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다
통장을 만든지 15년은 된것같다 은행을 선택한다는건 핸드폰 번호를 부여받는것처럼 한번 개설하면
전환하는건 극히 드문일임을 알고 있다
우리은행 창구 여직원들은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만큼 친절하다
이를테면 보험회사는 지나치게 친절해서 불편하고
구청이나 동사무소는 지나치게 차가워서 불편하다 한번은 동사무소 여직원이 내게 어머님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서류를 발급받는데 신분증은 있어야 하지만 어머니라는 호칭이 내게 너무 낯설고 충격이였다
내가 나이가 들어보여서 그런가 아님 통상적인 호칭인가?
은행처럼 박은하 우리 고객님이라든지 박은하님 이라든지 차라리 손님이라든지....
ㅎㅎㅎ 동사무소 여직원의 호칭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오랫만에 은행에 갔다
내가 아침형인간이라 (ㅋㅋ) 아침일찍 9시40분쯤
울 집에서 가장 폰 요금 많이나오는 아들녀석 통장에 입금을 하기 위해서다
웬만하면 삼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지만 우리은행옆 파리바게트에서 치즈케익도 한입 먹고싶어서였다
CD기를 이용하지 않고 대기자가없어 창구 여직원에게 부탁을 했다
모두 익숙한 얼굴이다. 좀처럼 말을 먼저 건네지 않는내가 근무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다
7시30분쯤 출근해서 저녁7시30분쯤 퇴근한단다
여전하다 남직원들은 퇴근이 더 늦는다고 한다
20년전에도 그랬다 언니들보다 먼저 출근했어야했고 상사들의 눈치를 보며 퇴근 해야했다
개인적인 외출이라든가 정기휴가를 제외하곤 전혀 사용할수 없었다
매일매일 시제를 맞춰야하고 1원이라도 틀리면 그날 전표를 다 엎어야했던 기억이다
지금 부동산을 하면서 1천원미만은 주고 받지도 않는데 ㅎㅎㅎ
여직원 명찰은 이상희님이다.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보인다
행원: 고객님 도장이 넘 작아서 감사인 같아요 라고 한다
나: 예전에 근무할땐 도장의 크기가 직급을 나타낸다고해서 작게 세겼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 도장을 사용하는 이유는 상아도장이라서 그때당시 5천원에 새기는데 난 2만원을 줬다고 그래서 오래 보관한다고 했더니 웃는다
행원: 지금은 무슨일 하세요?
나: 부동산해요
행원: 힘들죠?
나: 그래서 여름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삼실에서 놀다가 직장에 다니려니 힘들고 급여도 넘 작아요 그래서 면접보러가서 한소리 하고 왔어요
월급을 그렇게 작게 주면서 채용하면 어떻하냐고 ㅎㅎㅎㅎ 지금생각하면 아무말하지말고 다닐걸 그랬나봐요
행원: ㅎㅎㅎㅎㅎ 눈높이를 낮추세요
나: 그러게요.....에공
직원: 담주부터 배부하는건데 달력 먼저 드릴게요
나: 정말요? 은행에서 달력 받는건 첨인것 같아요 넘 고맙습니다.
직원: 다른고객님이 보면 안되니까 쇼핑백에 김장하라고 고무장갑까지 넣어준다
나: 말없이 웃기만 했다
삼실에와서 쇼핑백을 열어보니 돌돌말린 달력과 고무장갑이 들어있었는데 고무장갑이 핑크빛 꽃이 그려졌고
장갑안에 기모가(기모말고 다른표현이 뭐죠?) 들어있어서 따뜻하다 그리고 폭이 갈수록 넓어서 끼고 벗기가 쉬운 아이디어상품이다
은행에서 사은품으로 나오는 상품을 받는기분이 이런거구나
아무생각없이 내 일을 한것인데.....선물을 받다니.....
담에 갈땐 감사의 맘으로 치즈케익을 사가야겠다
실명을 올린다는게 불편해 전화해서 확인 받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