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차가 애플카를 만든다는 게 그렇게 큰 소식일까?
최근보면 현기차가 애플카를 만든다는 소식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고 폭락하는 일들이 자꾸 벌어진다.
하지만 애플카 때문에 현기차 주가가 올라간다면 그건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도 사람들은 전기차를 너무 우습게 생각하고 있다.
오늘은 이것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자. 첫번째 문제는 애플카가 나온다고 해도 그건 먼 미래라는 것이다.
즉 실제로 차를 만들어서 그걸 팔고 매출이 되는 것이 보려면 아주 많이 기다려야 한다.
테슬라가 첫번째 차인 로드스터를 내놓은 것이 2008년이고 두번째 차인 모델 S를 내놓은 것이 2012년이다.
테슬라는 모델 S로 그해의 베스트카를 차지하고도 모델 3를 만들 때는 회사가 망하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힘들었다.
말하자면 애플에서 이것이 첫번째 애플카라면서 차를 지금 당장 내놓는다고 해도 그 애플카가 대량 생산 되어 팔릴 정도가 되려면 그게 3년이 걸릴지 7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자동차는 핸드폰이 아니다. 뒤따라가는 사람이 시간 단축을 한다고 해도 공장도 지어야 하고 그렇게 뚝딱 대량 생산할 수 없다.
그때까지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현기차 가치가 유지된다면 그건 현기차가 잘나서지 애플카 이슈 하나로 그 오랜 시간 주가가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결국 애플카 이슈로 급등한 가치는 뉴스가 드믄 드문 나오기 시작하면 단기적으로는 떨어질 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사람들이 흥분하는 것에 비해 애플이 전기 차 제작에서 무슨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애플이 돈이 많다는 것에 너무 현혹되어 사람들은 애플이 어떤 회사인지 잊고 있다.
애플은 본래 컴퓨터 회사였고 스마트폰 제작도 이제는 외주를 주고 있는 회사다.
스마트폰은 본래 휴대용 컴퓨터이므로 애플이 강점을 가질 수 있지만 애플이 세탁기를 만들고 청소기를 만들고 항공기를 만들어도 잘 만들까? 현기차가 애플과 손을 잡으면 홍보에는 도움되고 자본도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정말 좋은 차를 만드는데 있어서 애플이 도움줄 수 있는게 얼마나 될까?
분명히 현기차가 생각하는 애플의 기여와 애플이 요구하는 이익의 배분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애플이 테슬라처럼 자율 주행 데이터가 엄청난 것도 아니고 현기차 입장에서 노력하면 우리도 애플만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안 들리가 없다.
기껏해야 우리보다 조금 좋을거다 정도일 텐데 애플이 애플카의 이익을 다 가져가 버리겠다고 하면 현기차가 그걸 수락할 리가 없다.
애플은 높은 수익률에 중독되어 있고 거래에 거만한 자세를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현기차와 협업하는 카누도 원래는 애플과 협상했지만 협상이 결렬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거만한 애플이 현기차에 와서는 매달릴 것 같지 않다.
조건은 별로 좋지 않을 것이고 현기차는 하청업체 취급받을 것이며 애플은 사실 뭘 줄 수 있는지 애매할 것이다. 세번째이지만 결코 마지막이 아닐 큰 문제는 누가 만들던 누가 애플카를 만든다고 해도 그 차가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대중화시키는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의 전기차를 우습게 봤다.
그들은 말하기를 폭스바겐이나 벤츠같은 곳이 안 만들어서 그렇지 만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테슬라를 잠식해 버릴 거라고 했다. 역사는 전혀 그게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테슬라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것은 한가지 이유다. 시장에 테슬라 자동차의 적수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그런 차를 다른 메이커는 못만든다. 테슬라 모델 S만 봐도 나온지가 8년이 넘었다.
그런데 어느 자동차가 인터넷 업데이트를 하는 OTA 기능을 가지고 파는가?
이번에 나온다는 아이오닉 5도 그런 차가 아니다. 자율운전은 핵심이 데이터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수십만 대를 팔아서 데이터를 모았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가 언제 테슬라를 쫒아갈까? 테슬라가 예고한 세미트럭이나 사이버트럭은 어떤가. 혁신의 속도는 오히려 테슬라가 더 빠른 것 같다. 거리가 줄기는 커녕 점점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테슬라는 망할 수도 있었고 앞으로도 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델 3나 모델 y를 양산하는 회사가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
이렇게 되면 어쩌면 더 위험한 것은 현기차나 폭스바겐같은 기존 자동차 회사다.
테슬라는 시험을 통과했지만 이런 기존 자동차 회사는 시험을 남겨두고 있다.
그 시험이란 그 회사들이 전기차 회사로 변신하는 과정중에 안망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든지 있다. 노조문제도 있고, 기존의 공장들 처분문제도 있다. 기존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제살 깍아 먹기가 되어 위기는 극대화 될 것이고 그 상황을 넘겨야 그 회사들도 살아남을 것이다.
지금 상황은 이런 차에서 저런 차로 넘어가는 상황이 아니고 마차산업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로 바뀌는 상황이다.
누가 마차 만들던 회사가 자동차 회사로 꼭 살아남는다고 자신하는가. 이건 과장이 아니다.
사실 자동차의 동력 기관은 엔진인데 전기차는 모터다. 자동차 회사가 모터 생산에 무슨 기술이 있는가.
소프트웨어 개발? 내부에 들어갈 전자 장비? 자동차 회사가 확실한 경험이 없는 분야는 너무 많고 그 이외에도 처분해야 할 숙제는 잔뜩 쌓여 있다.
이런데도 현기차와 애플이 손잡기로 결정하고 애플카를 몇년 후에 내놓으면 그게 단숨에 테슬라를 쫒아가고 엄청난 매출을 낼 거라는 기대는 너무 과도하다. 테슬라의 약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노력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모든 걸 테슬라가 다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 스스로 인정하듯이 테슬라는 엄청난 양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스스로 배터리를 만들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과연 뭐든지 그렇게 쉽게 될까? 지금 세계가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빠져 있는데 그럼 테슬라가 반도체도 스스로 만들까?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반도체가 열배나 필요하다는 데 말이다. 또 하나는 전기차는 워낙 빨리 발전하는 분야라서 테슬라가 가고 있는 방향이 무조건 미래 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 자동차 이야기할 때 제로백 이야기 많이 하고 달리는 거리 이야기 많이 하는데 그런 분야의 성능 우위는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할 것이다.
모터와 배터리가 발전하면 금방 성능이 향상 될 테고 어느 지점에 이르르면 더 빨라지고 더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내연기관 자동차 선전할 때도 슈퍼카 말고는 저런 성능 이야기 안 한다.
그러면 싸움은 전혀 다른 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 그때 쯤 이면 테슬라도 가진 것 없이 혁신하는 회사가 아니라 혁신 하려면 자기를 버려야 하는 입장에 설지 모른다.
언젠가는 테슬라도 지금은 사라진 야후처럼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때는 멀어 보인다.
옮겨온 글.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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