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길 목 빠지게 기다렸건만 여전히 더웠습니다.
두 달 전쯤, 신난다의 전화 한통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렇게 대단하게 하는 일은 없어도 2주 정도 시간을 마련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여러 일들을 미룰건 잠시 미루고, 할 수 있는 일들은 미리 했습니다. 작년에 마을인생학교 서영이, 하진이, 겸이, 빛나는과 다녀왔던 한 달 걸음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 이번에도 조금 기다려지더군요.
걱정 되는 것도 있었습니다. 순례가 끝나고 다음 날 공연이 하나 생겨서 준비를 해야하는데, 약간은 부담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단 기타 하나 들고 순례에 갔습니다.
늘, 하루 하루 살면서 재미있고 행복한 일들이 일주일에 몇 번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요즘 삽니다. 생각해 보니 세 번 정도는 있는 것 같더군요. 그 작고 작은 세 번을 위해서 나머지 아닌 나머지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지루해질 찰나, 도율이, 선민이, 재민이, 레오, 신난다를 만나니 그런 지루함 쯤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사는 세상에서 나는 따로 또, 같이 잘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도율, 레오, 선민, 재민 모두 저와 같이 각자의 자리에서 천재를 담당하고 있더군요. 자랑스러웠습니다. 친구들이 지금 자기 전에도 하고 있을, 고민 같아 보이는 작고 작은 생각들을 천재답게 풀어낼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저는 도율, 선민, 재민, 레오가 해주는 밥 맛있게 먹다가 돌아왔습니다. 심사위원 자격으로 평가하기도 했어요. 그저 맛있다고만 이야기 해줬습니다. 혹시 다음에 또 기회가 되어서 같이 떠나게 되면 그 때는 파인다이닝으로 주문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날에는, 마음만은 제 소울프렌드인 승희도 왔습니다. 가방이 가벼워 보였어요. 도율, 선민, 레오, 재민이는 제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승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밥 맛있다고 안 해줄걸 그랬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약간 지쳐있던 제 마음도 편해졌습니다.
걷는 건 여전히 좋았습니다. 같이 걸어서 더 좋았구요. 안녕.
첫댓글
멋진 형아. 든든합니다.
ㅎㅎ 남현~ 소울메이트 승희와 함께 오랫만에 걸어서 좋았겠어요^^ 다음엔 파인다이닝.. 굿!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