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보그체’ 쓰면 어쩌자는 것입니까[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7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2월 22일 뉴스를 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바로 레귤레이션이다. 마켓에 대해서 정부는 어떻게 레귤레이션 할 거냐, 마켓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그 마켓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영어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 영어 사대주의는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사실 윤 대통령의 영어 사랑에 관한 기사는 전에도 자주 눈에 띄었지요. 지난 6월 11 오마이뉴스에는 “내셔널 파크'라고 하면 멋있다고? 윤석열의 영어 사대주의”, 6월 28일 치 경남도민일보에는 “'열등감 보상'에서 발현된 윤석열의 영어사랑”, 또 7월 22일 오마이뉴스엔 “윤석열 대통령의 지극한 '영어 사랑'... 이쯤되면 '사대주의’”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였습니다. 심지어는 디지털타임즈 12월 25일 치엔 “‘사람이 먼저다’ 정철, 윤 저격…‘산타할아버지, 여기 영어 하는 사람 제발 가져가시라’”라는 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재활용 옷을 입고 패션전문지 《보그》의 스칸디나비아판 표지모델로 나섰다. 《보그》 누리집 갈무리
이처럼 말에 쓰는 단어 대부분을 영어나 외국어로 대체하고 토씨만 우리말을 쓰는 문체를 ‘보그체’라고 하고, 그런 사람을 ‘보그족’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이런 현상을 빚어낸 외국 잡지사 《보그(VOGUE)》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는 한글문화연대의 글에서 보면 모든 색깔을 블랙, 레드, 화이트처럼 영어로 표기하는 것을 기본으로 심지어 오트밀, 크림슨, 차콜이란 말까지 쓰고, ‘분위기’는 ‘무드(mood)’로 바꾸어버린 건 물론 풀이말도 ‘입다’를 버리고 ‘웨어하다’, ‘추천하다‘ 대신 ‘레코멘트하다’라고 써놓아 참 괴상하다고 꾸짖었지요.
대통령이 이렇게 보그체를 쓴다면 영어를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나 어린아이는 국민으로 보지 않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종대왕은 어리석은 백성을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지금 우리 겨레가 세계에 자랑스럽게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지금의 대통령은 오히려 그 반대로 가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