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잘하려고 힘써야 할까-“성령님의 은사”라든지 “성도의 교제”에 대해
은성: 아버지, 저는 도대체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아버지: 무슨 말이니?
은성: 교회에서 보면 모두 나름대로 잘하는 것이 있는데 저는 이것도 저것도 고만고만하고 내놓을 것이 없어서 가끔 슬픈 마음이 들거든요.
아버지: 네가 남들이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은근히 시기하는 마음이 있는가 보구나. 성경에서는 그런 것이 좋지 않다고 가르쳤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성령님의 은사로 각자에게 다른 것들을 주신다고 말씀하셨어.
은성: 목사님이나 장로님들, 그리고 권사님들이나 성가대원들은 그런 말씀이 잘 맞는 것 같지만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버지: 그래? 네가 이제 교회 안에서 뭔가 남들의 눈에 드러나는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 보구나.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성숙했다는 증거이니 기특하지만, 그러나 성경이 가르치는 것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터 위에서 봉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성: 구체적으로 성경의 어떤 말씀을 이야기하시는데요?
아버지: 로마서와 고린도전서를 보자.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혹 위로하는 자면 위로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롬 12:6-8)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고전 12:8-11)
은성: 가끔 읽었던 말씀들인데 전혀 새롭게 들리네요.
아버지: 많은 기독교인들이 성령님의 은사를 말씀이나 방언이나 병 고치는 것과 연관하여 생각하지만, 여기에서 보면 그런 것들만 아니라 위로하는 일, 구제하는 일, 다스리는 일, 그리고 긍휼을 베푸는 일도 같은 성령님이 나누어 주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은성: 그렇군요. 교회에는 말없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구제하거나 위로하는 일을 잘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사람들의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교회가 서 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 네 말이 맞다. 교회 안에는 항상 육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도 많고, 영적으로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으니 목사님께서 예배 시간이나 성경공부 시간에 말씀으로 잘 가르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점심 시간이나 교제 시간, 혹은 주중에는 교인들이 서로 연락하여 위로도 하고, 가능하다면 만나기도 하고, 당장 필요한 것을 나누는 것 또한 너무나 중요하다.
은성: 듣고 보니 그것이 참 중요하고, 그런 것들을 잘하는 것을 기도해야 하겠네요.
아버지: 교회 안에서 오래 생활하신 분들 중에는 예배의식이나 교회의 행사에 봉사하는 일은 잘하는데 이렇게 교인들끼리 말씀으로 교제하고, 약한 자들을 붙들어주며, 새로 나오거나 어린 자녀들을 잘 가르치는 일은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은성: 제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오래전 이야기인데 어떤 학교에 수학 선생님이 오셨는데 학생들에게 광장히 친절하고, 학생들에게 수학 참고서나 문제집을 나눠주기도 잘하는데 정작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잘하지 못해서 학생들이 답답해하다가 결국 교장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바꾸어 주었더라는 이야기여요.
아버지: 선생님은 수업을 잘하는 것이 기본이지. 만약 어떤 의사 선생님이 마을 청소를 잘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기도 잘하는데 정작 환자를 고치는 일은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아라. 우리가 그런 의사 선생님을 좋은 의사 선생님이라고 칭찬할 수 있을까?
은성: 먼저 자기의 본분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네요.
아버지: 그렇지.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이 주로 가르치는 것 즉 ‘하나님을 바르게 믿는 일’과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본분을 행하는 일’을 잘하려고 힘써야 마땅하지.
은성: 아버지께서 성령님의 은사를 말씀하시니까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배운 것이 생각나네요.
55문: “성도의 교제”를 당신은 어떻게 이해합니까?
