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안보 온천
이렇게 춥고 눈이 오는 날은
인근의 온천에 가서
53도 온천물에 몸을 풀어 놓는다
이런 곳에 사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수안보 온천과 월악산의 위용
구비구비 흐르는 충추호가 일품이다
어디 그뿐인가
점심 먹고 심심하면 문경새재길을
걷거나 괴산의 산막이길로 달려간다.
그
러
나
아무리 절경속에 살아도 직접 접하고
느끼면서 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겠지만 ㆍ
흐물흐물 ᆢ
녹작지근하게 굳었던 몸이 풀리면
사람이 물이 되고 영혼은 말똥해진다ㆍ
겨울철 건조해진 피부에 온천욕은 최고다
특히 수안보 온천수는 전국에 내놓라 하는 온양온천이나 부강온천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다
수안보를 품에 안고 있는 산,
조산을 올랐다ㆍ눈쌓인 길을 푹푹 빠지며 걸기를 30여분, 정상이다 읍내가 한눈에 보인다ㆍ
온천읍, 우리아들과 관계 있는서울시 연수원, 수안보 성당이 멋스럽다ㆍ
가끔씩 또 때때로 왔지만, 산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ㆍ
한전연수원의 가파른 뒷길을 헉헉거리며 오르고, 전망대와 아기자기한 내림길이 다체롭다ㆍ
토끼와 거북이 🐢
메뚜기와 개미🐜
🐞무당벌레와 🕷 거미
사마귀와 매미
그리고 사슴벌레가 정말 사실처럼
눈속에서 '안녕'하고 인사한다ㆍ
둘레길 따라 리얼하게 만들어 놓은
조형물이 반갑고 정겹다ㆍ
아들형제를 키우며 산과 들 강을
참 많이도 쏘다니며 만났던 친근한
동물들이다ㆍ시인 백석이 쓴 시의
배경속 같다ㆍ
윤동주와 '별을 헤는 언덕'에는
공개되지 않은 동시가 수줍게 우리를
맞이한다ㆍ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설레인다ㆍ말간 그의 얼굴 만큼이나
쓰여있는 시가 동심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ㆍ
아주 오랜만의 하얀겨울이다
발목까지 눈속에 푹푹 빠지며
걷다가도 하늘을 우러르면 맑고
푸른 얼굴이 보인다ㆍ
온천 53도♨️ 에
두 시간이나 실컷 놀다 나오니
허기가 진다ㆍ첫 번째로 온천물이
직수되는 낙천탕은 늘 사람이 많은데
주말이어서 그런지 더많다ㆍ
온탕에서 묵주기도 5단, 시간으로는
30분이겠다ㆍ습식, 건식을 오가며
실컷 놀았다ㆍ
그 옛날, 아이들을 키우며 온천을
수시로 다녔는데, 그 날은 나는 자유부인이 되어 신나게 놀며 아들 형제와 남탕으로 들어간 남편은 얼굴이 벌개져서 나오곤 했었는데, 온천장 로비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은, 두 시간 후였다ㆍ
2시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ㆍ
오늘 그이는 20분이나 늦게 나왔다
아들 형제를 씻기고 나올 때 보다
더 늦다니!
탄금호를 바라보며 먹은
싱싱한 조개와 동죽이 잔뜩 든
시원한 해물칼국수는 일품이었다ㆍ
2022.12.17 토요일
첫댓글 사진을 정리했다. 카메라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아이들을 찍었던 현상된 사진은 큰애가 중학교 들어가면서가 끝이고
그 다음부터는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핸드폰이다.
그런데, 필름을 쓰는 카메라가 더없이 정겹고 좋았다.
오랜만에 10년 20년으로 돌아가 보니, 그립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얼굴은 젊고 창창하고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