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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저자가 <공감의 언어>에 대한 단상들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내용이다. 대체로 아나운서는 상황에 맞게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말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공감하며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평가의 대상이 되고, 그러한 평가에는 긍정적인 것뿐만 이니라 부정적인 내용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긍정적인 평가들 사이에 소수의 부정적인 내용이 섞여 있으면, 유독 그 내용에 대해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부정적 평가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회의하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처럼 느끼게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는 오랫동안 아나운서로서 ‘직업으로 말을 하고, 취미이자 치유의 시간으로 글을 쓰는’ 것으로 극복해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저자는 항상 ‘우리 삶에서 말은 무엇인가?’ 혹은 ‘소통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으며 직접 경험한 소통의 순간들을’ 떠올려보았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그러한 고민의 결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감은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자신의 말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더 요구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감의 언어>와 그에 이르는 과정을,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진지하게 글로 풀어내고 있다. 그 내용이 그대로 목차의 제목들로 표출되고 있는데, 예컨대 ‘대화는 너와 내가 만들어 가는 춤’이라는 1부의 제목은 일방적 소통이 아닌 공감의 전제에 대해서 서술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당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2부)라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공감의 언어들’(3부)로 대화를 채운다면 그 결과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제안한다. 특히 3부에서는 자신이 인터뷰했던 대상과의 대화를 토대로, 저자가 그 과정에서 고민하고 대화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진솔한 감정들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대화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4부에서는, 가장 중요한 자세로 ‘내 감정에 주목하라’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남이 듣기 좋은 내용으로만 대화를 이끌어가기보다, 때론 서로를 위해서 ‘껄끄러운 말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덧붙인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말보다는 상대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여유를 갖을 필요가 있다는, ‘대화의 황금률, 대화의 기브 앤 테이크’도 잊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화를 할 때 ‘몸짓’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우고, ‘단계와 시간을 뛰어넘는 친밀한 대화’가 상대방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밝히고 있다. 마지막 5부에서 저자는 ‘오늘이 삶에서 마지막인 것처럼 대화하라’고 조언하는데, 하고싶은 말을 제때 하지 못할 때 오해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와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내뱉기 전에, 먼저 대화 상대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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