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7. 청산곡 화음(和音)시조 3수 (2017. 7. 2)
-회재 이언적 시조에 대한 화운(和韻)시조
1) 자옥산(紫玉山)
자옥산 누웠는데 백운이 깔고 앉아
회재(晦齋)가 세놓은 집 청풍명월 차지해도
뻐꾸기 몰래 낳은 알 곤줄박이 품느니
* 자옥산(570m);경북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와,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북쪽은 도덕산(道德山), 서쪽은 삼성산(三聖山)이 솟아 있고, 북서쪽은 마을이 분포한다. 신라 시대에 붉은 색의 옥(玉)이 많이 나온 산이라고 하여, 이름이 유래하였다.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1491~1553)이 말년에 은거한 산이다.(디지털영천문화대전 발췌 수정)
* 뻐꾸기를 벌곡조(伐谷鳥), 또는 곽공조(郭公鳥)라 부른다.
* 청산가(靑山歌)-회재가 지은 원운(原韻)
紫玉山(자옥산) 깊은 곳에 草廬(초려) 삼간 지어두고
반 칸은 淸風(청풍)주고 반 칸은 明月(명월)주니
靑山(청산)을 드릴 데 없어 둘러보고 보리라.
2) 푸른 꿈
언저리 짙은 녹음 바람이 간질이자
베짱이 탄금(彈琴)하고 바위는 장단 맞춰
푸른 꿈 노을을 타고 서산 위로 당동징
* 당동징; 가야금의 열두 줄을 나타내는 구음(口音), "청흥둥당동징땅지찡칭쫑쨍"중, 제4, 5, 6번을 가리킨다. 한글 음계로 '레미솔' 쯤으로 보면 된다.
* 일금일학(一琴一鶴); 하나의 가야금과 한 마리의 학이 전 재산이라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관리의 생활을 이르는 말이다.
3) 청산아
적막한 수풀에는 밝은 달 비출세라
소나타 울린 계류 스르르 잠들 제에
독락당(獨樂堂) 글 읽는 소리 메아리친 청산아
* 독락당은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옥산서원 뒤에 있는 사랑채이다. 보물 제413호로 지정되어 있다. 회재(晦齋)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 지었다. 조선 중종 11년(1516년) 건립.
* 위 시조 3수는 서광(敍光) 장희구(張喜久) 사종(詞宗)이, 회재(晦齋)의 ‘청산곡’ 시조를 처음으로 화음(和音)한 시조에 대해, 두 번째로 화답한 시조이다. 그는 초두운 ‘자옥산’, 종두운 ‘푸른 꿈’, 종미운 ’청산아‘ 각 세 글자를, 언필칭, 이 시조의 운목(韻目)으로 정했다. 지금으로부터 562년 전의 선생과, 필자가 오늘날 다시 만나 담론을 즐긴다. 첫 번째 화음한 인당 박민서 시조를 같이 보자.
자옥산 구름 따라 성리학 입에 물고
십계를 빗장 삼아 밝혀낸 새판 정치
푸른 꿈 용트림 엮어 진상 올린 청산아
* 『現代文學思潮』 2018년 여름호(통권 제35호) 주간 계간평 ‘선화(先和)시조와 화음(和音)시조의 맛과 멋 음미’에서 일단 용어를 정립하고, 상세히 예시했다(제36~54쪽). 내용이 좋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2020년 여름호(제45호) 재차 게재했다.
* 졸저 『鶴鳴』 정격 단시조집(8) 1-167(156~157면).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 《도봉문학》 제 21호(2023년) 원고 시조 2수.
첫댓글 얌체같은 뻐꾹이.
베짱이의 푸른꿈?
청산은 말없이 안고 또 껴안고 넉넉하기만 합니다.
아이구! 어려운 선시조인데요? 잘 이해하셨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