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보았다 그대가 테라스 위를 달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대가 바람과 싸우는 것을,
추위가 그대의 입술 위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그대사 부서져 즐거이 死者가 되고자 하는 것을,
번갯불이 훤한 유리창을 그대의 피로 얼룩지게 할 때 오오 번갯불보다 더욱 아름답게.
4
나는 잠을 깬다, 비가 온다. 바람이 그대에게 스며든다, 두우브여, 내 곁에서 잠자는 송진내나는 광야. 나는 테라스 위, 죽음의 구멍 속에 있다. 무성한 이파리들 속에 큰 개들이 떨고 있다.
문 위에, 문득, 그대가 스치는 팔이, 여러 세기를 통해 나를 바친다. 나는 잉걸불의 마을, 순간마다 나는 그대가 태어나는 것을 본다, 두우브여.
순간마다 죽는 것을.
6
어떠한 창백함이 그대를 때리는가, 지하의 강이여, 어떠한 동맥이 그대 속에서 끊어졌는가, 어디에서 메아리가 그대의 추락을 울려퍼지게 하는가?
그대가 문득 쳐드는 팔이 벌려져, 불타오른다. 그대의 얼굴이 떨어진다. 깊어가는 어떠한 안개가 내게서 그대의 눈길을 빼앗아가는가? 그림자의 느슨한 낭떠러지, 죽음의 경계선.
말없는 팔들이 그대를 반긴다, 다른 강변의 나무들이.
7
이파리들 속에서 확실치 않은 상처에 시달리는 사람,
하지만 길을 잃은 발자취의 피에 사로잡혀,
그러고도 여전히 살 수 있는 공범자.
나는 보았다, 싸움 끝에 모래에 파묻혀
그대가 침묵과 물의 경계선에서 망설이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 별들이 더러혀진 입
그대의 밤 속에서 밤샘하는 것의 두려움을, 외침으로써 깨뜨리는 것을.
오오 싸늘한 대기 속에서 갑자기 바위와도 같이
석탄의 아름다운 몸짓을 일으키며.
13
오늘 저녁 대지 위에서 밝게 비춰진 그대의 얼굴,
그러나 나는 그대의 눈이 썩어가는 것을 본다
그리고 얼굴이라는 말은 더 이상 뜻을 갖지 않는다.
선회하는 독수리의 밝게 비춰진 내부의 바다,
그것은 하나의 이미지이다.
나는 그대를 차디찬 채로 소유한다, 이미지들이 더 이상 뿌리박지 못하는 깊이에서.
나무에게
그녀의 통로 위에서 모습을 감춘 그대들,
그대들은 그녀 뒤에서 그대들의 길을 닫아버렸다
두우브가 죽었을지라도 無가 아닌 채
여전히 빛을 비친다는 비정한 보증인들.
섬유질의 물질인 딱딱한 그대들
죽은 자들의 배[船] 안에서 입을 다물어
그녀가 굶주림과 추위와 침묵의 하찮음을 위해
몸을 던졌을 때, 내 가까이 있는 나무들이여.
나는 듣는다, 그대들을 통해서
개들과 형태없는 뱃사공들과
그녀가 어떤 대화를 시도할 것인가를.
그리고 나는 그대들에게 속한다
많은 밤을 통해, 이 모든 흐름에도 구애받지 않는 그녀의 걸음에 의해서.
그대들이 가지 위에 내리치는 세찬 우뢰,
그 우뢰가 한여름에 불타오르게 하는 축제는
그대들의 엄숙함을 매개로 하여
그녀가 자신의 운명을 내 운명에 맺어주는 것임을 뜻한다.
무엇을 붙잡는다는 말인가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본다는 말인가 어두워지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을 원한다는 말인가 죽는 것이 아니라면,
말하는 것, 찢겨지는 것이 아니라면?
내 가까이 있는 말이여
무엇을 찾는다는 말인가 그대의 침묵이 아니라면,
어떤 어렴풋한 빛을
깊이 묻혀진 그대의 의식이 아니라면,
근원과 밤 위에
물질로서 던져진 말이여.
단 하나의 증인
6
진흙투성이 더러운 겨울에, 두우브여, 나는 떠올리고 있었다,
그대 숲의 나지막한 빛나는 얼굴을.
모든 것이 해체되고, 모든 것이 멀어간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되돌아올 길도 없이 웃으며 그대를 다시 보았다,
풍성한 계절의 저녁에, 그대는 머리카락으로
창백한 얼굴의 빛남을 감추었다.
