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본의 아니게 강구 후포 간 좀 무리를 한 것 같습니다.
사람 욕심은 99개를 가지면 100을 채우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
이번은 조절을 잘해서 이틀간 나눠다닐 예정이고
두 번째 날은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탐방을 계획하고 있어
다른 어떤 코스보다도 흥미로운 코스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영덕으로 가는 막차는 안동을 지나서는 좁은 길을 곡예를 하듯 고개를 넘나드는 걸 보면
낮 경치는 꽤 삼삼하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묵었던 영덕 청호목욕찜질방. 시간이 11시인데도 목욕만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잠을 설쳐 4시간 정도 자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납니다.
강구행 버스표를 자동발매기에서 끊고 5시 53분 강구행 버스를 타고 잠시 졸았는가 싶은데 낯익은 풍경.
강구냐 물으니 앞자리 앉았던 아줌씨가 자기 일이란 듯 화들짝 놀라며 빨리 내리랍니다.
2주일 새 동녘이 일찍 밝아옵니다.
배가 들어오는 북쪽 포구는 불빛으로 환하고 경매하는 소리가 나를 따라옵니다.
오늘따라 아침햇살에 투과되는 파도가 매혹적입니다.
붉게 물들은 파랑과 물보라는 해가 떠오르며 분홍빛에서 희고 푸른색으로 시시각각 변하며
걷는 이를 한눈팔 새 없이 만듭니다.
어둠이 채 걷히지도 않은 해안도로를 따라 아침운동 나온 주민들,
토종닭 부부와 멍청한 개마저도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삼사리 해상공원앞 해변
해상 산책로.
남호해안 근처에서 도보여행자 무리를 만납니다.
구계항
날씨가 따뜻해지며 나와 같은 도보여행객들을 또 만나게 됩니다.
장사해수욕장
'아침식사 됩니다'란 식당을 3군데나 들렀으나 모두 영업전
장사리에 민박을 겸한 복조리식당이라는 곳에서 복지리로 아점을 해결합니다.
홀에는 직접 재배하는 콩나물 시루가 있어 식욕을 돋구고 건건이가 많아 더욱 마음에 듭니다.
무뚝뚝한 할마씨는 '콩나물을 직접 기르냐'는 말 한마디에 묻지도 않는 말을
신이 나서 계속 해댑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까발르시지~'
제가 복은 맛을 잘 모르는데 고기는 탱탱하고 국물은 시원해서 깨끗히 맛있게 비웠습니다.
개가 선도하는 또 하나의 도보꾼 무리. 오늘 무척 만납니다.
월포교. 저게 무얼 상징한 조형물인가 그 밑에 표지판을 보니 스테인리스 거울판.
아마 그 위에 설명문을 붙여놓은 게 떨어진 모양.
월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니 달집과 무대가 설치돼있고 사람들이 북적댑니다.
주변 마을 합동 위로공연및 달집태우기니 하루종일 할 모양입니다.
월포리를 중심으로 각 마을마다 천막을 쳐놓고 음식을 잡숫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사방기념공원. 사방사업(녹화사업)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7년 문을 연 기념공원.
100주년은 되도록 오랜 역사로 치장하려는 지방청의 욕심인 듯하고,
1975년부터 5년간 연인원 360만명, 총면적 4500ha에 단기간 녹화한 최대규모의 사업 성공지를
기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합니다.
그래서 '절대녹화'란 유명한 표어가 경춘도로에 커다랗게 붙여있었고,
'심조불산 화록림산'란 고사성어(?)도 한 때 유행하지 않았습니까?
저렇게 하는군요. 미역을 채취하는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멀리 포항이 보입니다.
대구교육 훈련원을 지나서는 공업단지가 되어 금히 방향을 흥해읍으로 돌려 들어가다
길을 잘못 들어 다시 칠포해수욕장으로 나왔습니다.
중간 중간 쉬엄쉬엄 걷다가 거리계를 켜는 걸 깜박깜박하다 훈련원 앞에 오니 29km
조금 넘습니다. 지도 상에서 계측한 게 30.6km였으니, 아마 3-4km 정도는
기록이 빠진 것 같습니다.
며칠 전부터 어깨쭉지가 바늘로 찌르듯 하더니 오늘 영 컨디션 꽝입니다.
버스를 타고 북부시장에 내려 물회집으로 들어갑니다.
포장을 하는데 저게 9만5천원짜리 포장입니다. '거, 값두 싸네~'
해물 물회가 없답니다. "그럼, 도다리물회에 멍개 좀 썰어 넣어 주~"
서비스 매운탕도 저만한 그릇에 가득 나오는데 역시 서비스는 서비스.
첫댓글 동에 번쩍~ 서에 빤짝~ 쉴틈이 없군요
제대 후에는 그쪽을 향해 오줌도 안 눈다고 했는데
내 젊음을 태웠던 해병대 사단 정문사진이 다음편에 은근히 기대 됩니다
날샌 것 같습니다. 퍼다가도 올려드릴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