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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
“언제 행복을 느끼세요?”
나이 20대 중반에서부터 60대 초반까지.
질문에 응한 사람: 대부분의 국적은 한국, 하지만 미국인, 캐나다인, 프랑스인도 있고, 직업은 대체로 대학교수, 회사원, 주부, 작가, 연극인, 대학원생.
가족 형태: 결혼 가족, 재혼 가족, 동거 커플, 싱글 남/녀 1인 가족 등 다양.
(최기숙, 감정의 인문학, 238-244.)
-산책할 때, 장보러 갈 때 행복해요
-그게 뭐가 좋아요?
-시장이 활기차고, 힘도 생기고 그러는 거 같아요.
-누구랑 가시는 거예요?
-식구들이랑요. 시장에는 아내와 가고요.
-혼자서 산에 갈 때요. 하나 더 있다. 성당에 갈 때도 그래요.
-성당에 다니세요? 전혀 종교적으로 보이지 않는데?(웃음)
-종교적이지는 않아요.(웃음) 하지만 성당에 갈 때는 마음이 편안해요.
-산에 가는 게 왜 행복하세요?
-아무 생각도 안 하게 되고, 또 누구와 같이 있지 않아도 되니까요.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할 때가 좋아요.
-아, 또 있어요. 소파에 누워서 ‘무한도전’을 무한히 틀어놓고 보는 게 좋아요.
-그런 건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왜 그러시는 건데요?
-생각하지 않아야 살 수 있어요.
-민주주의가 혁명같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단순히 무언가에 만족한다든가, 마음이 즐겁다는 걸 행복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잖아요.
-남과 자기를 비교하는 순간, 불행해지죠.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갈까요?
-그냥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하면 돼요.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아요. 남이 자기 기준이 될 수도 없고.
-맛있는 걸 먹을 때, 영화 볼 때, 아이들이 내가 한 맛없는 음식을 먹고 괜찮다고 격려해 줄 때가 좋아요. 학생들이 나에게 도움을 청할 때도 행복해요.
-도움을 청할 때가요?
-네, 나를 믿고 의지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또 미사드릴 때도 좋아요.
-여행갈 때가 행복한데, 요즘은 일이 바빠서 가지를 못하니 도대체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이미요.
-글 쓰면서 작가로서 살고 있으니까?
-네, 어제는 오십 장이나 썼어요.
-대박
-대개는, 다섯 장에서 열 장이지만, 어제는 좀….(웃음) 한 장도 못 쓸 때도 있어요. 예전엔 주로 그랬는데….
-노래할 때랑, 잠자면서 꿈꿀 때가 좋아요.
-노래를 잘하는 줄 몰랐네. 주로 어떤 노래를 하는데?
-남들이 비요크랑 닮았대요.
-좀 그로테스한데…. 너한테 그런 분위기가 있었구나. 나는 계피언니 스타일이 좋은데….
(그러자 갑자기 계피의 노래를 몇 소절 부른다.)
-그런데 자는 게 좋아?
-잘 때 꿈꾸고 나면 왠지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아침에 혼자서 산책할 때가 좋아요. 혼자서 가만히 책을 볼 때도 좋고.
-맛있는 거 먹고 잘 때, 인생 뭐 있어요?(웃음)
-자기 전에 퇴근을 선언하고, 침대 위에 누워 혼자 책을 볼 때가 제일 행복해요. 집안에는 내 공간이 없으니까, 침대 옆에 작은 협탁 하나를 샀어요. 거기에 예쁜 거 올려놓고 내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요. 협탁 아래에는 취미용 책을 하나씩 사다가 모아놓았어요. 자기 전에 그걸 읽을 때가 제일 좋아요. 우리 집 애가 엄마는 학교에서도 공부만 하는데, 집에 와서도 숙제하는 게 뭐가 좋으냐고 그래요. 걔 눈으로는 집에서 책 보는 거는 다 숙제예요. 근데, 침대에서 보는 책은 전공이랑은 상관없거든요.
-강아지를 안고 침대에 누워서 잘 때가 제일 좋아요.
-남편님도 계신데, 강아지가 이긴 거예요?(웃음)
-어디다 비교하세요.(웃음) 우리 쵸코(강아지 이름)가 제일이에요.