나는 사라져가는 그대를 다시 보았다.
가을이 나뭇잎새에 강풍소리를 내며 스산해질 때
그대는 숲의 경지에서 불처럼 나타났다.
오오 더욱 까맣게 거칠어진 그대! 마침내 나는 죽은 그대를 보았다,
허무가 떠받치고 있는 달랠길 없는 번갯불
이내 꺼지는 캄캄한 집의 유리창
참다운 이름
나는 이름 붙일 것이다, 그대가 있었던 그 城을 사막이라고
그 목소리를 밤이라고, 그대의 얼굴을 不在라고
그리고 그대가 불모의 땅에 쓰러지게 될 때
나는 이름 붙일 것이다, 그대를 데려간 번갯불을 허무라고
죽음으 그대가 사랑했던 나라. 그러나 나는 간다,
영원히 그대의 어두운 길을 통해서.
나는 부순다, 그대의 욕망, 그대의 형태, 그대의 기억을
나는 연민의 정을 품지 않는 그대의 敵
나는 그대를 싸움이라고 이름 붙일 것이다,
나는 그대에 대해서 싸움의 자유를 가질 것이다,
또한 나는 가질 것이다, 내 손에 그대의 어두운 꿰뚫어진 얼굴을,
내 마음 속에 천둥치는 비바람 훤히 비치는 그런 나라를.
불사조
새는 우리들 머리 앞으로 날아갈 것이다,
피의 어깨가 새를 위해 치켜 세워질 것이다.
새는 즐거워서 날개를 접을 것이다,
그대가 새에게 내맡긴 몸, 그 나무 꼭대기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멀어져가는, 새는 오래 노래할 것이다.
그림자가 그 외침의 경계를 지워버릴 것이다.
나뭇가지마다에 새긴 죽음을 거부하며
새는 감히 밤의 봉우리를 넘어서 날아갈 것이다.
참다운 몸
입이 다물어지고, 얼굴이 씻겨지고
몸이 깨끗해져, 그 빛나는 운명
언어의 땅에 매장되어,
가장 나지막한 결혼이 완료되었다.
우리들은 살벌했고 따로 떨어져 있었는데
내 얼굴을 향해 외치던 목소리는 스러졌다.
그 눈이 감겨져, 이제 나는 두우브를 죽은 채로 간직한다,
나와 함께 자아의 격렬함 속에 갇힌 채로.
그리하여 그대의 존재에서 올라오는 차거움이 아무리 클지라도
우리들 친밀함의 결빙이 아무리 타오를 듯 할지라도
두우브여, 나는 그대 속에서 말한다, 그리고 그대를 껴안는다
안다는 행위와 명명한다는 행위 속에서.
詩法
첫 나뭇가지들로부터 분리된 얼굴
나지막한 하늘 아래 온통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미
어느 난로에다 그대 얼굴의 불을 지를 수 있을까,
오오 머리를 아래로 떨군 채로 붙잡힌 메나드*여?
* 메나드(Ménade) 는 酒神 Bachus의 무녀
두우브는 말한다
1
때때로 그대는 말했다, 새벽에 헤매며
캄캄한 길 위에서,
나는 돌의 최면 상태를 나누어 가졌으며
나는 돌처럼 눈멀었었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와 나의 코메디는
죽은 행위를 밝히고 말았다.
나는 여름을 바랬었다,
나의 눈물을 말리기 위한 광포한 여름을,
그런데 추위가 닥쳐와 내 사지에서 심해져
나는 깨어나 괴로워했다.
2
오오 운명적인 계절이여,
오오 칼날처럼 벌거벗은 땅이여!
나는 여름을 바랬었다
누가 낡은 피 속에서 이 쇠를 끊었는가?
참으로 나는 행복했었다
그 죽어가는 순간에
눈은 멍하니, 나의 손은 영원한 비의 불결함에
벌려져 있었다
나는 외쳤다, 나는 얼굴로 바람을 맞고 있었다······
왜 미워하는가, 왜 우는가, 나는 살아 있었고,
그 깊은 여름 대낮은 나를 안심시켜 주었는데.
3
우리가 드러나 있는 이 존재의 표면 위에서
유한성이라는 바람만이 부는
이 메마름 위에서
말은 꺼져다오
한 그루 포도나무처럼
선 채로 타오르던 가수,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엄청난 소재를
비추며
정상에서 구르는 최고의 가수.
그대가 나를 만나는 나지막한 방에서
말을 꺼져다오,
외침의 아궁이는 닫혀다오
발갛게 물드는 우리들의 말로 해서.
