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땐뽀걸즈’를 아시나요?”…소녀들의 '땐뽀' 도전기
경남 거제시, 조선소 크레인이 즐비한 해안가 너머 위치한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이곳 학생의 대부분은 조선소 취직이 목표다. 하지만 어딜 가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수업시간 내내 졸다가도 체육 시간만 되면 반짝이고, 방과 후 연습실에서 깨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땐뽀걸즈' 소녀들이다.
이미지 원본보기
댄스스포츠를 줄여 '땐뽀'라고 부르는 6명의 소녀는 장난기 빼면 시체인 철부지들이지만 연습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다.
마지막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2016년 7월, 지금 땐뽀걸즈는 태어나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중이다.
이미지 원본보기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다.
취업 준비를 시작한 지현이는 조선소를 희망퇴직한 아버지를 보면서도 쉽사리 조선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거기다 댄스스포츠 파트너 은정이가 잘 따라와 주지 않자 걱정이 더 늘었다. 은정이도 생각만큼 춤이 늘지 않는 스스로가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다섯 명의 동생들을 챙기고, 횟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일손까지 돕다 보면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지 원본보기
땐뽀걸즈의 일상과 고민 옆에는 항상 이규호 선생님이 함께한다. 연습시간이 아닐 때에도 아이들 간식을 차려주고, 연습을 늦게까지 한 날에는 차비까지 챙겨줄 정도로 제자들에게 애정을 쏟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정을 붙이고 많은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미지 원본보기
대회에서 신을 검은 구두를 살 돈이 없자 이규호 선생님은 구두에 직접 검은 매직으로 칠해주기도 한다. 그 구두를 웃으며 받아드는 학생의 미소와 선생님의 미소는 닮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춤을 추는 이유
이미지 원본보기
조선업 불황은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결과를 불러오고, 거제를 할퀸 칼바람은 쉽게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학교생활, 아르바이트, 자격증 공부로 하루가 벅찼던 현빈이가 갑작스레 결석하면서 땐뽀걸즈도 한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이규호 선생님은 현빈이를 따로 불러 대화를 시도하고, 현빈이는 누구에도 쉽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녹록지 않은 세상 속에서 댄스스포츠는 소녀들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아이들은 각자의 역경을 극복하고 더욱 단단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까.
이미지 원본보기
대망의 대회, 땐뽀걸즈의 운명은?
땐뽀걸즈 단장 시영이는 조선소를 퇴직하고 창업 준비를 위해 상경하는 아버지 때문에 마음이 더 무겁다. 대회를 이틀 남겨두고 모두가 연습이 한창인 가운데, 동작을 헤매는 현빈이가 아르바이트 때문에 연습까지 빠지겠다고 말하자 참았던 시영이는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18살, 땐뽀걸즈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소녀들이 울고 웃었던 6개월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녀들의 댄스스포츠 도전기는 13일(목) 밤 10시 KBS 1TV 'KBS 스페셜-땐뽀걸즈'에서 방송된다.
이미지 원본보기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