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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삼 선생님(생각하는 도덕 수업의 저자)의 수업은 항상 열려 있다. 아이들이 어떻게 배워 가는지를 봐 주었으면 하는 의도에서다. 수업을 성역처럼 여기며 공개를 꺼려하던 동료 교사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메시지였고, 때마침 정 교사의 수업을 참관하기 위해 멀리 일본에서 한 선생님이 찾아왔다.
야스다 히로유키씨와의 만남

4월 1일. 야스다 히로유키(61)씨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히로유키 씨는 일본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뒤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그가 현해탄을 건넌 이유는 무안북중학교에 가기 위해서다. 그곳에는 히로유키 씨가 오랫동안 만나고 싶어했던 선생님이 있다. 도덕을 가르치는 정종삼(34) 선생님. 정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히로유키씨는 황토골 무안을 찾았다.
정 선생님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난히 바쁘다. 평소 동료 선생님들에게 언제든지 자신의 수업에 들어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였지만, 오늘은 멀리서 손님이 온다기에 어째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정 선생님이 히로유키씨를 알게 된 계기는 갑자기 날아든 메일 한 통 때문이다. 메일에는 자기소개와 함께 도덕 수업을 듣고 싶다는 부탁이 담겨 있었고, 정 선생님은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정 선생님의
‘왕따’수업
정 선생님은 ‘왕따’를 주제로 수업을 시작했다. 교실 뒤편에는 수업 참관을 위해 일본에서 날아온 히로유키 씨와 동료 교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정 선생님은 “저를 보지 마시고, 아이들이 어떻게 배워 가는지를 봐 달라”는 당부와 함께 10분 스피치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학생들의 평소 경험이나 감동적인 책, 영화 등 다양한 소재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입을 열지 않고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정 선생님은 느긋하게 기다렸다. 한 두 명 씩 손을 들어 말을 시작하는데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모두가 놀라워했다. 평소 다른 교과 시간에는 수업을 방해하거나 수업에 전혀 참여하지 않던 아이들도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그것도 꽤나 자신 있고 수준 있게…
정 선생님은 귀 기울여 아이들의 말을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이유와 도덕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은 질문을 받아 진지하게 근거 있는 답변들을 이어 나갔다. 이 짧은 스피치에서 사고의 물꼬를 트는 교사와 사고가 소용돌이치는 학생들의 교감이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토론 수업이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왕따’에 관련된 경험담을 거침없이 때로는 조심스럽게 털어 놓았다. 평소 가해 학생은 미안함을 담아서, 피해 학생은 그동안 억눌려있던 감정을 터뜨리면서 그들은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었다.
정 선생님의 수업은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의 싹을 틔워 가고 있었다.
왕따 학생이 어른이 되면
?
수업이 끝나고 정선생님과 히로유키씨의 대화가 이어졌다. 히로유키 씨는 수업중에 이야기 했던 훈헌이의 경험담을 구체적으로 물었고, 정 선생님은 “왕따는 개인이 해결하려 들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훈헌이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히로유키씨가 무엇보다 궁금했던 내용은 정 선생님의 학습지에 실린 내용이었다. 학습지에는 ‘왕따 학생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담겨 있었는데 그 의도를 물었다. 정종삼 선생님은 피해 학생이 나중에 어떤 피해를 입게 되는지, 왕따의 경험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고 싶어서 였다고 답해 주었다.
학생들의 사고가 소용돌이 쳤던 토론수업의 놀라움
야스다 히로유키 씨가 정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대학원에서 ‘왕따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던 중 정 교사의 저서 ‘생각하는 도덕수업’을 발견한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사전을 찾아가며 그 책을 읽었고, 정 교사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무안까지 찾아오게 만들었다.
교장실에서 이루어진 협의회에서 히로유키 씨는 “무엇보다 열띤 토론 수업이 인상적이었다. 발표가 무려 50회 정도가 이루어졌는데 일본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더구나 일본 학생들의 발표는 짧은데 비해 한국 학생들의 발표는 꽤 길고 논리적이었다. 인상 깊었던 오늘의 수업을 일본에 가서 교육위원회를 통해 토론수업의 모형으로 널리 알리고 싶다”며 정 교사의 수업에 경의를 표했다.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맺어졌던 아름다운 만남은 가르침과 배움에는 국경이 따로 없음을 느끼게하는 소중한 시간들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했다.
(무안 교직원 명예기자 정수현)
첫댓글 유명인사인데요!!
이런 멋쟁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