질문자 최기숙은 공부하는 사람이어서, 대화를 나눈 이들은 대개는 학자들이지만, 그들의 평소 모습과는 다른 대답을 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고 한다.
응답자들을 분석해 본 결과, 직업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혼자 있는 게 행복하다고 했으며, 대기업에 다니는 50대 가장은 식구들과 산책하거나 아내와 시장에 갈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여행할 때가 좋은데, 일 때문에 오랫동안 가지 못했다는 50대 초반 여교수는 이런 대화를 나누고 두어 주쯤 지나서 동남아시아로 배낭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부분 자신의 일이나 업무에 관해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불행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성취감’과는 다른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며,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다. 또 질문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행복을 느끼는가?
내 취미-놀이방 꾸미기, 잠이 깨면 친구들과 나눈 책 들여다보기, 세상의 좋은 음악, 좋은 그림 찾아 맛보기, 손쉽고 아름다운 영상 만들기, 아내와 함께 세상 둘러보기, 손자 손녀에게 한 수 배우기….
가장 행복한 때- 친구(친지)들과의 만남.
(2017.2.1.)
-참고할 일-
<설날을 보내면서 다시 새겨보는 소학 (小學)>
父生我身 母鞠我身 腹以懷我 乳以哺我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고 배로써 나를 품어 주고 젖으로 먹여 주셨다.
以衣溫我 以食飽我 恩高如天 德厚似地
따뜻이 옷 입혀주고 밥으로 배부르게 하셨으니 그 은덕(恩德)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두텁다.
爲人子者 曷不爲孝 欲報其德 昊天罔極
사람의 자식(子息)되어 어찌 효도(孝道)하지 않으랴 부모님 은혜 갚고자 하면 하늘처럼 끝이 없다.
晨必先起 必盥必漱 昏定晨省 冬溫夏凊
새벽에 먼저 일어나 세수(洗手)하고 이를 닦고 저녁엔 잠자리 보살피고[昏定] 새벽엔 문안 올리며[晨省] 겨울에는 따뜻하게[冬溫] 여름엔 시원하게 해드린다[夏凊].
父母呼我 唯而趨進 父母使我 勿逆勿怠
부모님이 부르시면 빨리 대답(對答)한 후 달려가고, 부모님이 일을 시키시면 거스르거나 게으름 피지 않는다.
父母有命 俯首敬聽 坐命坐聽 立命立聽
부모님이 말씀하시면 머리 숙여 공손(恭遜)히 듣고, 앉아서 말씀하면 앉아서, 서서 말씀하시면 서서 듣는다.
父母出入 每必起立 父母衣服 勿踰勿踐
부모님 나가고 들어오실 때면 항상 일어나 인사(人事)하고, 부모님의 옷을 넘어 다니거나 밟지 말아야 한다.
父母有疾 憂而謀瘳 對案不食 思得良饌
부모님 편찮으시면 근심하며 정성(精誠)껏 치료(治療)하고, 진지 잡수지 않으면 맛있는 음식(飮食) 해 드린다.
出必告之 反必面之 愼勿遠遊 遊必有方
외출(外出)할 땐 반드시 말씀드리고 돌아와서는 뵈어야 하며, 멀리 가서 놀지 말며 가면 일정(一定)한 곳에 있어야 한다.
出入門戶 開閉必恭 勿立門中 勿坐房中
문(門)을 드나들면서 반드시 공손(恭遜)히 열고 닫아야 하며, 문지방 가운데 서지 말고 방(房) 한가운데 앉지 않는다.
行勿慢步 坐勿倚身 口勿雜談 手勿雜戱
길가면서 거만(倨慢)하게 걷지 않고 앉을 때 기대지 않으며, 쓸데없는 잡담(雜談) 하지 않고 허튼 장난치지 않는다.
膝前勿坐 親面勿仰 須勿放笑 亦勿高聲
부모님 무릎 앞에 앉지 말고 얼굴 빤히 쳐다보지 않으며, 크게 소리 내어 웃지 않고 큰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侍坐父母 勿怒責人 侍坐親前 勿踞勿臥
부모님 모신 자리에서는 성내어 다른 사람 꾸짖지 않고, 부모님 앞에서는 걸터앉거나 드러눕지 않아야 한다.
