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맛있게 먹고 쉐라톤그랜드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은 후 다시 콜로안 지역에 있는 콜로안리조트로
가려는 게 계획이었는데 택시기사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많이 답답했고, 일단 어머니와 동생은
차 안에 있기로 하고 난 뛰어가 우리의 짐을 찾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택시기사가 택시비 달라고 아우
성을 치면서(다 내린 것도 아니고 엄연히 두 사람
이나 차 안에 그대로 앉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텔도어맨에게 수 차례 중국말로 어필을 했다고
내 동생이 전해줘 나중에 알게 됐다.
그리고 잠깐 짐 찾으러 다녀온 사이 그는 벌써
도어맨을 통해 우리가 다른 호텔로 다시 갈 거라는
걸 알곤 택시미터를 다시 꺾고 거기에 오버차아지
를 붙혀 떡허니 40마카오달러 전표를 끊어놨다.
어쨌든 소통이 안 된 것이니 알았다고 하곤 우린
출발했는데 콜로안 리조트에 도착하고선 또 짐
차아지를 해서 결국 85를 내라는 걸 내가 고맙다
하면서 팁까지 5달러를 쳐 90달러를 지불했더니
그제서야 고맙다며 그는 마침내 기쁜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마카오의 택시기사들이여~ ㅎ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콜로안리조트에 체크인 한 후
어머니와 동생은 피곤하다며 침대로 곧장 직행하더니
코를 골며 드르렁하시고~
난 해가 지기 전에 콜로안 빌리지에 가 사진도 찍고
그 유명하다는 로드 스토우즈 베이커리도 방문하려
면 서둘러야 할텐데~ 하며 조금 불안한 마음을 다독
이던 중 동생이 마침내 눈을 떴고 어머니께선 피곤
하시다 해 우리끼리만 다녀오기로 했는데 결론적으론
아주 잘 한 결정이었다는 걸 곧 깨닫게 됐다.
문제의 콜로안빌리지까지는 택시를 타야했는데
콜로안리조트는 조금 외진 곳이다보니 시내 중심에
비해 택시를 보기가 거의 가뭄에 콩 나듯!
기다리다 지친 우리에게 호텔 도어맨이 바로 그곳
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 우린 버스를 타기로
했고, 거의 20분을 기다린 후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분명 11번째 스톱이라 도어맨이 알려주었고
나 역시 눈 빠지게 알림판을 보고 있었음에도 아뿔사!
우린 그만 내려야 할 곳을 놓치고 말았다는 거 아니
겠는가?
속으로 '스튜핏!'을 수 없이 되내이며 2 정거장을
지나 내린 우리는 지난 악몽을 떠올리며 바로 택시
를 타려고 했는데 이 노므의 택시는 어디에고 보이
지도 않는 거다. 그리고 택시 정류장 역시 눈 씻고
찾아봐야 찾을 수가 없고 말이다~ㅠ.ㅠ
할 수 없이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잡아 타고 정신
줄 똑바로 챙긴 동생과 나는 겨우 제대로 내리게 됐고
그제서야 콜로안빌리지라고 해 번화할 줄로 생각한
건 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라는 걸 금세 깨닫게 됐다.
말 그대로 어촌인 콜로안빌리지는 볼 게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가 없는, 만약 그 유명한 에그타르트
본점이 없다면 과연 이 동네에 사람들이 오겠는가?
싶을만큼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런 곳이었음을
고백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한적하고 인적 드문 곳을 즐기기
도 하고, 나 역시 그런 사람에 속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먼 곳을 사람들이 찾아 올 땐 그래도 뭔
가 볼거리라든지 아님 최소한 사람을 끌만한 어트
랙션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또 떠오르
게 만든 곳이 바로 그곳이었다!
일단 로드 스토우즈에서 에그타르트 3박스와 밀크
티를 사들고 우린 밖으로 나와 그래도 어촌 주변을
조금 걸었다. 그러다 수질로나 분위기로나 너무도
실망스러운 그곳을 벗어나기로 결심하곤 마지막
보루인 성자비에르성당을 찾았다.
그곳 역시 사진으로 볼 때보다는 훨씬 아담한
사이즈의 성당으로 바로 그거 단 하나만 우뚝 존재
하는 그런 곳이었다.
워낙 점심을 거하게 먹어서인지 허기도 느끼지 못한
우리는 어머니 드릴 또 다른 매캐니즈푸드 바칼라우
크로켓을 사들고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
호텔까지의 여정을 위해 택시잡기에 들인 노력과
시간에 대해선 생략하겠다. 워낙 사람들이 잘 안 찾
는 곳이다 보니 택시잡기 또한 쉽지 않았다는 정도
에서 끝내기로 하고...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어머니께 정말 안 가시기로
결정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수 차례 건넸
고, 그렇게 우리의 마카오에서의 3번째 밤이 다소
아쉽게 깊어갔음이다~~~~~
첫댓글 마카오 택시 기사들이 영어를 몰라 어려움을 겪어셨군요.
저도 부모님 모시고, 중국 구이린(계림)에 갔었을때,
공항가는 셔틀버스 시간과 제 비행기 시간과 맞지 않아
택시를 탔었는데, 택시기사가 영어를 몰라 당황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한문을 잘 하시는데, 아버지도 당황해 공항 한자가 생각이 나시질 않으시다고.
비행기 그림을 그렸슴 되었을텐데, 임기 응변으로 손으로 비행기 이륙하는 흉내를 내었더니
알았다며 공항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요즘은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 가도 스마트폰으로 번역이 되니 많이 편리하겠더군요.
외국여행할때 영어가 통하지 않을때 힘들지요
독일에 출장 갔을때
나는 독일어를 모르고 택시운전사는 영어를 모르고.. 했지요
음식점에서도 독일어 메뉴를 보고 뭘 골라야 할지 몰랐고요
불란서에서도 기차를 타야 하는데, 안내원(?)이
영어 모른다고 해서 곤란했었구요
그래도 뒤에 생각해 보면
영어잘 못하는 택시운전사랑 실갱이..
볼것 없었던 어촌..
그런것도 추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