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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개(무세)가 산책을 하며, 함께 걷는 무세가 좋은 이유를 아이의 시선으로 토로하는 내용의 그림책이다. 책의 첫 장면이 ‘나는 무세가 좋아요’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그래서 “무세랑 놀아도 돼요?”라는 질문에 대한 허락의 답변으로 아이는 무세와 함께 산책을 하게 된다. 아마 항상 자신과 놀아주는 아이를 무세도 무척 잘 따르는 듯, 산책을 하는 동안 서로를 배려하며 ‘느릿느릿’ 걷고 기둥이나 울타리를 만나면 잠시 멈춰서 ‘한참 동안 냄새’를 맡는 무세의 모습이 이어진다.
아이가 무세를 보고 ‘꼬맹이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이는 무세가 ‘나이가 많고 뚱뚱’하다고 표현한다. ‘귀는 팬캐이크처럼 얇고’, 함께 ‘걸을 때는 꼬리를 흔들’기도 하며 자신을 좋아하는 무세의 모습에 만족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는 그 행동 하나하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며, 독자들에게 무세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강조하고 있다. 공원에서 목줄을 풀고 놀 수 있기에 행복하고, 아아의 도시락인 샌드위치를 무세에게 내어주면서도 불평하지 않을 정도이다.
다시 길을 나서 바쁘게 앞서가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아이와 무세는 ‘언제나 맨 뒤에서’ 걸으면서 ‘한 발짝 가고 한 번 쉬고’ 하면서 산책을 즐기는 것이다. 때로는 바람이 불어 걷기 힘들 때도 있지만, 아이와 무세는 바람이 잠잠해질 때까지 쉬었다가 다시 산책을 즐기곤 한다. 둘은 ‘언제나 우리가 걷는 그 속도로’ 산책을 즐기며 서로 교감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산책을 마치면 무세는 주인인 아주머니의 손에 넘겨지고, 아이는 아쉬움에 ‘무세가 내 개라면 정말 좋을 거’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아마도 아이와 무세의 교감과 우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무세를 제외한 다른 개들도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아이의 집에서는 동물을 키울 수 없는 형편일 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좋아하는 무세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걷는 사이>가 된 것에 만족하고, 헤어질 때는 아쉬움을 간절하게 토로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정이 든 무세와 교감을 나누는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내용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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