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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득심 누가복음 12장 4-6절
새해에도 하늘과 땅이 만나는 생명의 기운이 씨앗과 흙이 만나는 생명의 기운이, 남과 북이 만나고 동과 서가 어울러지고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생명의 기운이 고양시와 고양시를 위해 일하는 모든 공무원들 그리고 산황산과 기후위기 시대 고통받고 있는 모든 자연들 그리고 산황산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이곳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기독교는 약자의 종교입니다. 기독교는 힘없고 가난하고 억울한 자를 위한 종교입니다. 예수님은 마굿간에서 태어나셨고 버림받은 땅 갈릴리에서 자라셨고 약자와 가난한 자와 여인들, 이방인들과 함께 사셨으며 사회 변방으로 쫒겨나간 이들을 중심부로 끌어들여 대동세상을 이루면서 사셨던 분입니다.
공동체도 가정도 사회도 약자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는 그냥 양 한 마리가 아닙니다. 왕따당하고 그래서 상처받고 찌긴 양 한 마리입니다. 공동체의 모순을 다 짊어진 양 한 마리입니다. 뒤이어 나오는 드라크마의 비유 역시 단순한 한 드라크마를 잃어버린 게 아닙니다. 신부는 결혼식을 위해 열드라크마로 만든 왕관을 써야합니다. 그런데 그 드라크마 하나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하나가 하나가 아니라 전체입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는 공동체의 모순을 온전히 드러내주는 양한마리입니다. 그 양한마리를 구하는 건 공동체 전체를 구하는 일입니다.
고양시의 산황산은 단순히 산 하나가 아닙니다. 그 하나의 파괴는 고양시 식수 전체를 파괴시키는 일입니다. 그 하나를 온전히 지키는 일은 고양시 식수 전체를 지키는 일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생태 숲을 조성하느냐 소수를 위한 골프장을 지원하느냐는 시정의 방향과 철학이 담겨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고양시의 중요한 지역들을 사익을 채우는 기업의 각축장으로 만들 것인지 공익을 확대하는 시민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생태공간으로 만들어 갈것인지의 시장의 의지와 결단은 고양시민들이 이 고양시에 무엇을 가치기준으로 살아갈 것인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씨앗들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기후 위기 시대 가장 약자중의 하나가 바로 자연입니다. 사람은 이렇게 나와서 농성이라도 하고 법으로 호소라도 하고 울부짖고 탄식하기라도 하지 말못하는 자연은 짓밟는데로 침입하는 데로 빼앗기고 상처받고 내주고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경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구의 역사는 오랜 홀로세를 지나 산업혁명 이후 급격하게 인류세에 들어섰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커다란변화없이 수만년동안 지속되다가 갑자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불과 200년도 되지 않아서 지구 온도는 1도가 상승되었고 과학자들은 넘지 말아야할 위험경계선 티핑포인트를 1.5도로 보면서 과거에는 이 티핑포인트(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20년 이야기하다가 몇 년전까지만 해도 10년을 이야기하다 얼마전 IPCC보고서에 의하면 불과 7년도 안남았다고 기후위기 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지구의 온도를 어떤 식으로 낮추라는 것입니다. 1.5도가 넘어가면 그동안 지구의 온도를 낮추어주던 기능을 하던 것들이 오히려 거꾸로 지구를 용광로로 만들어주는 기능으로 바뀌어 결국은 순식간에 지구는 기후 안정성을 잃고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탄소를 줄이고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고 에너지를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고 소비를 줄이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지구촌 구석구석에서도 이런 위기의 순간을 깨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길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보스톤 시장 미셀위는 취임선서 직후 재빠르게 그린 뉴딜 정책을 가속화했습니다. 화석연료산업에 들어가는 공적 자금을 끊어버렸고 이를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자전거 도로 확대와 대중교통 개선을 시도하면서 버스 무상화를 추진하기도 하였습니다. 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최소한의 교통수단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른 모든 차들이 멈출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들입니다.
이미 탈 원전을 시작한 독일은 내년 말까지 모든 원자력이 폐쇄가 됩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위험한 에너지 원전은 독일에게 있어서는 이미 과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와 원전 기업들은 기후 위기 시대 탄소를 뿜어내지 않는 원전만이 대안적 에너지라고 말하면서 유혹과 압력을 거듭하고 있지만 독일은 탈석탄의 목표를 2038년에서 2030년으로 당기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8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수립하면서 기후위기 시대의 기후 정의와 지속가능한 미래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난 8월부터 파리 시내에서 차 주행 속도를 30키로로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사회당 출신의 시장이 재선 공약으로 내건 친환경적이며 안전한 도시 파리의 공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적지 않은 시민들의 불만과 부작용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촌 변방 곳곳에서는 자연과의 공생을 위한 혁명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지배력을 멈추지 않는 한 생명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치열하게 몸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려는 몸부림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고양시민입니다. 고양시가 자랑스러운 고양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집이나 건물보다 나무와 숲이 더 많은 고양시를 원합니다. 자동차나 도로보다 흙과 텃밭이 더 많은 고양시를 원합니다. 도심 한가운데 골프장이 아니라 정수장 바로 옆에 골프장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거닐 수 있는 생태 숲이 있기를 원합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자연순환에너지 자립정책으로 맑은 하늘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고양시를 원합니다. 10년 100년 후에도 자연과 함께 지속가능한 고양시를 원합니다. 성장과 개발, 개발과 부의 확대를 멈추고 맑은 공기와 바람, 숲과 자연 안에서 공존과 순환의 삶을 살아가는 고양시를 원합니다. 이재준 시장님께서 나무권리 선언을 하고 친환경적인도시를 향한 정책을 꿈꾸셨는데 그 꿈이 더 넓고 크고 깊게 구석구석 실현되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고양시에서 자랑스러운 시장으로 전국에서 모범을 살만한 자랑스러운 시장으로 세계곳곳에서 친자연적인 미래지향적인 고양시를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자랑스러운 고양시를 원합니다.
이청득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말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 가장 약자의 음성을 들을 때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맘 담아 듣고 그 부르심에 응할 수 있다면 마음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