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동중학교 3학년 3반 인성 교육 후의 감회
진주 교육삼락회에서는 진주시 관내 초∙중∙고등학교로부터 인성교육 요청이 있으면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을 지도한다. 올해 초에 삼락회 사무국장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금년에도 예년과 같이 강사로 참여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나는 금년부터 다른 사람들 앞에 서서 강의 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멤버에서 빠졌다. 그런데 며칠 전에 사무국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7월 4일 날 진주동중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있는데 강사 중 동기 한명이 불가피한 사정이 생겨서 내가 대신 참여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먼저 강의 준비를 위해 진주동중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 교훈, 개교일, 졸업회수, 교화, 교목, 학교교육비젼, 학교장 교육 방침, 교육 주체별 추구하는 교육상 등을 발췌하여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와 나의 친구 미래 모습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는 학습지를 만들었다.
인성교육 강사들이 공통적으로 피력하는 어려움은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할 때 시선의 교감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 위주의 강의가 이루어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오늘 내가 강의를 한 학급은 진주 동중학교 3학년 3반인데 여학생 28명이었다. 요즈음 중학교 3학년 여학생들의 성숙한 정도는 외견상으로 거의 숙녀에 가까울 정도다. 이 학급 학생들의 모습도 다들 준수했다.
내가 준비해간 파워포인트 자료는 노트북에서 멀티비전으로 전송하는데 버퍼링 시간이 오래 걸려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 진주동중학교 3학년 3반 인성교육은 내가 의도한대로 진행되어 뿌듯했다.
학생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 하려는 태도, 긍정적 마인드, 사고의 유연성, 호응하는 자세, 강사의 교육 의도를 받아들이는 감수성, 발표력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 났다.
단위 시간의 수업 성패는 첫 3분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사실을 나는 오랜 경험에서 터득했다. 그 첫 3분을 놓치고 나면 좀처럼 시선을 집중시키기 어렵다. 첫 3분에 학생들이 최면에 걸리게 해야 한다.
도입 부분 첫말을 이렇게 했다.
“오늘 내가 여러분 교실을 방문한 까닭은 여러분이 가진 그 아름다운 마음을 잘 가꾸고 보존하여 작게는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 가족의 행복한 생활을 도모하고 나아가서는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기 위해서 방문을 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모습을 보니 그 수려한 모습이 환상적이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정신이 흐려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헷갈린다.
이 말을 던졌더니 학생들이 웃으면서 시선을 집중하더라. 곧 다음 멘트를 던졌다.
여러분은 정말 좋은 때에 태어났다. 지금부터 120년 전에만 하더라도 여자들의 경우 13세 내지 14세 정도만 되면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할 때 여자가 100까지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고작 30% 정도 남짓했다.
그래서 여자의 일생은 남자의 그림자로만 살았다. 어릴 때는 아버지, 결혼해서는 남편, 늙어서는 아들에게 의지했다.
그런데 요즈음 여성들의 권한이 남성들을 압도할 정도로 신장되었다.
사람은 나이에 따라 같은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달라진다.
10대의 생각과 20대의 생각, 30대의 생각, 40대의 생각, 50대의 생각, 60대의 생각, 70대의 생각이 다 다르다. 그것이 세대 차이인데 그 나이에 다다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여러분 중에서 지금 공부를 잘 하고, 자기 집이 부자고, 얼굴이 잘 생기고, 인기가 있다고 훗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20대, 30대, 40대, 50대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 런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내가 여러 제자들을 지켜 본 바에 의하면 꾸준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대체로 성공을 하더라.
성공은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해 둔 사람의 몫이다.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의 박물관에는 ‘카이로스’라는 석상이 있는데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다.
앞머리는 길고 뒷머리는 벗겨졌으며, 어깨와 발뒤축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왼손에는 저울이 들려 있고, 오른손에는 칼을 쥐었다. 이 석상은 제우스신의 막내아들인 ‘기회의 신’이다.
앞머리가 긴 것은 기회가 왔을 때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뒷머리가 벗겨진 것은 기회를 놓지면 잡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며, 날개가 달린 것은 빨리 지나가기 위함이다. 저울과 칼을 든 것은 전후의 사정을 잘 헤아려 빨리 결단하라는 의미다.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가는 가운데 행복해지거나, 불행해 지거나,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좋은 직업을 갖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하는 기회는 무수히 오게 마련이다.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기회를 잡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 놓고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이다.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건을 갖추려는 사람은 그 기회를 놓지고 만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여러분의 책상위에 놓여 있는 학습지를 보기 바란다.
그 학습지에는
첫째, 30년 후에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나의 생활 모습이 어떻게 변하여 있는지를 미리 생각하여 쓰도록 되어 있다.
둘째, 우리 학급의 친구 중에서 30년 후에 가장 존경 받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리라고 예상되는 친구의 이름을 쓰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 까닭을 적도록 되어 있다.
생각을 잘 정리한 후에 쓰기 바란다.
다 쓴 사람은 친구들 앞에 나와서 그 내용을 발표하도록 하겠다. 다음 차례는 친구로부터 존경 받으리라고 지명된 학생이 뒤를 이어 받아 발표를 계속한다. 만약 중복 지명된 학생은 다음 발표자를 지명한다. 그러면 그 학생이 이어서 발표하도록 한다.
이번 시간에 여러분의 생각을 빠짐없이 다 듣도록 하겠다.
진주동중학교의 교육비전이 ‘배움 중심과 민주적 토론 문화로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발표한 학급 학생 전원의 수준이 아주 높았다.
미래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예견한 내용도 현실적이면서도 나름대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었고, 준비하고 있는 근거도 제시했다.
친구를 평가하는 눈도 겉으로 보이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장점까지 부각시켜 발표 하는 것을 보고 대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발표자에게는 발표를 할 때 발표하는 자세와 인사 예절을 바르게 하도록 유도했고, 학생들에게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의 중요성을 아울러 지도했다.
내가 지도해 가는 과정의 마지막 10분 정도는 담임교사가 교실 뒤에서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는 수업을 이렇게 정리를 했다.
사실 나는 오늘 여러분 교실에 들어 올 때 다른 학교 학생들의 수준과 비슷하리라는 생각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여러분들의 눈빛을 보는 순간 느끼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러분의 수려한 모습이 환상적이어서 그 아름다움에 취했었는데 수업 마지막에 이르고 보니 여러분의 사례 깊은 생각과 앞날을 생각하는 그 대견함에 감명을 받아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취하게 되었다.
오늘 수업시간에 친구로부터 30년 후에 존경받으리라고 지명된 친구는 그 친구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기 바란다. 30년 후에 동창회 모임에서 만났을 때 오늘 자기의 앞날을 예견해 준 친구와 같이 공부한 여러분의 공부 모습이 추억으로 남아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수업을 끝냈다.
담임교사로부터 나의 USB를 돌려받으면서 내가 담임을 보고 “선생님께서 애들을 잘 지도해 주셔서 애들이 정말 총명합니다.” 라고 했더니 담임이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제가 금년에 이 학급을 담임 한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라고
교실을 나오기 직전에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다시 한 번 더 인사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박수로서 환송을 하더라.
그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여겨진다.
나와 나의 친구에 대한 미래의 모습에 대한 나의 생각
진주동중학교 학년 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