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정체기라고 유산소 운동 늘리다간 '위험'
[도움말: 김형식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원장]
박현주(25)씨는 1년간 다이어트로 10kg을 넘게 감량했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6개월 동안 몸무게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더 이상 감량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박씨는 1시간씩 걷던 거리를 30분 더 늘리고 식후에도 20분씩 걷는 등 유산소 운동을 크게 늘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걸을 때마다 발목에 통증이 생겼고 쉽게 낫지 않자 병원을 찾은 박씨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외상이 없는데도 발목에 미세한 골절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 부담없는 유산소 운동? 피로 누적되면 부상 생겨
유산소 운동은 낮은 강도로 비교적 긴 시간(20~40분)동안 산소를 소비하는 운동을 일컫는다. 산소가 지방을 연소시키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빠질 수 없는 운동이다. 대부분 조깅, 걷기 같은 운동으로 근력운동보다는 무리가 덜 하다. 하지만 무리가 덜 가는 유산소 운동이라고 해도 '오버 트레이닝'을 하면 부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부상이 바로 피로골절이다.
피로골절은 운동 스트레스로 피로해진 근육에 염증이 생겼을 때, 운동을 강행하면 근육이 탄력성을 잃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그 충격이 뼈로 전달되어 뼈에 미세한 실금이 가는 현상을 말한다. 매번 땅을 딛는 중족골과 정강이뼈, 그리고 발목에 흔히 발생하는데 무리한 조깅, 걷기가 원인이 된다. 특히 평발이나 까치발은 발의 아치 구조상 충격흡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 피로골절이 생길 확률이 더욱 높다.
피로골절은 흔히 생각하는 골절처럼 증상이 격렬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국소적이 압통이 있고 붓는 경우가 대다수다. 운동을 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덜해진다. 통증양상에도 별 특징이 없지만 미세골절이라 병원을 방문해 X-ray검사를 받아도 잘 나타나지 않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피로골절을 방치했다간 골절된 부위가 점점 벌어져 나중에는 뼈가 스스로 붙지 않아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 한발로 뛰기 어렵고 통증 있으면 ‘피로골절’ 의심
그렇다면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우선 같은 부위에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조깅을 할 때 심한 통증으로 달리 수 없다면 피로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통증이 있는 쪽 다리로 한발 뛰기를 해봤을 떄 통증이 생기거나, 통증이 있는 부위를 살짝 눌러봤을 때 날카롭고 불쾌감이 있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피로골절일 가능성이 높다.
병원을 찾았을 때, 엑스레이 검사로 발견되지 않는다면 3주 후에 다시 엑스레이 검사를 받거나, 혹은 방사성 물질을 혈관에 주사하는 골 주사법, CT검사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피로골절을 발견했을 때는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 6~8주 정도는 완전한 휴식이 필요한데,대부분 피로골절은 휴식만 취해도 저절로 치유되기 때문이다. 치유기간은 각기 다른데 다리뼈 아래쪽일수록 빠르고 위쪽일수록 늦다. 경골, 비골(정강이뼈의 일부분)은 12주 정도, 장골(골반뼈)은 3~4개월 정도 완전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퇴골이나 주상골(손목부근)의 피로골절이라면 방치했다가 오히려 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깁스가 필요한 상황도 있고 때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바닥이 딱딱한 운동화는 피하고, 다이어트 정체기엔 칵테일 유산소 운동
피로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격흡수율이 떨어지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 바닥이 단단한 테니스화나 낡은 운동화를 신고 운동을 하는 것은 금물. 또한 조깅은 딱딱한 아스팔트바닥보다는 지정된 조깅로나 흙바닥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이어트 정체기라고 해서 유산소 운동을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같은 운동을 몇 달 동안 계속하면 신체가 운동에 적응되기 때문에 시간을 늘린다고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유산소 운동은 약 40분이 적당한데, 20분 이내로 운동을 끝내버리면 지방이 연소되지 않고, 1시간 이상 운동을 하게 되면 발목과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산소 운동코스를 바꾸고 싶다면 자전거 타기 20분+러닝머신 25~30분으로 변경하거나, 걷기 30분+조깅15분 등 섞어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또한 어떤 종류의 유산소 운동이라고 해도 항상 준비와 마무리가 필요하다. 만약 20분 러닝머신을 뛴다면 5분 동안은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걷고 10분은 강한 운동 강도에서 뛰고 다시 5분은 서서히 속도를 낮추면서 걷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과 발목 돌리기는 필수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9/17/201009170109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