내 죽음 때문에 추위가 일어나 의미를 띠게 해 다오.
오렌지 밭
그리하여 우리들은 걸어갈 것이다, 끝없는 하늘의 폐허 위를,
목적지가 멀리서 나타날 것이다,
생생한 빛속의 운명과 같이.
오랫동안 찾아헤맸던 가장 아름다운 나라는
우리들 앞에 살라망드르의 땅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 돌을 보라고, 그대는 말할 것이다 :
이 돌은 죽음의 현존을 지니고 있다.
우리들의 몸짓 아래 타고 있는 돌이야말로 은은한 램프,
그리하여 우리들은 걷는다, 램프에 비치어.
싸움터
1
패배한 슬픔의 기사가 여기 있다
그가 샘물을 지켜주었기에, 나는 깨어난다
그것은 나무들 덕택이다
물소리 속에 계속 이어지는 꿈.
그는 말이 없다. 그의 얼굴은 온갖 샘물과
절벽을 쏘다니다, 내가 찾아낸 죽은 형제의 얼굴.
정복당한 밤의 얼굴, 찢어진 어깨의 새벽에
고개 수그린 얼굴.
그는 말이 없다. 패비한 자가 싸움이 끝난 뒤
변명할 만한 말로써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처참한 얼굴을 땅바닥에 떨군다
죽는다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외침, 참다운 휴식이다.
2
하지만 그는 운다, 깊은 샘물가에서
죽은 자의 다알리아꽃처럼
과연 그는 피어날 수 있을까?
우리들에까지 죽음 세계의 소리를 내지르는
11월의 흐릿한 물의 앞뜰에서.
내게 책임이 있는 날, 내가 다시 정복한 그날의
참담한 새벽에 기대어,
나는 영원히 매장된 내 비밀스런 악마의
영원한 존재가 흐느끼는 것을 들은 듯하다.
오 내 힘의 기슭이여! 그대는 다시 나타나리라
나를 이끌어간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있게 해다오
그림자여, 그대들은 이제 더 이상 없다. 그림자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밤 속에서 그리고 밤을 통하여 그렇게 되리라.
살라망다르가 사는 곳
놀란 살라망드르는 꼼짝하지 않고
죽음을 가장한다.
이것이야말로 돌 속으로 나아가는 의식의 첫걸음.
가장 순수한 신화.
정신 자체인 커다란 불, 가로 질러가는 커다란 불.
살라망드르는 유리창의 빛 속,
벽 한가운데 있었다.
그의 시선은 하나의 돌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의 심장이 영원히 고동치는 것을.
오오 나의 공범자여, 나의 思考여,
모든 순수한 것의 알레고리여,
이렇듯 자신의 침묵 속에서
오직 하나의 즐거움의 힘을 억제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그 꼼짝하지 않는 몸 전체로
하늘의 별들과 어울리는 것을,
자신의 승리 시간을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는 것을, 내가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아름다운 여름
불이 우리들 대낮에 붙어다니다 대낮을 완성시켜가고 있었다,
쇠가 더욱 회색빛으로 물드는 새벽마다 시간을 상처내고 있었다,
바람이 우리들 방의 지붕 위에서 죽음과 부딪치고 있었다,
추위가 우리들 마음을 에워싸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것은 어느 아름다운 여름, 빛바랜, 파괴하는, 캄캄한 여름이었다,
그대는 여름 비의 부드러움을 사랑했었다
또한 그대는 그 회색빛 날개를 떨리는 별장에서
여름을 지배하는 죽음을 사랑했었다.
그 해 그대는 거의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돌, 바람, 물, 그리고 나뭇잎으로
그대의 눈앞에 다가오는 언제나 까만 하나의 기호를.
그리하여 쟁기날은 벌써 경작하기 쉬운 대지를 파헤쳤다,
그리고 그대의 오만함은 사랑했다 그 새로운 빛을,
여름의 대지 위에서 두려워하는 도취를.
램프가 낮게 타고 있었다
램프가 낮게 타고 있었다,
그대를 향해 회색 얼굴을 기울이고,
나무들의 공간에서, 상처 입은 죽음을 지닌 새처럼
그것은 떨고 있었다.
-재투성이 바다의 항구에 겉도는 기름은
마지막 날빛으로 빨갛게 물들 것인가,
물거품 헤치고 해안에 닿으려는 배는
마침내 낮의 빛속에 나타날 것인가?
여기서 돌은 홀로이며 광막한 회색빛 영혼,
그대는 낮이 오지 않는데도 걷고 있었다.
