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1913} 지어진 나의 초등학교는,옛날에 건립된 소학교와 이후의 큰학교로 나뉜다.무서운 소문이 끊이지 않아 당번을 하게 된 아이들은 소임이 끝나면 황급히 도망치듯이 집으로 사라졌다.나와 같은 학교를 다닌 오빠의 경험담인데 언젠가 대충 적어놓은 걸 옮겨본다.
'화장실 갈 때는 세명 이상 함께 다니세요."화장실을 단체로 다니는 아이들.안에서 일 보고 밖에선 주변을 살피는 거다.여자선생님들 조차 밖에 운동선수 같은 여학생을 세워놓을 정도였다니. 학교에 나도는 이상한 소문.'매일 밤 소녀 귀신이 나와서 학교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닌다''어떤 선생님이 숙직하는데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 나가 보니 어떤 소녀가 촛불 들고 왔다갔다 하더래.그 선생님 ,사흘 후 깨어났는데 학교 그만두었데'화장실에서 소녀귀신을 보고 놀라자빠진 학생이 수십 명이나 되기에,혼자서 화장실 가는 건 귀신 면회하는 일이라고.10세 전후의 여자아이.기모노를 입고 단발머리를 한 유령.새로 오신 여선생님은 부임한 지 2개월도 안 됐는데 알 수 없는 이유-아침마다 벌어지는 해괴한 사건-로 세상을 하직하신 일은 분명 연관이 있으리라 모두들 단정지었다.
비 오는 날은 어두컴컴하고 음산한 탓에 거의가 등교를 늦게하는데..삐걱거리는 계단,음침한 복도,높은 천장은 나도 기억난다.오빠는 어느 날, 학교에 무슨 이유로 일찍 갔다.장마철.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강풍에 운동장에 있는 오얏나무,버드나무가 풀어헤친 여자 머리칼처럼 흔들거리는 그 시점에..온갖 무서운 생각이 꼬리를 물어 빈 교실 못들어가고 복도에서 안절부절 아이들을 기다리는데,어느 교실에선가 가느다란 소음이 들려오더란다."빠가야로...{바보 같은 녀석,그것도 몰라!.."}뒤이어 작대기로 교탁 두드리는 소리.아이들 매 맞는 소리.그 자리에 얼어붙어 심장이 떨리고 식은땀 나며 쓰러지기 직전..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소리..저벅저벅..선생님이구나.
6학년 어느 날,오빠는 선생님 대신해 서너명 아이들과 채점하는 일을 도왔다.3학년 학생들의 시험지를 체크하는데 예감이 안 좋은 교무실이었다나.2/3정도 일이 진척 될 무렵, 선생님이 고마움을 표하듯 웃음지으며 들어와 격려의 왕사탕을 나누어 주고 가더란다. 시간이 지나고 어스름해질 무렵,마무리를 하려는 찰나..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조용하던 이층에서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아이들,선생님 말소리가 들리고 풍금소리가 울렸다.그러더니 싸악~사라지며 일순간 고요가..으악.모두는 순간적 공포로 새파랗게 질려 뿔뿔이 집으로 도망쳐 가는데 2층엔 역시 섬뜩한 정적만이 돈다.그 때 채점하던 아이들은 이후로도 두고두고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하니..
첫댓글 귀신도 가장 무서워하는 게 사람이라네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