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은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은 말고
가다가 그리울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잊혀진 계절이 하루 137회 방송돼 기네스북에 올랐다네요.
이 계절, 너나없이 울고싶은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ㅠㅠ ㅠㅠ...
그래도 씩씩하게..
공감이 있는 결혼생활이 부부를 서로 닮아가게 만든다고 합니다. 닮은꼴 부부 부럽부럽^^
베스트포즈상을 노리고 나무랄데 없는 연기와 연출, 설정능력을 보여준 유작가님. 독창성과 창의력 부문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도전을...
대신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공로로 베스트엔터테이너상을 드립니다.^^
절벽
-이형기-
아무도 가까이 오지 말라
높게
날카롭게
완강하게 버텨 서 있는 것
아스라한 그 정수리에선
몸을 던질밖에 다른 길이 없는
냉혹함으로
거기 그렇게 고립해 있고나
아아 절벽!
부산 오뎅, 평창 불고기, 호두멸치볶음...산상 부페를 차린 엠에스님. 올해의 신인상 굳히기?
귀로(歸路)
-이형기-
이제는 나도 옷깃을 여미자
마을에는 등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복된 저녁상을 받고 앉았을 게다
지금은
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시간,
한오큼 내 각혈의
선명한 빛깔 우에 바람이 불고
지는 가랑잎처럼
나는 이대로 외로워서 좋다
눈을 감으면
누군가 말없이 울고 간
내 마음 숲 속 길에
가을이 온다
내 팔에 안기기에는 너무나 벅찬
숭엄한 가을이
아무데서나 나를 향하여 밀려든다.
'닮은꼴' 회장님 부부에게 내가 좋아하는 김남주 시인의 시를 헌사합니다..
그대에게
-김남주-
당신은 나의 기다림
강 건너 나룻배 지그시 밀어 타고
오세요
한줄기 소낙비 몰고 오세요
당신은 나의 그리움
솔밭 사이 사이로 지는 잎새 쌓이거든
열두 곁 포근히 즈려밟고 오세요
오세요 당신은 나의 화로
눈 내려 첫눈 녹기 전에 서둘러
가슴에 당신 가슴에 불씨 담고 오세요
오세요 어서 오세요
가로질러 들판 그 흙에 새순 나거든
한아름 소식 안고 달려 오세요
당신은 나의 환희이니까요
비
-이형기-
적막강산에 비 내린다
늙은 바람기
먼 산 변두리를 슬며시 돌아서
저문 창가에 머물 때
저버린 일상
으슥한 평면에
가늘고 차운 것이 비처럼 내린다
나직한 구름자리
타지 않는 日暮(일모)......
텅 빈 내 꿈의 뒤란에
시든 잡초 적시며 비는 내린다
지금은 누구나
가진 것 하나하나 내놓아야 할 때
풍경은 정좌하고
산은 멀리 물러앉아 우는데
나를 에워싼 적막강산
그저 이렇게 빗속에서 저문다
살고 싶어라.
사람 그리운 정에 못 이겨
차라리 사람 없는 곳에 살아서
청명과 불안
기대와 허무
천지에 자욱한 가랑비 내리니
아, 이 적막강산에 살고 싶어라
뭥미
-유영호-
일반미 정부미 수입미
지방미 진선미 그중에
최고는 주현미!!
*이게 뭥미? 했는데, 읽을수록 감칠맛 나고 유머러스한 시입니다.^^
시인은 왜 삼백년 산을 지키다 쓰러진 참나무보다 단하루 피었다 지는 오월의 백합이 더 아름답다고 했을까요?
에야디야~~ 지도자동지, 여기서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ㅎㅎㅎ
근심 걱정 시름 잊게하는 편안하고 유쾌한 번개산행이었습니다.
뒤풀이는 오늘의 주인공 유작가님이 연신내시장에서 모듬전, 꼬막, 황태조림 등 푸짐하게 쏘았습니다.^^
"11월15일 빛고을 무등산에서 뵙겠습니다."
無等[무등]/황지우
山
절망의 산
대가리를밀어버
린, 민둥산, 벌거숭이산
분노의산, 사랑의산, 침묵의
산, 함성의산, 증인의산, 죽음의산
부활의산, 영생하는산, 생의산, 회생의
산, 숨가쁜산, 치밀어오르는산, 갈망하는
산, 꿈꾸는산, 꿈의산, 그러나현실의산, 피의산
피투성이산, 종교적인산, 아아너무나너무나폭팔적인
산, 힘든산, 힘센산, 일어나는산, 눈뜬산, 눈뜨는산, 새벽
의산, 의망의산, 모두모두절정을이루는평등산, 편등한산, 대
지의산, 우리를감싸주는, 격하게, 넉넉하게, 우리를 감싸주는어머니
첫댓글 아침부터 좋은 글과 사진으로 행복한 하루 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캬~~~~~~~~^^
시 중에선 뭥미가 쵝오!~^^
시와 어울어진 사진.. 그속에 함께 한 저희들이 마치 시속의 주인공이 된듯 합니다..
어제의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으로 행복한 한 주 시작합니다..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좋은 사진 찍어 실어주신 경만 오라버니~~^^모처럼 마지막 단체 사진을 실으셨네요~~^^
"내 팔에 안기기에는 너무나 벅찬
숭엄한 가을이
아무데서나 나를 향하여 밀려든다."
하신 시인에서처럼 가을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였습니다.
유경샘, Iris님!
정성껏 싸오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좋은 공기 맡으며, 멋진 경치 구경했더니,
완전히 재충전된 느낌~!! ^^
일주일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번개 산행에 불러 주셔서 고마워요.^^
토마스만님!
주옥같은 시편들을 사진과 함께 올려 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두고두고 음미해 보고 싶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헌사해 주신 시도 고맙습니다.^^
오늘의 깨달음 : "토마스만님 가는 산에는 꼭 따라가자~~!!"
모두들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