철교
내가 어린 시절에 거닐곤 했던
길다란 거리 끝에는 언제나 기름의 늪이,
캄캄한 하늘 아래 묵직한 죽음의 長方形이 있었다.
詩가 다른 물로부터
스스로의 물을 분리시킨 이후,
어떤 아름다움도, 어떤 새깔도 그 늪을 간직하지 못한다,
늪은 쇠와 밤을 위해 괴로워한다.
늪은
죽은 물가의 기다란 슬픔을 기르고 있는데,
보다 몽상적인 저쪽 기슭으로 걸쳐 있는 철교는
그의 유일한 기억이며 오직 하나의 참다운 사랑이다.
미완성이 절정이다
파괴하고, 파괴하고, 파괴해야만 했다.
구원은 그 댓가로써만 이루어졌다.
대리석 속에 떠오르는 벌거벗은 얼굴을 파괴할 것,
모든 형태 모든 아름다움을 파괴할 것.
완성이란 입구이므로 완성을 사랑할 것,
하지만 알게 되면 곧 그것을 부정할 것, 죽게 되면 곧 그것을 잊어버릴 것,
미완성이 절정이다.
불의 연약성
불이 붙었다, 불은 나뭇가지의 숙명,
그것은 나뭇가지의 조약돌처럼 차가운 마음을 스치려고 한다,
모든 태어난 사물의 항구에 찾아든 불.
물길의 기슭에서 그것은 쉬게 될 것이다.
불은 타오를 것이다. 그러나 그대는 알리라, 순수한 열망 속에서,
벌거벗은 땅의 공간이 불 밑에서 나타나리라는 것을,
죽음의 별이 우리들의 길을 비춰주리라는 것을.
불은 사그라져버릴 것이다. 그림자 짙게 드러운 개여울은
그 발걸음 아래, 잠시 반짝거릴 것이다.
이데아도 그것이 사용하는 물질을 넘어서
구원할 수 없는 시간을 포기하리라.
골짜기
돌 무더기 속에
한 자루의 劍이 꽂혀 있었다.
손잡이는 녹슬어 있었다, 고대의 쇠가
회색빛 돌의 옆구리를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대는 두 손으로 不在를 붙잡아야 했고
밤의 광맥에서 어슴프레한 불꽃을 빼앗아야 했음을 알았다.
몇 마디 말이 돌의 피 속에 새겨져 있었다,
그것들을 아는 길과 죽는 길을 말하고 있었다.
不在의 골짜기에 들어가, 멀어져가라,
항구인 것은 조약돌뿐인 여기.
한 마리의 새의 노래가
새로운 강변에서 그대에게 그것을 가리켜줄 것이다.
여기, 언제나 여기
여기, 밝은 곳. 이것은 더 이상 새벽이 아니다,
이것은 이미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욕망을 지닌 대낮.
그대의 꿈 속에서 노래의 신기루 가운데 남아 있는 건
다가오고야 말 돌의 이 반짝임뿐.
여기, 그리고 저녁 무렵까지. 그림자의 장미는
벽 위에서 돌고 있으리라. 시간의 장미는
소리도 없이 꽃잎을 떨어뜨리리라. 밝은 鋪石 바닥은
대낮에 넋을 빼앗긴 이것들의 발걸음을 제멋대로 이끌어가리라.
여기, 언제나 여기. 돌에 돌을 쌓아
추억에 의해서 말해진 나라를 세웠다.
이제 막 떨어지는 다순한 과일의 소리가
더 한층 그대 속에서 치유되어가는 시간을 열광시킬 것인지.
폐허의 새
폐허의 새는 죽음에서 멀어진다,
새는 햇빛 비치는 회색 돌 속에 둥우리를 짓는다,
새는 온갖 고통, 온갖 기억을 뛰어넘는다,
새는 더 이상 알지 못한다, 영원 속에서 내일이 무엇인지를.
하나의 소리
불이 타들어오는데
그대는 나를 위해 무슨 집을 지어주고자 하는 것인가,
무슨 검을 글자를 써주고자 하는 것인가?
오랫동안 나는 그대의 記號 앞에서 머뭇거렸다,
그대는 나를 온갖 밀도로서 옭아매었다.
하지만 이제 한없는 밤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
나는 검은 말을 타고 그대에게서 도망칠 것이다.
또 하나의 소리
모든 것이 멈출 때
머리칼을 흔들거나 <불사조>의 재를 뿌리면서
그대는 무슨 몸짓을 시도하려 하는가,
그리하여 존재의 자정이 책상을 바치는 것은 언제인가?