獻物父母 跪而進之 與我飮食 跪而受之
부모님께 물건 드릴 때는 무릎 꿇고 공손(恭遜)히 드리고, 나에게 음식(飮食)을 주시거든 꿇어앉아 공손(恭遜)히 받아야 한다.
器有飮食 不與勿食 若得美味 歸獻父母
그릇에 음식이 있어도 주시지 않으면 먹지 않고, 맛있는 음식 생기면 가지고 돌아가 부모님께 드린다.
衣服雖惡 與之必著 飮食雖厭 與之必食
좋지 않은 의복(衣服)이라도 부모님이 주시면 고맙게 입고, 먹기 싫은 음식(飮食)이라도 부모님이 주시면 감사(感謝)히 먹는다.
父母無衣 勿思我衣 父母無食 勿思我食
부모님 옷이 없으시면 내 입을 옷 생각하지 않고, 잡수실 것이 없으시면 나 먹을 것 생각하지 않는다.
身體髮膚 勿毁勿傷 衣服帶靴 勿失勿裂
몸뚱이와 머리털을[身體髮膚] 훼손(毁損)하거나 상(傷)하지 말고, 옷과 신발 잃어버리거나 찢어지게 하면 안 된다.
父母愛之 喜而勿忘 父母責之 反省勿怨
부모님 날 사랑하시면 기뻐하며 잊지 말고, 부모님 날 꾸짖으시면 반성(反省)하고 원망(怨望)하지 않는다.
勿登高樹 父母憂之 勿泳深淵 父母念之
높은 나무에 오르면 부모님 근심하시고, 깊은 물에서 수영(水泳)하면 부모님 염려하신다.
勿與人鬪 父母不安 室堂有塵 常必灑掃
부모님 불안(不安)해 하시니 남과 싸우지 말고; 방안에 먼지 쌓이면 물 뿌리고 청소(淸掃)한다.
事必稟行 無敢自專 一欺父母 其罪如山
일은 반드시 여쭈어 행하고 멋대로 하지 말며, 한번 부모님 속이면 그 죄(罪) 산(山)처럼 크다.
雪裏求筍 孟宗之孝 剖冰得鯉 王祥之孝
눈 속에서 죽순 찾은 오(吳)나라 맹종(孟宗)의 효도(孝道)요, 겨울철 얼음 깨고 잉어 잡은 서진(西晉) 왕상(王祥)의 효도이다.
我身能賢 譽及父母 我身不賢 辱及父母
내가 어질면 그 명예(名譽) 부모님께로 돌아가고, 내가 어질지 못하면 그 부끄러움 부모님께 미친다.
追遠報本 祭祀必誠 非有先祖 我身曷生
조상(祖上) 추모(追慕)하고 근본(根本) 보답(報答)해서 정성껏 제사(祭祀) 지내니, 선조(先祖)님 안 계셨으면 내 몸이 어찌 생겼으리.
事親如此 可謂孝矣 不能如此 禽獸無異
이렇게 어버이 섬기면 효도(孝道)한다 하고, 이렇게 하지 못하면 금수(禽獸)와 다름없다.
學優則仕 爲國盡忠 敬信節用 愛民如子
학문(學問)이 넉넉하면 벼슬하여 나라 위해 충성(忠誠) 다하고, 공경(恭敬)하고 절약(節約)해서 백성을 자식(子息)처럼 사랑한다.
人倫之中 忠孝爲本 孝當竭力 忠則盡命
사람의 도리[人倫] 가운데 충성과 효도[忠孝]가 근본이니, 효도에 힘을 다하고 충성하여 목숨 바쳐야 한다.
夫婦之倫 二姓之合 內外有別 相敬如賓
부부(夫婦)의 윤리(倫理)는 두 성씨(姓氏)가 합한 것이니, 내외(內外) 구별(區別) 있어 손님처럼 서로 공경(恭敬)해야 한다.
夫道和義 婦德柔順 夫唱婦隨 家道成矣
남편 도(道)는 화평하고 아내의 덕(德)은 유순하며, 남편이 솔선하고[夫唱] 아내가 따르면[婦隨] 집안의 도[家道] 이루어진다.
