말이 당연한 말 같지만 교회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있어서 “어떤 교회?”라는 질문이 생기는 것이다.
직장선교회를 몇 년간 섬겨본 경험이 있다. 각자의 교단과 섬기는 교회가 다른 선교회원들의 공통된 인식 속에 성공한 목회자에 대한 존경심이 있는 것을 보았다. 믿음 좋다는 분들이 더 하였다. 성공한 목회자는 주로 대형교회의 목사였고 지명도가 있는 목사였다.
성공한 목회자는 교우들의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 되며, 그런 분위기에서 아무리 겸손했던 목회자라도 맹신과 추종에 익숙해지고 길들어 지는 것이다. 오늘날 그러한 맹신에 힘입어 성공과 부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목회세습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교회가 소망이 있다고 믿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반대의 마음이 더 강하게 생길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가족이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이 나의 형제가 되고 가족이 된다고 했다.(막3:35) 교회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형제들의 모임이다. 그곳에는 권력이 없다. 권력은 강한 자가 대접을 받고 약한 자는 강한 자를 섬겨야 한다. 만약 교회가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세속화된 교회이다. 소망이 되는 교회는 약한 자가 기죽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섬겨야 소망이 있는 교회이다.
바울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다. 서로가 연결된 섬김의 공동체이다. 질서가 있지만 권력은 없다. 교회에서는 어떤 사람도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교회는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이며, 사랑으로 연결된 공동체이다.
교회의 구성원인 우리는 세상에 속한 사람들도 아니고, 세상에 소망을 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기에 영의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상의 질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베드로사도는 교인을 세상에서는 나그네 같다고 했고,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고 했다.(벧전2:11)
오늘날 교회가 세상의 성공과 부를 숭상하는 것은 타락이고 세속화이다. 교회가 세상과 구별된 곳이라는 분명한 선을 긋고, 우리가 땅에 속한 자가 아니라 하늘의 시민권자라는 소속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를 할 때에 교회에 대한 소망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