답: 첫째, 신자는 모두 또한 각각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주 그리스도와 교제하며 그의 모든 부요와 은사에 참여합니다. 둘째, 각 신자는 자기의 은사를 다른 지체의 유익과 복을 위하여 기꺼이 그리고 즐거이 사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버지: 아, 그 문답은 참으로 놀라운 가르침을 주고 있지. 나도 늘 생각하는 문답인데 “성도의 교제”에 대한 첫째 답변이 “신자는 모두 또한 각각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주 그리스도와 교제하며 그의 모든 부요와 은사에 참여합니다.”라는 것에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성도들끼리의 교제에 앞서서 각각의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된 지체로서 그리스도와 교제하는 것이 우선적이고, 그런 결과로 그리스도의 모든 부요와 은사에 참여하여 그것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는 진리를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은성: 그렇네요. 그리고 저는 둘째로 말하는 “각 신자는 자기의 은사를 다른 지체의 유익과 복을 위하여 기꺼이 그리고 즐거이 사용할 의무가 있습니다.”는 답변이 너무 새로운데요. 은사를 받으면 자기의 이름이나 명예를 드높이려는 유혹을 받기가 쉬울 텐데, 그것이 아니라 “다른 지체의 유익과 복을 위하여 기꺼이 그리고 즐거이 사용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말씀하고 있어요.
아버지: 그것을 깨달으면 자기가 뭔가를 잘한다고 자랑할 것이 없겠지?
은성: 그리고 남이 뭘 잘하는 것을 보면서 시기하거나 자신에 대하여 실망할 것도 없을 것이고요.
아버지: 만약 1년에 성경을 다섯 번 읽는다고 자랑하시는 분이 있는데 교회에 초신자가 와도 무관심하고 아무런 신앙의 도움도 주지 못하며, 따뜻하게 반기지도 못한다면 그의 성경 지식은 무슨 유익이 있을까 궁금한 것이다. 또 수십 년 동안 교회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도 믿은 지 얼마 안 되는 분의 신앙적인 질문에 대해서 바르게 가르쳐 주지 못하고, 자신도 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습관적인 교회 생활을 하는 분들이 교회의 다수를 이루고 있다면 그런 교회는 과연 주님의 사명을 잘해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은성: 아버지 말씀을 듣고 보니 제 생각이 많이 정리되네요. “성령님의 은사”라든지 “성도의 교제”에 대해 바르게 알고, 저에게는 그리스도의 부요와 은사가 있으니 그것을 다른 지체를 위하여 사용하기에 힘써야 하겠어요.
아버지: 맞는 말이다. 내가 누구보다 잘하느니, 못하느니라는 생각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부요와 은사를 확실히 깨닫고, 그것이 잘 드러나서 다른 지체들의 유익을 위하여 사용되는지 아니면 낭비되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조그만 일이라도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은성: 예수님께서 오셔서 하신 일이 “가르치시며” “선포하시며” “병자를 고치신” 것으로 나오는데 이 말씀이 우리가 힘써야 할 것들을 대표적으로 나타낸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 그렇지. 교회에서는 그런 것에 힘쓰면서 교회를 이끌어 가야 하고, 교인들은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시간과 마음을 기울여 그런 것을 배우고 훈련하는 일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은성: 요즘 교회는 너무 행사도 많고 프로그램도 많아서 진지하게 그런 것을 공부하거나 훈련받을 마음이나 시간이 없는 것 같지 않나요?
아버지: 그런 교회도 많다. 그러니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항상 본질을 놓치기가 쉽다. 네가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새롭게 열심을 내야 하겠구나.
은성: 요즘은 건강을 이유로 운동하는 시간이 너무 많은 분들도 있고, 여행이나 취미 생활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유튜브에 몰두하여 시간을 보내는 분들도 많은데, 어느 정도로 절제해야 할지를 지혜롭게 생각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신중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아버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길가나 바위 위에 떨어진 씨보다 가시떨기에 떨어진 씨처럼 “세상의 걱정과 재물에 얽매이고 쾌락에 빠져 말씀대로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눅 8:14 현대인의 성경)이 많은 것 같다. 여러 공산국가와 이슬람 국가에서는 핍박이 문제인데 우리에게는 이 세상에서 즐기고 누리라는 마귀의 유혹이 더 큰 것 같다.
은성: 저도 동감해요. 하여간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운동도 아니고, 세상 능력도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에서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하기를 힘쓰고, 그것을 자랑하고 기뻐해야 할 것 같아요.
아버지: 오늘도 그런 것을 깨닫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런 기회를 주어서 내 영혼을 새롭게 해 준 너에게도 감사한다.
은성: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제가 항상 잘 배우고 희미한 것들을 밝히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해요. 하여간 오늘은 이만큼 하셔도 될까요?
아버지: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