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환멸이 결여되어 있는 문학을 지지할 수는 없다

[이복희]

자기환멸이 결여되어 있는 문학을 지지할 수는 없다

• 기자명 강현 기자 
•  입력 2023.03.09 18:16

[말말말]

김도언 (시인 ㆍ소설가)

(사진=페이스북)

소설에는 통속소설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고 말그대로 문예에 부합하는 소설이 있다. 시도 마찬가지다. 통속적인 시가 있고 고유하고 매력적인 시학을 보여주는 시가 있다.​

그것들을 가르는 기준은 정답이 있는 건 아니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으로 좋은 작품을 판별한다. 소설가나 시인이나 평론가나 독자나 다 자신들만의 척도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얘기다.

나의 경우 그 척도가 '자기환멸'이다. 다시 말해 진지한 자기환멸이 수행된 소설이나 시가 내게는 문예로 보인다. 이 말은 자기환멸이 결여되어 있는 문학을 내가 지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기환멸은 필연적으로 자기부정과 자기연민을 수반한다. 그 심연의 아득한 거리를 멈추지 않고 고행처럼 반복적으로 오고 가는 존재가 예술가다.

이 기준을 나는 인간에게도 적용해보기도 하는 것인데, 곧잘 자기환멸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나는 훨씬 신뢰하는 편이다.

- 2023년 3월 7일 페이스북

[이혜연]

공감되네요
자기 환멸을 느낀다는 건 그만큼 자신을 성찰했다는 것이겠지요
모든 문학은 자기자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