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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취업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취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취직을 해서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보다 장기적인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 ‘취업난’이라는 현실은 언제부턴가 커다란 벽처럼 앞을 막아서고 있으며, 심지어 온갖 어려움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다 해도 보수적인 직장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더구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공개채용 방식의 취업문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공채를 통해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높은 경쟁률을 감수해야만 한다.
혼자서는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같은 분야에 응시하려는 이들을 모아 스터디를 통해 대비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라디오 PD를 목표로 취업 준비 모임에서 만나, 취업에 실패하면서 지금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두 사람의 여성이다. 여러 번의 공채에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의 ‘꿈’에 대한 길을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 번 맺은 인연으로 가까워진 두 사람이 ‘교환 일기’를 통해 주고받은 내용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라고 한다.
저자들은 ‘불확실하게 버티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펼쳐내고, 더욱이 ‘우리의 솔직함이 묻어나면서도 우리 둘을 한번에 엮어낼 수 있는 교환 일기 형식’에 동의해서 이 기획을 성사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들 가운데 한 사람은 프리랜서로 ‘음악 콘텐츠 PD 겸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른 이는 경제지에 취업해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들 모두 음악을 좋아하기에, ‘교환 일기’의 형식은 마치 음악(노래)를 소개하면서, 그 사연을 소개하는 라디오 큐시트처럼 진행되고 있다. 아마도 1년이 넘는 동안 이제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서로의 일상에 대해서 토로하면서, 여전히 잃지 않고 있는 자신의 ‘꿈’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기도 한다.
단순히 혼자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보다 그 생각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줄 ‘친구’가 있었기에, 두 사람은 아마도 더 진지하게 자신의 상황과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어쩌면 끝없는 취업의 실패에 쉽게 좌절하기보다 나를 이해하면서 대화를 나눌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며, 오랜 동안의 어려움을 겪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노래하는 대로 살고 싶었지만> 그 결실을 맺지 못했을지라도, 꾸준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걷다보면 그 꿈에 도달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목표가 생겨 그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저자들의 ‘먼 미래를 겨냥한 원대한 목표보다는, 당장, 지금, 오늘의 이야기를 통해, 내일을 살게 하는 연료 같은 말들’이 적지 않은 위로를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지라도, 다시 마음을 추슬러 ‘포기나 실패 같은 납작한 단어들이 우리를 짓누르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는 것이야말로 필요한 자세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비슷한 처지에 있는 독자들에게 ‘실패라는 커다란 문 뒤에 새로운 날들이 펼쳐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안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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