모든 것이 침묵을 지킬 때
그대의 검은 입술 위에서 그대는 어떤 기호를,
어떤 가난한 언어를 지키려고 하는가,
아궁이에 불이 꺼져버릴 때 마지막 불씨를 지키려 하는가?
나는 그대 속에서 살아가리라,
그리고 나는 그대 속에서 모든 빛을 꺼내리라,
모든 化肉, 모든 암초, 모든 법을.
그리하여 내가 그대를 끌어올린 허무 속에다
나는 번갯불의 길을 열리라,
아니면 아직껏 소리친 적이 없는 가장 커다란 외침을.
하나의 돌
그는 바랐다. 아무것도 아지 못한 채
그는 사라졌다, 아무것도 갖지 않은 채.
나무, 연기,
바람과 실망의 모든 실이
그가 사는 거처였다.
한없이
그는 껴안았다 자신의 죽음만을.
죽은 자들의 장소
죽은 자들의 장소는 어디인가,
죽은 자들은 우리들처럼 길을 걷는가,
그들은 말을 하는가, 그들의 말은 우리보다 진실한가,
그들은 나뭇잎의 魂인가, 나뭇잎보다 더 높은 나뭇잎의 혼인가?
불사조는 그들을 위해 하나의 성을 세웠는가,
그들을 위해 하나의 책상을 만들었는가?
어떠 나무의 불더미 속에서 울부짖는 어떤 새의 외침소리가
죽은 자들이 모두 밀어닥치는 공간인가?
아마도 그들은 송악의 이파리 속에 누워 있는 것이리라,
그들의 일그러진 말[言語]의 이파리는
밤이 찾아오는 항구, 찢겨진 말의 이파리의 항구이리라.
새벽의 땅에서
눈물의 딸, 새벽이여, 다시 일으켜 세우라 방을
그 회색빛 사물의 평화 속에,
그리고 그 질서 속에 마음을 숱한 밤이
시들어, 사라져 버리기를 이 빛에게 요구했었다,
우리들은 죽은 얼굴 곁에서 밤샘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램프의 o는
항구에 들어갈 것인가,
여기 책상 위 재가 된 불꽃은
딴 곳의 다른 광명 속에서 커다랗게 타오를 것인가?
새벽이여, 일어나라, 그늘 없는 얼굴을 쳐들어라
다시 시작하는 시간을 조금씩 조금씩 색칠하라.
베네란다
오오, 쪼개진 빵 속이 이 무슨 불빛인가, 희미해진
별빛 속에 이 무슨 순수한 새벽인가!
나는 돌들 사이로 햇빛 비쳐드는 것을 바라본다,
그 밝음 속에 그대 혼자서 검은 빛을 두르고 있다.
또 다른 죽음의 강변
1
피닉스가 되는 것에서 자유로와진 새는
죽기 위해 나무에 홀로 머물러 있다.
새는 상처의 밤으로 몸을 감싸고
자신의 심장을 찌를 劍을 느끼지 않는다.
램프 속에서 기름이 낡아지고 시커멓게 되는 것처럼,
우리가 잃어버린 그토록 많은 길처럼,
새는 나무의 물질에 천천히 돌아온다.
어느 날인가 새는 그렇게 되리라,
어느 날인가 새는 분명 죽은 동물,
피가 게걸스레 먹어치우는 갈라진 목을 지닌 부재가 되리라.
풀숲 속에서 모든 진실의 깊이를 찾아낸
새는 풀숲에 떨어지리라.
피의 맛은 그 강변을 물결로 부딪칠 것이다.
2
새는 깊은 비참으로 해체되리라,
새는 거짓말하기를 바라지 않는 목소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자부심과 타고난 성격으로
새는 오직 허무, 죽은 자들의 노래일 수밖에 없으리라.
새는 늙어가리라. 벌거벗은 엄한 모습을 지닌 나라는
그 목소리의 또 하나의 비탈이 되리라.
파도가 치지 않는 끌어올려진 배는
그리하여 마멸된 모래바람에 시커멓게 되리라.
새는 침묵을 지키리라. 죽음은 그리 장중하지 않다.
새는 존재의 무익성 속에서
쇠에 날개를 찢기운 그림자의 몇 발자욱을 만드리라.
새는 장중한 빛 속에서 죽어가리라.
그것은 또 하나의 어두운 세계 속에 세워 놓은
더 한층 행복한 빛의 이름으로 말해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