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를 막 나서는데 전화 문자가 들어 온다. 천상현이 "가족중에 고혈압 검진 때문에 아산병원을 갑니다. 시험 잘 보십시오"다. '갑자기 일이 났나?' '가족 중이면 누구지?'를 걱정하며 "큰 걱정 아니길 기도하께. 내일 시험도 못보냐?"고 답문자를 보내며 출근을 한다.
어제 처럼 시험과제 연습이다. 9-12시 3시간 1-3시 2시간 중간에 점심시간을 갖고 총 5시간을 또 실전 같이 한다. 어제는 13분 전에 마쳤으니 오늘은 30분 당겨 볼 요량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집 중하는 동안에는 화장실 가고픈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의 변수는 실습짝지 훈민이도 연습하을 같이 하는 바람에 전기 대패를 빌릴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내것은 15mm 미만이 작동하지 않는다. 잘 못하면 부재를 다 깍아버려 안 한만 못하게 된다. 나는 어제에 이어 거듭하는 것이니 욕심을 내지 말자 하고선 많이 깍는 것은 내 전기대패를 쓰고 다듬기는 손대패를 썼다. 그러다 중간에 경식이 전기대패를 다 쓰고 난 다음 빌려서 하니 겨우 시간에 마췄다. 마감시간인 3:00다. 그러니 손대패로는 규정시간 안에 만들어낼 수 없다는 거다.
그나저나 연이틀을 작업했더니 몸이 많이 힘들다. 큰딸 말이 맞는가 싶다. "아빠, 나이도 있으시니까 대충대충하세요. 재미로 하시는 일에 몸 상하도록은 안 하셔야죠." 그런가? 노동이라 몸이 참 고단하다. 대신 머리는 참 맑다. ㅎ 마치고 난로가에 앉았는데 연신 한숨과 '끙' 소리가 새 나온다.
오늘은 시험 준비와 금요일 주말 조퇴자들이 많아 대목수업은 진행도 못했다. 소목 김용희 교수님이 어제와 같이 시험에 붙으라며 엿을 나누어 먹인다. 정이 깊은 사람이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