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포럼 디베이트 2.
1.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특징
: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란 토론 주제를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팀끼리의 디베이트다. 디베이트의 핵심은 자신의 입장들이 일반 시민같은 비전문가에게 설득력있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근거의 제시, 조리있는 논리가 핵심이 된다. 팔리시 디베이트가 토론 주제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링컨 더글라스 디베이트가 토론 주제의 핵심가치에 중점을 두는 반면,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는 토론 주제를 옹호하거나 반대하는데 초점을 둔다. 팔리시 디베이트처럼 증명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
2. 토론 주제 및 리서치
: 주제가 발표되면 학생들은 이를 리서치하게 된다.
신문, 잡지, 포털 사이트, 책 등이 방법이 된다. 가장 쉬운 것은 인터넷 검색이다. 구글(www.google.com)이나 야후(www.yahoo.com), 네이버(www.naver.com), 다음(www.daum.net)같은 검색엔진에 들어가 주제의 키워드를 입력한다. 예를 들어 남녀공학 문제에 대해 토론하면 남녀공학을 키워드로 집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검색엔진에서는 순식간에 관련 링크들의 리스트를 보여준다. 이 리스트를 하나하나 클릭해가며 자료들이 과연 현재의 주제들과 상관이 있는지를 살피면 된다. 상관이 있다면 우선 복사를 해둔다.
다음으로, 네이버나 다음같은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해당 주제와 관련된 비슷한 질문들이 있다. 그 질문들마다 사람들이 다양한 답변을 해두고 있다. 이를 읽으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알 수있다.
그런데 사실 디베이트를 처음하는 학생들이 바로 이런 리서치를 해낼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이를 배우고 또 익히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해서 초반기에는 디베이트 코치가 관련된 자료들 중에서 몇가지를 골라 제시하는 것도 좋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생이 디베이트에 익숙해진 후 직접 리서치를 히게 하는 것이 좋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구체적 과정
1.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논리세우기(Constructive Speech)
: 이제 실제로 디베이트가 시작되었다. 먼저 각 팀에서 한명씩 나와 정해진 순서대로 해당 주제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입장을 발언한다. 동전 던지기에 따라 반대가 먼저 발언할 수도 있음을 유의한다.
특징
1) 사전에 준비한 내용을 제일 자연스럽게 소개할 있는 자리라는 점이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이후의 반박 순서나 요약 순서, 그리고 마지막 초점은 상대편의 논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수정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첫번째 순서만큼은 자신이 준비한 그대로 발언할 수 있다.
2) 심판이나 청중에게 인상적인 메세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처음의 발언이니만큼 모두들 관심을 갖고 들으려할
것이다. 이럴 때 조리있는 논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순서이니만큼 발언자들은 이 순서에서 (1) 주제에 대한 해석 및 소개, (2) 주제에 포함된 핵심어휘의 정의, (3) 주제에 대한 찬반의 주장 포인트를 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중 (3)에 대해서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 찬반의 포인트를 주장하면서 의욕에 넘쳐 지나치게 여러가지를 나열식으로 주장하면 오히려 역효과이다. 사람의 머리가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서 가장 좋기로는 자신의 주장 포인트를 3-4가지로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발언자도 명확히 정리된 상태에서 발언할 수 있고, 심판이나 청중도 또렷히 알아들 수가 있다. 발언자는 이상의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한 후 발언을 마치는 것이 좋다.
2.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첫번째 교차질의(Crossfire)
: 직전에 발언한 두 토론자들끼리의 대결이다. 이 순서에서 토론자는 교차질의 동안 단상 앞에 서 있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첫번째 질문은 발언을 막 끝낸 발언자에게 반대자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변 이후 이제는 어느 편이든 서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를 시작할 때 이 순서가 가장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또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반박 순서와 어떻게 다른지 구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순서의 첫번째 특징은, 바로 앞서 발언한 두 발언자 모두에게 발언권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같은 시간에 서로가 발언할 수 있다. 그래서 교차(Cross)가 된다. 이에 비해 반박은 온전히 해당 발언자만 발언할 수 있다. 우선 이 점에서 교차질의와 반박이 다르다. 두번째 특징은, 이 순서는 질의 / 응답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반박은 일방적으로 해당 순서의 발언자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질문은 상대방의 논리 허점을 지적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순서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찬성 발언을 끝낸 발언자에게 “최근 미국에서 40년만에 살인 누명이 벗겨진 사례를 아느냐?”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경제 부흥을 위해 이자율을 낮춰야한다고 발언한 발언자에게 “이자율을 낮춰 유동성을 증가시켜 기업의 투자는 더 늘어났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느냐?”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토론 현장에서는 이런 질의 / 응답이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팀의 입장을 옹호하고, 상대방팀을 반박하는 내용을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이 순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과 적절한 대답을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디베이트에서 3분간 주어진 교차질의 시간에 질문 하나에 1분 40초를 쓰는 경우를 봤다. 그렇다면 이는 질문 내용과 상관없이 심판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이다. 답변도 마찬가지다. 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간략하고 포인트 있는 질문, 효과적이며 설득력있는 간단한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
교차질의가 과열되면 서로 상대방 발언을 무시하고 발언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바벨탑 현상”이라고도 부른다. 성경의 바벨탑 이야기를 보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된 사람들이 중구난방으로 서로 떠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교차질의에서도 서로 발언하는데 열을 올리다, 상대방 말과 겹쳐 중구난방의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심판이 주의를 줄 수 있다.