兄弟姊妹 同氣而生 兄友弟恭 不敢怨怒
형제(兄弟) 자매(姉妹)는 부모님의 같은 기운[同氣] 받고 태어났으니, 형(兄)은 우애(友愛)하고 아우는 공손(恭遜)하여 원망(怨望)하거나 성내지 않는다.
骨肉雖分 本生一氣 形體雖異 素受一血
뼈와 살[骨肉]은 나뉘었으나 본래(本來) 한 기운[同氣]에서 태어났고, 몸 모양[形體]은 다르지만 본래 한 핏줄 받아 나왔네.
比之於木 同根異枝 比之於水 同源異流
형제(兄弟)를 나무에 비유(比喩)하면 한 뿌리에 가지만 다르고, 물에다 비유(比喩)하면 같은 근원(根源)에 갈래만 다른 것이다.
兄弟怡怡 行則雁行 寢則連衾 食則同牀
형제는 화합(和合)하여 길을 갈 때 기러기 떼처럼 나란히 가고[雁行], 한 이불을 덮고 나란히 잠자며 한 밥상에서 밥을 먹는다.
分毋求多 有無相通 私其衣食 夷狄之徒
나누면서 많이 차지하지 않고 있고 없는 것 서로 통용(通用)하고, 옷과 음식(飮食) 내 것 네 것 따지면 야만인(野蠻人)이다.
兄無衣服 弟必獻之 弟無飮食 兄必與之
형(兄)에게 입을 옷 없거든 아우가 마련(磨鍊)해 드리고, 아우가 먹을 음식(飮食) 없으면 형(兄)이 마련해 준다.
一杯之水 必分而飮 一粒之食 必分而食
한 잔(盞)의 물도 반드시 나누어 마시고, 한 알의 밥이라도 반드시 나누어 먹는다.
兄雖責我 莫敢抗怒 弟雖有過 須勿聲責
형(兄)이 내 잘못 꾸짖더라도 덤비거나 성내지 않고, 아우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큰 소리로 꾸짖지 않는다.
兄弟有善 必譽于外 兄弟有失 隱而勿揚
형제간(兄弟間)에 잘한 일이 있으면 밖에다 칭찬(稱讚)하여 드러내고, 형제간에 잘못이 있으면 숨기어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兄弟有難 悶而思救 兄能如此 弟亦效之
형제간(兄弟間)에 어려운 일 있으면 근심하며 도와줄 생각하니, 형이 이렇게 하면 동생(同生)도 형(兄)을 본(本)받으리라.
我有歡樂 兄弟亦樂 我有憂患 兄弟亦憂
내게 기쁘고 즐거운 일 있으면 형제(兄弟)도 즐거워하고, 내게 근심 걱정 있으면 형제(兄弟)들도 근심하게 된다.
雖有他親 豈若兄弟 兄弟和睦 父母喜之
다른 친척(親戚) 있다 해도 어찌 형제(兄弟)만 하랴. 형제간(兄弟間)에 화목(和睦)하면 부모(父母)님 기뻐하신다.
事師如親 必恭必敬 先生施敎 弟子是則
스승을 어버이처럼 섬겨 언제나 받들어 존경(尊敬)하고, 선생님이 가르치면 제자(弟子)는 본(本)받아 실천(實踐)해야 한다.
夙興夜寐 勿懶讀書 勤勉工夫 父母悅之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夙興夜寐] 독서(讀書)를 게을리 하지 않고, 부지런히 공부(工夫)에 힘쓰면 부모(父母)님이 기뻐하신다.
始習文字 字畫楷正 書冊狼藉 每必整頓
처음 글자를 배울 때 글자의 획(劃)을 바르게 쓰고, 책이 흩어져 있으면 그때그때 반드시 정돈(整頓)해야 한다.
能孝能悌 莫非師恩 能知能行 總是師功
내가 효도(孝道)하고 공경(恭敬)하게 된 것 모두 스승의 은혜(恩惠)요, 지식(知識) 얻고 행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스승의 공로(功勞)이다.
長者慈幼 幼者敬長 長者之前 進退必恭
어른은 어린이 사랑하고 어린이는 어른 공경(恭敬)하며, 어른 앞에 나아가고 물러갈 때는 언제나 공손(恭遜)해야 한다.
