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지난 밤 꿈에
다리에 쥐나고 어지럽지 않았느냐
소변 때문에 잠 설치진 않았느냐
백발의 늙으신 어머니가
수심이 가득 내려다 보고 있었다
세서천역 휘일부림 어제가 그날
차가운 달빛이 창백하던 섣달 열이레
청작서수 공신전헌 하는 날은 일년에 겨우 한번
그나마 코로나 핑계로
작년에도 못가고 올해도 못갔는데
십만억 저 먼데서
오히려 자식 걱정 아직 이신 내 어머니
꿈에 만난 당신 생각에
전전반측
미안하고 죄송해서 끙끙 밤새도록 앓았습니다
꽃상여 불사르던 그 춥던 겨울
아주 가신 그날이 해마다 돌아 와도
마음만 죄송할 뿐 희미해 지는데
자식 나이는 칠십 팔십도 품안에 자식일까
관음보살로 나투시어
꿈속에서 까지도 걱정을 하시는지
살아서는 그 은혜 잊지 않겠다고
날 잡은 하루만이라도 당신 생각 하렸더니
인생사 어려워라 사람 도리 다 하는 일
어머니
우리가 평생 부르는 이름
떠올리면 그립고 생각하면 미안한
살아 내내
그저
죄송하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첫댓글 열이렛날이 휘일이었군요.
저는 달밤에 새로난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걸었습니다. 은사시 잔가지 그림자가 길에 선명할 정도로 밝으니 잠은 이미 저만치 달아난 뒤였습니다.
달그림자 따라 아스라이 감춰진 추억을 떠올릴 때, 현섭님은 어머니의 그림자를 보고 계셨군요. 이제나저제나 자식은 죄인인가 봅니다.
휘일에도 어머님은 자식을 보살피고 계시는군요
아니 섬기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부르고 또 불러도 다 못부를 어머니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집니다.
오늘 아침 저는 올해 구순을 맞으신 어머니와 아침을 함께 먹고 나와서 이 글을 대하니
가슴이 더 먹먹해져 옵니다.
살아계실 때 좀더 잘 해 드려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