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날 아침에 일어나서 도봉산 둘레길을 돌고 집에 돌아왔다가
와이프한테 쿠사리먹었습니다... 이렇게 늦게 들어올꺼면 그렇다고 보고를 했어야한다는 거더군요...
아침에 집사람 자고 있을 때 나 산에 갔다올께 그랬는 데 좀더 자세히 보고를 했어야 하나 봅니다.
집안 분위기는 매우 안좋지만 그래도 제게 아직 애정이 남아있으니 이런거겠지요 ?
어쨌든
5시반 알람을 끄고 다시 자는 바람에 8시반 기상하여 이틀전인가 민길이 준다고 해 놓은 초밥을
냉장고에서 발견하여 홀라당 까먹고 9시에 나섭니다. 그거 아니었음 아침 해결하는 데 시간이...
애초의 무모한 계획 (?) 은 깡그리 포기하고 계획을 최소화하여 도봉산역으로 향합니다.
무모한 계획은 집어 치우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실행 계획만 세워서 하는 것이니 매우 쉬우리라 믿었습니다.
도봉산역은 위의 18구간 중간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설명을 보니 1번출구에서 의정부 방향으로 500미터를 가면 다락원 입구가 있다고 하여 그리로 향하는 데
영 아닌거 같다는 생각에 한참을 다시 돌아와 도봉산 탐문소 입구에서 본 기억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서
웬지 모를 불길함이...
그렇지만 무수골까지는 무사히 계획대로 착착.. 게다가 물도 한 모금 안 마시고...
(더운 데 물 안마셔도 페이스가 떨어지질 않는 듯..)
그런데 이 오만함의 연속선상에서 정의공주묘를 지나면서 어라 길이 오르막인데 좀 기네 하면서 올라갔는 데
아뿔사 둘레길로 간것이 아니라 능선쪽으로 간 것이었네요.. 결국 다시 내려와 그 다음부턴 이정표만 열심히..
뭐
도봉산을 넘는 것도 아니고 북한산은 더더욱 아니니 우이령길 넘을 때도 왜 이리 편하던지..
단지 속도가 나지 않는 게 문제였겠죠..
우이령 넘으면서 끝날때까지 휴대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정표와 무슨무슨길 표지판들 뿐이네요.. 그런거 증명할 필요도 없는 데..
우이령길을 넘으니 그때부턴 도로입니다.... 엄밀하게 인도이지요..
그 곳은 송추인 데 땡볕에서 라이딩하는 무리들이 제법 있더군요..
어쨌든 둘레길 만든 건 참으로 고마운 데 이렇게 인도에 둘레길 표지 붙이고 거기가 둘레길이다 하니
쫌...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열심히 포장된 인도를 걸어서 이제 산속으로 들어가니 제법 기운이 납니다.
원각사갈때까지 슈퍼를 두군데 지나면서 물보충할 생각은 않고
거만하게 콜라에 쵸코바 하나씩만 사먹고 나옵니다, 왜냐하면 집에서 싸온 물 1리터가 아직도 많이 남아서리..
그런데 13구간 후반부터 14, 15, 16구간 초반까지 물보급할 때가 없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해봤자 소용이 없지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 좀 달라 부탁을 하자니.. 떠오른는 속담이 "앓느지 죽자" 입니다. 지가 뭐라고...
악몽같은 두세시간이었습니다.
물은 200~300미리리터밖에 안 남은 상태에서 두 시간 이상을 간 거 같았고
아침 먹은 후 초코바 두개로 떼우고 있는 상황이라 점심시간이 훨 지나니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게다가 올해 들어 그런적이 없는 데 오른 무릅이.. 삼중고입니다.
(지난주 자전거 간만에 타면서 페달질을 부드럽게 못하고 밟기만 해서 무릅이 그런거 같습니다.)
몇시가 되면 해가 떨어질래나, 랜턴을 사용하는 불상사는없어야하는 데 하면서
남은 물을 반만 남기고 파워젤과 BCAA 네 알을 함께 삼켜봅니다.
그래도 힘이 나지 않고 갈증 또한.. 갈증은 포기하고 이영미 몰래 가져온 젤리 타입의 파워바를 하나씩 꺼내먹습니다.
한 삼십분 지나니 이제사 힘이 좀 나는 듯.. 그래도 갈증은..
이때 어떤 절을 지나면서 발견한 수돗가로 달려가 남은 물 100미리 정도를 한 입에 털어넣고 한 가득 채웁니다.
