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김혜진 장편소설
60대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나'가 30대 시간강사인 레즈비언 딸과 함께 살게 되면서 딸과 딸의 동성애인, 그리고 '나'가 돌보는 젠에 대한 이야기.
교사 출신인 '나'는 남편이 해외 근무를 하게 됨에 따라 딸을 돌봐야 해서 교사를 그만두고 결국 경단녀가 된다. 이후 조건이 좋지 않은 여러 직업을 거쳐 요양보호사로 일한다. 남편이 사망하고 '나'에게 남겨진 것은 오래된 이층집 한채. 공부를 많이 하고 시간강사를 하는 딸이 경제적 사정으로 동성애인과 같이 집에 들어와 동거하게 된다.
'나'는 딸의 동성애를 전혀 이해할 수 없고 그 애인을 박대하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쫓아내지는 못한다.
'나'가 돌보는 젠은 젊어서 외국에 살면서 사회활동을 많이 했고 귀국해서도 다문화가정 후원활동 등 인도주의 활동을 많이 했으나 이제는 나이가 많고 치매로 인지능력이 크게 저하되어 요양원에 의탁한 것이다. 요양원은 젠의 입소시 크게 선전하여 후원금을 많이 챙겼다. '나'에게 젠은 어쩌자고 일생을 자기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낭비해버린 환자다.
딸의 동료강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퀴어영화를 보여주고 감상을 써 내라고 했다가 바로 해고되자, 딸은 단체와 더불어 투쟁을 한다. 딸은 애인의 동의하에 전세금을 빼서 투쟁비용을 댔고 갈 곳이 없어서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들에게 동성애를 이유로 한 해고는 다 그런 '세상일'이나 남의 일이 아닌 부당한 일이다.
요양원은 치매로 젠의 선전 가치가 떨어지자 기저귀값조차 아까워하다가 결국 말기환자들이 가는, 하루종일 잠만 재우는, 그런 요양원으로 보내버린다.
요양원의 권과장, 교수부인 등에게는 그것이 '세상일'이 다 그렇다고 하지만, '나'가 보기에 젠은 언젠가 '나' 또는 딸의 미래이므로 '세상일'로 치부할 수 없다. 젠은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사람이 이니다.
'나'는 요양원에서 젠을 집으로 데려와 딸의 애인과 함께 젠을 사망할 때까지 돌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나'는 서서히 딸과 애인을 이해할 실마리를 찾는다.
엄마의 입장에서 지금 레즈비언인 딸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기적이 일어난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날이 오겠지.
"나는 내 딸이 이렇게 차별받는 게 속상해요. 공부도 많이 하고 아는 것도 많은 그 애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돈 앞에서 쩔쩔매다가 가난 속에 처박히고 늙어서까지 나처럼 이런 고된 육체노동 속에 내던져질까 봐 두려워요. 그건 내 딸이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잖아요. 난 이 애들을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이 애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그만한 대우를 해 주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전부예요.(169쪽)"
코로나로 3주간 휴정을 갖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모든 사회활동이 중단된 지금 책 읽기 좋은 시절이죠.
동성애를 엄마인 '나'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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