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49) 시에 쉽게 접근하는 요령 – ④ 시의 길이는 20~30행 정도가 적당하다/ 시인 김영남
시에 쉽게 접근하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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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시의 길이는 20~30행 정도가 적당하다
초보 시절에 시의 퇴고와 관련하여 고민하는 것이 연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시의 길이는 어느 정도를 할 것인가? 입니다. 여기에는 내용에 따라 전개하는 형식에 따라 각각 다르겠지만 행갈이를 정상적으로 한다고 할 때 시의 길이는 대체적으로 20~30행 정도를 목표로 하고, 시의 연은 의미가 달라지는 부분에서 연을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가 시를 읽을 때 통상적으로 20~30행이 넘어 시가 길어지면 우선 시각적으로 질리게 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시를 읽고 싶은 마음이 달아나게 됩니다. 시가 길어질 땐 길어지는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선 그 시가 아주 재미있거나, 아니면 호흡이 길어도 독자들이 지루함을 못 느끼도록 하는 특별한 기교와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이젠 독자들도 영리해서 별로 의미 없고 독특한 내용도 없이 작가만의 생각으로 길게 쓴 시는 두 번 다시 읽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시가 어느 문학 분야보다도 언어의 함축성과 경제성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걸 생각하기 바랍니다. 그러나 요즘 시 잡지에 발표되는 시들은 내가 말하는 내용과 너무나 다르다는 걸 느낄 겁니다. 좋은 시란 적당한 길이에 음악성과 함축성을 겸비하고 선명한 이미지의 시가 좋은 시입니다. 따라서 초보 시절에는 상상은 끝없이 해놓고 나중에 작품을 다듬어 퇴고할 때 이 정도의 길이로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연을 나눌 때에는 대체적으로 의미가 달라질 때 나누게 됩니다. 그러니까 상상의 내용이 건너뛸 때에 변칙도 있습니다만 습작 시절에는 여하튼 기본에 충실히 하는 게 발전이 빠릅니다. 그리고 1, 2, 3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내용이 거의 연작 시 수준이거나, 연을 구분하기에는 보폭이 너무 클 때 통상 사용하는 것으로 습작 시절에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 ‘유쾌한 시학 강의(강은교, 이승하 외, 아인북스, 2015)’에서 옮겨 적음. (2020.09.06.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49) 시에 쉽게 접근하는 요령 – ④ 시의 길이는 20~30행 정도가 적당하다/ 시인 김영남|작성자 화룡이의 행복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