그걸 1/3 정도 마시고 다시 채우고 절을 나오는 데
어째 그게 수돗물이 아니라 개천물을 호스로 연결하여 식수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는 느낌입니다.
우씨 물 마신건 아깝지 않은 데 거기에 풀은 CCD가 아깝네요.
머피의 법칙인지 그런 일 있고 5분만에 가게 앞을 그것도 서너개 지나가는 코스로 되어 있더군요..
물은 죄다 버리고
포도봉봉 사먹고, 초코우유 사먹고 하면서 빈물통으로 왔습니다.
알바를 해서인 지 거리는 28킬로인 데 찍어보면 알겠지요.. 시간은 7시간 40분인 데
알바 않고 보급 챙겨서 제대로 뛰면 송치오같은 애는 4시간 내도 가능할 거 같더라구요....
출발하고 얼마 안되 만난 수지마라톤사람들 남녀 구분없이 반바지에 물통 하나씩만 걸치고 뛰더니만
14구간에서 다시 만나네요.. 그때도 열심히 뛰든 데
하필이면 만날때 두번 다 그 사람들 내리막이라 뛴 거 같은 데 오르막은 안 뛰었겠죠 ?
나중에 우리도 한번 뛰어볼까요 ? 살살..
근데 여기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별로 사람 없는 어렵고 힘든 구간에서만 뛰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그나저나 횡단이 얼마 안남었어요..
병록형님 재현형님 마지막까지 컨디션 조절 잘 하시기 바라구요..
그때 하필이면 본사 사장도 들어오고 거래처 부사장과 이사가 들어와서 시찰 (?) 할 것이니
응원 못 가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마음은 같이 합니다. 홧팅 !
(하나밖에 없는 처남이 캐나다로 이민가는 데 그때 가서 처남 배웅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는 게 이러면 안되는 데, 그렇네요. 월급쟁이가..
* 사족 : 둘레길이 지금은 여유롭고 좋지만 아마 조만간 훌륭한 (?) 코스가 여러개 나올 듯 합니다.
한라산 트레일런 148이 한라산을 3번 넘는 코스로 만들어져 있는 데
북한산 둘레길 이용하면 사람 잡는 코스 수백킬로는 쉽게 나올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리산 둘레길보다 더 길고 더 힘든 코스가 얼마든지 가능한 거 같습니다.
아마 북한산 정상을 두번정도 찍고 도봉산 정상을 세번 정도 찍으면서 둘레길로 가는 코스가
제대로 나온다면 대박일 듯...
수동형님께서 한번 진행을 ??
첫댓글 추석 연휴 마지막날 잘 보냈군..(^^)
문자 보낸 날 처가집에서 한잔하고 뻣었다네...
문자는 담날 날이 밝은 뒤에 보았네..미안^^*
다음날은 비몽사몽 정신 못 차리고...에효
담에 한바퀴 돌자구
담에 선선할 때 한번 가자..
전날(추석날) 성거산(해발570m)에 만만하게 올랐다가 길을 잃고 1시간 알바, 이 한시간 알바가 사람 죽여주네.
한시간 동안 길 찾느라 뛰어 다녔더니만 어휴 달랑 물 500ml 하나 들고 4시간을 뛰어 다녔더니 허벅지가 지금까지
얼얼한게 계단을 못 내려가. 화요일 6시40분에 천안에서 출발했는데 도착하니까 9시쯤 자다 일어나니까 두시
핸드폰이 고장났네 새로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횡단 얼마 안 남기고 오바 할까봐 걱정이었는 데...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군요.
횡단 가는겨 병록이형 혼자 아닌감......둘레길 기대.......
토요일 버스를 타고 동준이형집에가서...천마산정상에서 라면 끊여먹고 왔습니다..
겨울에 야영할 기막힌 천마산계곡을 발견했습니다...돌핀샘 못가서인데..완전 전원주택 지으려고
평판작업해놓았는데...커다란 나무한그루 남아있는곳 입니다...눈이 내리면 추진하겠습니다.
눈 오기전에 해도 돼. ㅎㅎㅎ
눈 내리기 전도 좋지...
ㅎㅎㅎ 용태씨 오랜만이야~~추석 잘 보냈지?
시간 맞으면 산행,캠핑 따라가고 싶네~~ㅋ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담부터 같이 가세요 !
단순=무식=용감=알피니즘=단순=무식=용감=알피니즘=단순!!!!!!!!!!!!!!!
제가 단순 / 무식은 맞는 데, 용감은 좀 아닌 듯 합니다, 솔직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