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에 관한 보고서’
박준희 시인
작은 개울에서는 디딤돌 하나가
넓은 강에서도 열 개면 징검다리가 된다
디딤돌 하나를 놓는 일은
강을 건너 집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 같은 것
강 가장자리에 서 있는 왜가리
한 발로 서서 강 속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가난한 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햇살론이 반짝거리고
디딤돌 대출이 아무리 많아도
짧은 보폭으로는 건널 수 없는 것
왜가리는 날아가고
강물에 비친 불빛만
대출 명함처럼 범람하는 저녁
전셋집 계약서는 바람처럼
물살 속 흘림체로 흘러가고
보금자리를 갖고 싶은 희망마저 버린 채
멍하니 강물만 바라보다 눈을 감는다
디딤돌 하나 없는 강이 너무 깊고 넓다
◆ 시작노트
물가는 오르고 소득은 적어지고...
요즘 내 집 없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용등급과 소득에 관계없이 돈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제도를 내놓아도 자격조차 되지 못하는 화자를 그려 보았습니다.
서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바람 해봅니다.
어려운 시대를 이겨 나가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힘 힘내십시오.
◆ 박준희 시인 약력
- 2019년 시 전문 계간지 <시와 편견> 등단
- 2022년 <한국디카시학> 디카시 등단
- 시사모, 한국디카시학 운영위원
- 마산문인협회 회원, 시와 편견 작가회 회원, 모던 포엠 작가회 회원
- 시집 <기도를 얹다> 상재
- 동인지 <에스프레소 포엠> 외 다수 공저
출처 : 경남연합일보(http://www.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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