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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고통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해서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힘겹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밝혔지만, 가해자의 입장에 서서 되돌아오는 수많은 댓글과 그로 인한 기사들로 더 큰 고통이 저자에게 다가왔다고 했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권력형 범죄'는 가진 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일상적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권력을 지향하고 권력자를 추종하는 주변인들에 의해 감춰지고, 때로는 묵인되고 있었던 것이다. 피해자가 주변에 그 피해 사실을 호소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처럼 치부되었고, 때로는 '배신자'라는 프레임으로 그에 대한 '보복'이 가해지기도 했던 것이다.
나 역시 이 사건에 분노하고 관심을 가졌기에, 사건의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뉴스에 나와서 자신이 겪은 일을 담담하게 진술하던 그 순간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후의 진행 과정을 때로는 분노하면서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3자로서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피해자의 입장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저자의 눈물겨운 분투의 과정이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생생하게 다가왔다. 몇 번이고 세상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살아서 단죄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그 시간들을 버텨냈다고 저자는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행된 언론과 인터넷 댓글의 폭력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저자의 고통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격언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경제력이 있거나 권력이 있는 자들의 옆에는 늘 듣기 좋은 말로 아부하는 아첨꾼들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러한 자들에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권력이나 경제력이 있는 자들은 늘 자만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는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진심은 변하기가 쉽지 않다. 끝내 진실이 밝혀져 가해자가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인해 수감되었지만, 피해자인 저자의 고통은 아마도 평생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비열한 댓글로 인해 또 다른 가해를 가하고 있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러나 저자를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도 알아달라고 말하고 싶다.
권력은 시간이 지나면 힘이 약해지거나 결국 사라지지만, 진실의 힘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이 바로 역사의 진리라고 하겠다. 평범한 ‘노동자’로 살고 싶은 저자의 희망은 가혹한 현실 앞에서 아마도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지도 모른다. 여전히 사회적 시선은 저자를 ‘파해자’의 프레임에 가두고, 때로는 연민의 시선으로 때로는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동안 세상과 단절하다시피 하는 생활도 해보았고, ‘그래도 살아간다’라는 마음을 다잡기도 햇을 것이다. 저자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연대의 마음’으로 저자에게 ‘위드 유(with you)’를 선언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살아서 증명할 것이다’라고 힘을 낼 수 있었다. 이 기록들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펴내기까지, 그동안의 고통을 그대로 되새기면서 견뎌냈을 저자의 용기에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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