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변화 그리고 나
지금의 지구는 수 억년 동안 요리 되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요리된 '지구'라는 곳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행성들과 부딪히고, 깨지며 점점 지구라는 형태를 만들어갔다. 요리되며 떼어놓을 수 없는 단짝인 달도 생기고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지구는 수많은 재료들이 자신의 어디에 쓰일지 결정하고, 스스로의 변화됨은 자연스럽게 또 당연하게 받아 드렸다. 끓으면 끓는 대로 식혀지면 식혀지는 대로. 지구는 스스로의 변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 스스로의 변화가 두렵지는 않았을까?
지금 나는 '나'라는 사람을 요리하고 있다. 재료는 곧 내가 된다. 재료는 좋은 재료도 있고 나쁜 재료도 있다. 우리는 좋다, 나쁘다를 나누지만 모든 것에는 두 개의 모습이 함께 공존한다. 지구를 봐도 그렇다. 지진은 많은 인명 피해를 입히고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지진이 없었다면 생명도 없다. 만약 지구가 딱딱했다면 땅이 움직이지 않아 지진이 없었겠지만 지구가 굳지 않고 지진이 있었기에 지구자기장이 생겼다. 그리고 지구자기장이 태양풍에 있는 전자파를 막아주기 때문에 지금 생명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지진이 있어 생명이 가득한 지구가 되었다. 우리가 좋은 것만 재료로 쓸 수 없듯이, 힘든 것도 재료로 안 쓸 수 없다. 나는 힘듦을 맛나게 재료로 쓰고 싶다.
사람은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모양 지어진다. 우리는 지구와 닮았다. 만약 달에 살았다면 우리의 마음은 달과 닮았을 것이다. 우린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 살아왔으니 그냥 처음부터 지구에 깃들어 있었다.
나는 지구처럼 요리 되어 가는 중이지만 나에게 오는 변화가 익숙하지 않다. 평생을 변화하며 살아왔는대도 말이다. 변화되는 모든 것이 불편하고 어색하다. 나를 대하는 것도 내가 점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싫다. 나는 내가 상대를 위하는 만큼 상대도 나를 위해준 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그대로인 관계가 당연했기에 더욱 불편하게 느껴진 것 같다.
지구 역시 '완성'의 순간이 없듯 어쩌면 나도 완성이 없다. 그냥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닐까? 절묘한 기적 안에서 내가 생겨났다. 그러니 모든 것,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이제 나는 나에게 불편하고 어색한 변화를 나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려 모려고 한다.
첫댓글 흠흠 역시 선민이네. 우리가 변화와 무상을 이야기했던 그 날이 떠오르는구나 ^^
우와 그렇게 우리에게 안보여 주려는 이유가 있는 글이었네 앞으로 너에 변화를 선민이 그 자체로 볼게 앞으로에 모든날이 기적같길 바랄게^^ -너에 친구가-
요리된 지구와 나!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