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릉약(以强凌約) 강한 것으로써 약한 것을 업신 여긴다.
以 : 써 이. 强(彊) : 강할 강. 凌 : 업신여길 릉. 約 : 약할 약.
중국과 일본이 조어도(釣魚島 : 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두고 팽팽한 긴장관계가 보름 가까이 고조되는가 했더니, 어쩔 수 없어 일본이 중국의 압박에 완전히 백기(白旗)를 들고 말았다.
지난 7일 일본이 조어도 주변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 보안청의 순시선을 고의로 들이받자 일본 정부는 중국 선장과 선원을 구속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그날 당장 주중 일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했고, 일본은 13일 선장을 제외한 선원 전원을 석방했다.
21일에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까지 나서, “선장을 석방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하면서 같은 날 북경시에서는 일본 여행 광고를 하지 말 것을 각 여행사에 요청했다.
22일 일본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지만 중국에서는 즉각 거절했다.
23일에는 전자 제품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물질인 희소 금속의 일본 수출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하북성(河北省)에서는 군사 시설을 촬영했다는 죄명으로 일본인 4명을 체포했다.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가하자, 일본은 어쩔 수 없이 항복했다.
중국이 일본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2조 5,0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갖고 있다.
앞으로 어마어마한 외환 보유고를 가지고 달러의 가치나 일본 엔화의 가치 마저도 조작할 수 있다.
미국 경제나 일본 경제가 중국의 손에 놀아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일본의 항복이 문제인 것은, 이번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런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나라도 이미 이런 유사한 일을 여러 번 당해 왔다.
달라이 라마 초청도 중국의 압력 때문에 성사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국 필하모니 악단이 서울의 어떤 이름 있는 사립대학 강당을 빌려서 연주를 하려고 몇 년 전부터 교섭을 해 놓았다.
그런데 공연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중국 대사관에서 연락이 와서 “그 대학에서 필하모니 악단 공연하면 안 됩니다.” 라고 전화가 왔다.
필하모니 악단의 공연을 중국 대사관에서 막는 이유는, 이 악단이 미국에서 법륜공(法輪功)이라는, 중국 정부에서 불법 종교 단체로 규정하여 금지시켰던 종교 단체를 지지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 대학은 공연을 취소하고 말았다.
또 우리나라 국회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중국 대사관에서 국회에 전화를 걸어 “대만은 합법적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가시면 안 됩니다”라고 막았다.
역시 대만을 방문하려던 국회의원들은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명백한 내정 간섭이지만 당한 측에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약점을 잡아서 상대를 통제하기 때문이다.
강대국이 되는 것은 단순히 힘을 가지고 억지를 써서는 안 된다. 강대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면서, 관대한 아량이 있어야 한다.
힘이 세다고 멋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면 평화가 유지될 수가 없다.
1930년대 말부터 일본의 무력을 앞세운 침략주의에 당한 중국이 일본보다 더 심하게 이웃 나라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폐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 옮겨온 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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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요소리와 이강릉약에 대한 한문풀이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픈니다 대국의 횡포를 막을수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