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어릴 적 친구들이 점점 더 그리워진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소주 한잔을 기울이고, 노래방에서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에서 껄껄껄 웃던/ 멋드러진 친구 내 오랜 친구야/ 언제라도 그곳으로 찾아오라던…”이라는 노랫말의 ‘목로주점’ 한 곡조를 뽑으면 그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멋드러진’ 친구는 없다. ‘멋들어진’ 친구만 있다. ‘간드러지다, 두드러지다, 흐드러지다, 문드러지다’와 같은 단어들이 ‘-러지다’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멋드러지다’도 그럴 것이라 여겨 많은 사람이 그렇게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멋드러지다’가 아니라 ‘멋들어지다’가 맞는 단어다. ‘멋들어지다’는 ‘아주 멋있다’는 뜻의 형용사다. ‘멋이 생기다’는 뜻의 ‘멋들다’의 활용 형태인 ‘멋들어’에 ‘그런 성질이 있음, 그런 모양임’의 뜻을 더해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지다’가 붙은 형태다. 기본형이 ‘멋들어지다’이므로 ‘멋들어진, 멋들어지게, 멋들어지니, 멋들어져’ 등으로 활용된다.
“밤에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에 오르면 멋들어진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처럼 쓰면 된다.
한규희 기자 kh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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