이 순서에서 발언 시간을 많이 차지한다고 좋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지루한 발언, 무례한 발언, 요점없는 발언, 상대방을 방해하는 발언, 비난하는 발언 모두 감점 대상이다. 그러니 많이 발언하기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깔끔하게 발언하는데 역점을 둬야한다.
3.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논리깨기(Rebuttal)
: 이제 두번째 토론자가 발언한다. 두번째 발언자는 첫번째 발언자에 비해 부담이 있다. 첫번째 발언자는 준비한 그대로, 찬성과 반대를 나눠 발언하면 된다. 그런데 두번째 발언자는 상대방의 첫번째 발언자가 발언한 내용을 분석해서, 이를 반박하면서 우리 팀의 입장을 옹호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또 크로스파이어에서 제기된 우리 팀에 대한 공격에 대해 효과적으로 방어해야만한다. 그러면서 만약 새롭게 제시할 주장이 있다면 이 단계에서 발표해야한다. 이 발언을 심판과 청중들은 들으면서 어느 점이 논쟁의 포인트가 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두번째 교차질의(Crossfire) : 두번째 교차질의 역시 직전에 발언했던 두 사람이 참가한다. 역시 양쪽의 토론자는 두 사람이 교차질의를 진행하는 동안 서있어야 한다. 요령은 첫번째 교차질의와 같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의 교차질의와 반박을 거친 상태이기 때문에 질의 / 응답은 이를 감안한 것이라야한다.
4.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핵심정리발언 (Summary Speeches)
: 이 단계를 요약 (Summary)라고 부르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 단계에서부터는 새로운 논쟁거리를 제시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전에 제시한 포인트에 대한 상대방 반박을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나 사실, 의견을 말하는 것은 허용된다.
둘째, 요약을 단순한 반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요약은 단지 2분만 주어진다. 결국 이 순서를 통해 발언자는, 자기 팀에게 유리한 핵심적인 논점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또 불리한 점은 방어해야한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야한다. 그러자면 전반적인 토론에 대한 요약도, 그리고 핵심 포인트 정리도 간략한 것이라야 한다.
5. 전원 교차질의(Grand Crossfire)
: 이 순서에서는 네 명의 토론자 모두 질의 응답의 발언권을 가진다. 이전의 교차질의와는 달리 착석한 상태에서 심판과 청중을 향하고 발언한다. 첫번째 발언을 하는 팀이 마지막에 발언을 하기로 한 팀에게 첫 질문을 한다. 그 후, 모든 토론자가 서로 질문하고 답한다. 이 순서를 통해 양 팀은 서로 동의하는 부분과 논쟁이 되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다음 순서인 마지막 초점을 염두에 두며, 상대팀의 가장 허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한다.
6. 퍼블릭 포럼 디베이트의 마무리발언(Final Focus)
: 마지막 초점 역시 2분 주어진다. 긴 시간이 아닌 것이다. 그러자면 핵심이 되는 쟁점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 쟁점에서 우리 팀이 명확한 우위를 지니고 있음과 아울러 상대팀이 허약함을 드러내야한다. 그 쟁점이 오늘의 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함을 주장한다. 이런 훈련을 여러차레 거듭하게되면 참가 학생들은 어떠한 사안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이슈와 부차적인 이슈를 구별하는 안목을 기르게 된다. 판단을 할 때 가장 중시해야하는 요인을 찾아내는 훈련을 하게 된다.
이 순서에는 우리 팀이 토론에서 승리한 이유를 설득력있게 최종적으로 다시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발언은 “오늘 심판께서 저희 (찬성측 혹은 반대측) 손을 들어줘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합니다.”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