年長以倍 父以事之 十年以長 兄以事之
나보다 나이가 배가 많은 사람은 아버지처럼 받들고, 나보다 열 살이 많은 사람은 형(兄)처럼 섬겨야 한다.
我敬人親 人敬我親 我敬人兄 人敬我兄
내가 남의 부모(父母) 존경(尊敬)하면 남도 우리 부모 존경하고, 내가 남의 형(兄) 섬기면 남도 나의 형을 섬기게 된다.
賓客來訪 接待必誠 賓客不來 門戶寂寞
손님이 찾아오면 정성(精誠)스럽게 접대(接對)해야 하고, 손님이 오지 않으면 집안이 쓸쓸하게 된다.
人之在世 不可無友 以文會友 以友輔仁
사람이 세상(世上)을 살면서 친구(親舊)가 없을 수 없으니, 글을 통해 벗을 모으고 벗을 인해 교양(敎養)을 쌓아야 한다.
友其正人 我亦自正 從遊邪人 我亦自邪
바른 사람을 사귀면 나도 저절로 바르게 되고, 간사(奸邪)한 사람을 따라 놀면 저절로 간사해진다.
蓬生麻中 不扶自直 白沙在泥 不染自汚
삼밭에서 자란 쑥은 붙들어 매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되고, 흰모래가 진흙에 있으면 물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더러워진다.
近墨者黑 近朱者赤 居必擇鄰 就必有德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지고 주사(朱砂)를 가까이하면 붉어지니, 반드시 이웃을 가려[擇鄰] 살고 덕(德) 있는 사람을 찾아 배워야 한다.
擇而交之 有所補益 不擇而交 反有害矣
친구(親舊)를 가리어 사귀면 도움과 유익(有益)함이 있고, 가리지 않고 사귀면 도리어 해(害)로움만 있다.
朋友有過 忠告善導 人無責友 易陷不義
친구에게 잘못이 있으면 충고(忠告)하여 선(善)한 길로 인도(引導)해야 하고, 사람에게 꾸짖어 주는 친구[責友] 없으면 나쁜 길로 빠지기 쉽다.
面讚我善 諂諛之人 面責我過 剛直之人
얼굴을 맞대고 나의 착한 일 칭찬하면[面讚] 아첨(阿諂)하는 사람이고, 얼굴을 마주하여 내 잘못을 꾸짖으면[面責] 강직(剛直)한 사람이다.
言而不信 非直之友 見善從之 知過必改
말을 성실(誠實)하게 하지 않으면 정직(正直)한 벗이 아니며, 착한 일을 보면 따르고 잘못을 알면 곧바로 고쳐야 한다.
悅人讚者 百事皆僞 厭人責者 其行無進
남에게 칭찬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온갖 일이 다 거짓이고, 남의 꾸중 싫어하는 사람은 행실(行實)에 진전이 없다.
元亨利貞 天道之常 仁義禮智 人性之綱
만물의 시작[元] 자람[亨] 이룸[利] 완성[貞]은 하늘의 법칙이며, 어짊[仁] 정의[義] 예의[禮] 지혜[智]는 사람의 본성이다.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아버지와 아들은 친함이 있어야 하고[父子有親]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하며[君臣有義] 남편과 아내는 구별이 있어야 하고[夫婦有別],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長幼有序],
朋友有信 是謂五倫
친구끼리는 믿음이 있어야 하니[朋友有信], 이 다섯 가지 도리(道理)를 오륜(五倫)이라 한다.
君爲臣綱 父爲子綱 夫爲婦綱 是謂三綱 人所以貴 以其倫綱
임금은 신하의 모범이 되고[君爲臣綱], 아버지는 자식의 모범이 되며[父爲子綱], 남편은 아내의 모범이 되어야 하니[夫爲婦綱], 이 세 가지 법도를 삼강(三綱)이라 하나니, 사람이 귀한 이유는 이 오륜과 삼강이 있기 때문이다.
足容必重 手容必恭 目容必端 口容必止
발걸음은 신중(愼重)히 하고[足容重], 손놀림은 공손히 하고[手容恭], 눈 모양은 단정(端正)히 하고[目容端], 입 모양은 다물어야 하며[口容止] ,
聲容必靜 頭容必直 氣容必肅 立容必德
소리는 조용히 하고[聲容靜], 머리는 바르게 해야 하며[頭容直], 숨은 안정되게 쉬고[氣容肅], 선 모습은 덕(德)스럽게 해야 하며[立容德],
色容必莊 是曰九容
얼굴 모습은 씩씩하게 하여야 하니[色容莊], 이 아홉 가지 모습을 구용(九容)이라 한다.
