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낭만의 LP음악 들어보셨나요?《김상아의 음악편지》, 음악과 문학 그리고 철학이 어우러진 LP음악 안내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마음이 아련해왔다. 대상도 없는 그 누군가가 그리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마지막 수업을 빼먹기로 마음을 굳히고 상경대 강의실을 기웃거렸다. 한동네 친구 유철이를 불러내 막걸리 내기 당구나 치러 가자며 꼬드겼다.” - 최양숙 <가을편지> -
“강원도 산골은 겨울이 유난히 길다. 예전에는 동짓달이면 벌써 외부세계와 왕래가 단절되는 마을이 수두룩했다.” - 현경과 영애 <참 예쁘네요> -
흑갈색 강물 빛이 조금씩 묽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큰 물기둥은 처음이었다. 물이 서서 달린다더니 정말 그랬다. 당목이 떠내려가고 서낭당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 한영애 <여울목> -
노래 한 곡 한 곡을 해설하는 글들이 정겹다. 모두 한 편의 시다. 그냥 시가 아니다. 그것은 예전 음악다방에서 아가씨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만든 디스크자키의 중저음 목소리요, 아련한 추억의 노랫말이요, 해설이다. 이런 모든 것을 담아낸 ‘추억과 낭만의 LP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김상아의 음악편지》가 도서출판 얼레빗에서 출간되었다.
▲ 《김상아의 음악편지》 책 표지
이 책을 쓴 김상아 작가는 <한국교통방송 강원본부>, <CBS 춘천> 등에서 디스크자키로 활동하였으며 <한국 방송디스크자키 협회> 감사를 지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 신문 <우리문화신문>에 ‘김상아 음악편지’를 연재 중이며 이미 <강원도민일보>에서 「노래꽃 피는 마을」이란 주제로 100회 이상 연재를 통해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 음악가이자 작가다.
자신을 “음악과 들꽃, 바람과 별의 쉼터를 마련하려고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열심히 꽃을 심고 있는 사람”으로 소개하고 있는 김상아 작가는 새책 《추억과 낭만의 LP여행: 김상아의 음악편지》를 가을, 겨울, 봄, 여름 그리고 1, 2, 3으로 구성하고 각 장에 어울리는 노래와 감칠맛 나는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해설 한 구절 한 구절이, 사라진 LP판의 향수를 불러내듯 묘한 끌림이 있어 책을 한번 들면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마법이 있다. 코로나19로 시작한 경자년(庚子年, 2020)도 슬슬 기울어가고 있다. 이미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이런 가라앉은 연말, 때 묻지 않은 시절의 LP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원한 디스크자키, 김상아 작가의 음악선물 《김상아의 음악편지》는 우리의 지친 심신을 달래 줄 개발 완료된 ‘백신’일지 모른다.
《김상아의 음악편지》 김상아 지음, 도서출판 얼레빗, 15,000원, 2020.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