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섬 참맛♧
[광복식당]
철마광장 사거리 사알짝 내린 곳엔
산너매 화살머리서 살았다는 누님
옥주골 두대통 숨겨놨던 산해진밀
상다리 휘도록 수북수북 올려놓고
고향 사람 반가워 낯빛 붉어지더라!
메밀묵처럼 익은 새콤달콤한 파지
저수장 게들논 못밥 향수 자극하고
도구통 풋고추 마늘 넣고 찧은 기젖
장독 벌려 손가락 찍던 추억 스치며
바닷가 독 새다구 경주하던 쫄장기
껍데기 토옥톡 터져 혓바닥 죽이고
진주 같은 갯벌 유영하던 깡다리전
폭신한 기운 입안 가득 스미는구나!
오대양 신천지 활보하던 갯장어는
시레기 이파리 진한 국물 토해내고
포동포동한 하이얀 속살 자랑하여
천리길 날아온 벗 입맛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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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중학교 30회 고향 탐방 이틀째 되는 날이다. 우리는 운림신방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읍내 있는 광복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산너매 살멀이 친정이라는 주인은 고향 동생들의 방문을 설레는 마음으로 맞
았는지 낯빛이 볼그레져 있었다.
우리가 방으로 들어가자 진도 토속음식인 절구통에 넣고 팧은 게젖 간장으로
살짝 버물려 익은 쫄 장게 모내기철 향수 자극하는 파지 솔지 무우김치와 황
석어를 진도에선 깡다리라고 하는데 이것을 붙임가루 뭍혀 지진 전이 나왔다.
그리고 오늘의 주메뉴인 시레기를 넣고 푸욱 고은 갯장어탕이 상에서 모락모
락 김을 내고 코끝을 자극했다.
식사가 시작되자 이것 저것 시식하던 중 그 풍미에 경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아득한 시절 모내기할 때 '어요로 상사디 여~~'월강평야 곳곳에서 노랫가
락과 더불어 못밥 먹던 음식맛 그대로였다.
특히 노오란 파지가 너무 맛있어 3번 가져왔으며 시레기를 넣어 끓인 갯장어
탕은 둘이 먹다 셋이 죽어도 모를 정도였다. 우리는 이 음식맛에 취해 모두 쌀
밥 2공기씩 비우고 일어났다.
많은 지인들이 진도를 여행하고 전반적으로 만족했만 음식맛이 별로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는 이제 옥주골의 참맛을 느끼려면 광복식당에 가보라
고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이번 탐방 가운데 보배섬의 진정한 맛을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 아니었
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