視必思明 聽必思聰
볼 때는 명확(明確)히 보기를 생각하고[視思明], 들을 때는 귀밝게 들을 것을 생각하며[聽思聰],
色必思溫 貌必思恭 言必思忠 事必思敬
얼굴빛은 온화(溫和)하게 하기를 생각하고[色思溫], 용모는 공손하게 하기를 생각하며[貌思恭], 말은 성실하게 하기를 생각하고[言思忠], 일 처리는 공경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事思敬]
疑必思問 忿必思難 見得思義 是曰九思
의심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고[疑思問], 화가 나면 후환(後患)을 생각하며[忿思難], 얻게 되면 의(義)로운가를 생각해야 하니[見得思義], 이 아홉 가지 생각을 구사(九思)라 한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예의가 아니면 보지 않고[非禮勿視], 예의가 아니면 듣지 않으며[非禮勿聽], 예의 아니면 말하지 않고[非禮勿言], 예의가 아니면 행동하지 않는다[非禮勿動].
行必正直 言則信實 容貌端正 衣冠整齊
행실(行實)은 정직(正直)하고, 말은 신의(信義) 있고 진실해야 하며, 용모는 단정하고 옷차림은 가지런해야 한다.
居處必恭 步履安詳 作事謀始 出言顧行
일상생활은 공손히 하고, 걸음은 안정되고 점잖게, 일할 때는 시작을 잘하고, 말할 때는 행할 것을 생각한다.
常德固持 然諾重應 飮食愼節 言語恭遜
떳떳한 덕(德)을 굳게 지키고, 승낙할 때는 신중히 하며, 먹고 마시는 것을 삼가고 절제하며, 언어는 공손히 한다.
德業相勸 過失相規 禮俗相交 患難相恤
좋은 행실은 서로 권하고, 허물과 잘못은 서로 타이르며, 예의에 맞는 풍속으로 서로 사귀며, 환난은 서로 구해 준다.
貧窮困厄 親戚相救 婚姻死喪 鄰保相助
가난하고 재앙이 있게 되면 친척들이 서로 구원하고, 혼인이나 초상(初喪) 때는 이웃끼리 서로 도와준다.
修身齊家 治國之本 讀書勤儉 起家之本
자신 수양[修身]과 집안 가지런히 함[齊家]은 나라 다스리는[治國] 근본이요, 책 열심히 읽고[讀書] 부지런하며 검소함은[勤儉] 집안 일으키는[起家] 근본이다.
忠信慈祥 溫良恭儉 人之德行 謙讓爲上
성실하고[忠信] 자상하며[慈祥] 온순하고 공손[恭] 검소[儉]하여야 하며, 사람의 덕행(德行) 가운데 겸손(謙遜)과 사양(辭讓)이 제일(第一)이다.
莫談他短 靡恃己長 己所不欲 勿施於人
남의 단점(短點) 말하지 말고 나의 장점(長點) 믿지 말며,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
積善之家 必有餘慶 不善之家 損人利己
선행(善行)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좋은 일 있게 되고 ,선행을 않은 집에는 반드시 나쁜 일이 있게 된다.
終是自害 禍福無門 惟人所召
남에게 손해(損害) 끼쳐 자기 이익(利益) 삼으면 자신(自身)을 해치고, 화(禍)와 복(福)은 문(門)이 따로 없어 사람이 하기 나름이다.
嗟嗟小子 敬受此書 非我言耄 惟聖之謨
아, 어린이들이여 이 책의 말씀 공손(恭遜)히 듣고 행하여라. 내 말은 늙은이의 잔소리가 아니라 성인(聖人)의 가르치심이다.
<명심 효행편>
父生我身 母鞠吾身 腹以懷我 乳以哺我 以衣溫我 以食飽我 恩高如天 德厚似地
부생아신 모국오신 복이회아 유이포아 이의온아 이식포아 은고여천 덕후사지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셨다/배로써 안으시고 젖으로 키우셨다/옷으로 따뜻하게 하시고 음식으로 배불려주셨다/은혜가 하늘과 같고 덕이 땅과 같도다.
