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1
봄봄 줄거리 (김유정)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점순이와 혼인시켜 준다는 주인의 말만 믿고 3년 7개월을 사경 한 푼 안 받고 머슴살이를 하고 있다. 주인인 봉필에게 딸의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달라고 하면, 그는 점순이의 키가 미처 자라지 않아서 성례를 시켜 줄 수 없다고 한다. 사실 내 아내가 될 점순이는 열여섯 살인데도 키가 너무 작다.
어제 화전밭을 갈 때 점순이는 밤낮 일만 할 것이냐고 따졌다. 나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오히려 장인에게 뺨을 맞게 된다. 나는 장인을 구장 댁으로 끌고 가 혼인 문제에 대해 해결을 보려고 한다. 구장은 빨리 성례를 시켜 주라고 하지만 장인은 점순이가 덜 컸다는 핑계를 또 한 번 내세운다.
그 날 밤, 뭉태에게서 내가 주인의 세 번째 데릴사윗감이며, 재작년 가을에 시집 간, 주인의 맏딸이 머슴 대신 데릴사위를 열 명이나 갈아치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 될 점순에게 병신이란 말을 들은 '나'는 일터로 나가다 말고 멍석 위에 드러눕는다. 이를 본 장인은 징역을 보내겠다고 겁을 주지만, 징역 가는 것이 병신이란 말을 듣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 '나'는 그저 말대꾸만 한다.
화가 난 장인은 지게 막대기로 '나'의 손과 발을 마구 때린다. 점순이가 보고 있음을 의식한 '나'는 장인의 수염을 잡아챘다. 바짝 약이 오른 장인이 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고 내가 거진 까무러치자 장인은 나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고 내가 거진 까무러치자 장인은 나의 바짓가랑이를 놓아주었다. 내가 엉금엉금 기어가서 다시 장인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자 장인은 점순을 불렀고, 내게 달려 들어 귀를 잡아당기며 우는 점순이를 보면서, '나'는 그녀의 알 수 없는 태도에 넋을 잃는다. <조광(1935)>
핵심 정리
- 배경 : 시간(1930년대). 공간(강원도 산골)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 : 해학적- 황소같은 우직한 주인공의 행동→인물의 희화화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말투→ 문체의 열등화
주제 : 의뭉스런 주인과 우직하고 천진스런 머슴 사이의 해학적 갈등상과 그 해결
등장 인물
-장인 (봉필 = 욕필이;욕을 잘해서):혼인을 핑계로 '나'를 일만 시키는 의뭉한 인간.
- 나(26세) : 작중화자. 우직,순박한 데릴사위인 머슴. 혼인 말 믿고 3년 7개월을 무일푼 머슴살이 함.
- 점순이(16세) : 키작으나 야무지고 당돌한 성격. 나의 배후에서 조롱. 장인과 싸울 때 장인 편을 든다.
- 뭉태 : '나'의 행동을 충동질 부채질함
이해와 감상
<봄봄>은 김유정의 다른 소설과 마찬가지로 희극적 인물상과 함께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갈등 양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935년 [조광] 12월호에 발표된 김유정의 <봄봄>은 혼인을 핑계로 일만 시키는 장인과, 그런 장인에게 반발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이용당하는 순박하고 어수룩한 머슴 '나'의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린 단편으로서, 농촌을 배경으로 한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이 개성적이면서도 구수하고 토속적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김유정 소설의 특징은 향토성, 해학성, 풍자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향토성은 있는 그대로의 농촌을 그림으로써 나타나고, 해학성은 슬픔과 연민을 함께 느끼는 유머로써 우리 문학의 전통적인 흐름을 이어받은 것이며, 풍자성은 1930년대 식민지 농촌 사회의 무지와 궁핍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김유정은 이 작품에서 해학적 분위기와 개성적인 인물을 부각시키는 데에 그의 독특한 문체를 이용한다. 김유정 소설의 장점은 토착적인 속어, 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말투로 작중 인물을 해학적으로 그리는 데에 있다. 특히, 이 작품의 해학미는 이러한 토속적인 삶의 모습을 토착적인 언어를 통하여 리얼하게 그리는 것과 더불어, 시점과 인물들의 개성적인 성격 형성에도 기여한다. 게다가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친근감 있게 표현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이용하여 '나'의 우직하고 순박한 성품과 행동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여기게 대조적 인물로서 등장하는 장인과의 갈등이 희극적으로 과장되어 작품 전반에 웃음이 넘치게 한다. 딸의 키를 핑계로 혼례를 미루고 일만 시키는 장인의 술수, 아버지의 행동에 반발하여 '나'를 충동질하는 점순이의 당돌함, 장인의 술수에 대항하나 번번이 당하기만 하는 '나'의 우직함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희극적 상황은 확장된다. 결국 <봄봄>은 '나'로 대표되는 우직한 인물의 희화화(戱畵化)와 잘 다듬어지지 않은 문체의 열등화(劣等化)가 어우러져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희극적, 해학적으로 이끌면서 사건 전개가 유기적으로 잘 짜여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