爲人子者 曷不爲孝 欲報深恩 昊天罔極 元是孝者 百行之本 事親至孝 養親至誠
위인자자 갈불위효 욕보심은 호천망극 원시효자 백행지본 사친지효 양친지성
사람의 자식 된 자로서 어찌 효도하지 않겠는가./은혜를 갚고자 하는 마음은 하늘과 같아서 끝이 없다./본래 효도가 백행의근본이니/ 부모를 모실 때는 효로써 하고 봉양할 때는 정성으로 할일이다.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立身行道 揚名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입신행도 양명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
내 모든 것은 부모가 주신 것이니/감히 상하거나 다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몸을 세워 도를 행하여 이름을 후세에 알리며/부모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효의 마지막이니라.
我身能善 譽及父母 我身不善 辱及父母 父母愛之 喜而勿忘 父母惡之 懼而勿怨
아신능선 예급부모 아신불선 욕급부모 부모애지 희이물망 부모오지 구이물원
내 자신이 능하면 예가 부모에 미치고/내가 선하지 못하면 욕이 부모에게 들린다./부모가 사랑해주시면 기뻐하여 잊지 말며/부모가 꾸짖으면 슬프다하여 원망하지 말지어다.
父母呼我 唯而趨之 有命必從 勿逆勿怠 父母有命 府首聞之 父母責之 勿怒勿答
부모호아 유이추종 유명필종 물역물태 부모유명 부수문지 부모책지 물노물답
부모가 부르면 바로 달려갈 것이며/시키는 일은 거역하거나 늑장부리지 말지어다./어버이가 말씀하실 때 고개 숙여 들으며/어버이가 혼내실 때 화내거나 대꾸하지 말지어다.
父母出入 每必起立 侍坐親側 進退必恭 立則視足 坐則視膝 膝前勿坐 親面勿仰
부모출입 매필기립 대좌친측 진퇴필공 입즉시족 좌즉시슬 슬전물좌 친면물앙
어버이가 드나들 때 반드시 일어나 맞으며/곁에 모시고 앉았거든 드나들 때 공손하라./서있을 때는 발을 보고 앉아있을 때는 무릎을 보거라/ 마주보고 앉지 않으며 얼굴을 빤히 쳐다보지 말지어다.
坐命坐聽 立命立聽 父母臥命 俯首聽之 父母有疾 捨置他事 父母有病 憂而謀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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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말씀하시면 앉아서 듣고, 서서 말하시면 서서 들으며/누워서 말하시면 고개 숙여 들을지어다./병이 드시면 모든 일을 뒤로 하고/ 병이 드시면 낫기만을 바랄 뿐이다 .
對案不食 思得良饌 若得美果 歸獻父母 飮食雖厭 賜之必嘗 器有飮食 不與勿食
대안불식 사득량찬 약득미과 사헌부모 음식수염 사지필상 기유음식 불여물식
음식을 드시지 않으면 좋은 반찬을 구해올 것을 생각하고/먹을 것이 생기면 가지고 돌아와 부모에게 드린다./싫어하는 음식이라도 부모가 주시면 반드시 먹어야 하고/ 그릇에 음식이 있어도 주실 때까지 먹지 않는다.
出必告之 返必拜謁 若告西適 不復東征 我身晩來 倚閭候之 汝出不還 登高望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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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때 알려드리고 돌아와서 인사드린다./서쪽으로 간다하고 동쪽으로 가지 않는다./내가 늦으면 문에 기대어 기다리시고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면 높은 곳에 올라가 기다리신다.
莫登高樹 父母憂之 勿與人鬪 父母憂之 父母衣服 勿踰勿踐 衣服雖惡 與之必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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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나무에 올라가면 걱정하신다./남과 다투면 또 근심하신다./부모님의 옷은 넘거나 밟지 말라./입기 싫은 옷을 주셔도 반드시 입어야 한다.
冬溫夏晴 昏定晨省 事親如此 可謂人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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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 잠자리를 보살펴드리고 새벽에 문안을 드린다./ 부모에게 이와 같이 할 때 비로소 사람의 자식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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