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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쉽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는 요즘에는, 교사라는 직업이 사람들에게 안정적이기에 선호되는 직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사범대학은 입시생들에게 선호되는 학과로 인식되고 있으며,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해마다 임용시험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예비 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금년의 임용시험을 치른 수험생들 가운데 1차 합격자가 발표되었다. 다행이 그 명단에 오른 이들은 다시 최종 합격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2차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임용시험이라는 그 힘든 과정을 통과해서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교육 현장의 다양한 갈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곤 한다. 수업보다는 갖가지 행정 처리로 인해 소모되는 시간과 열정, 학생들 사이의 다툼으로 인해 중간에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 교장이나 교감 등 관리자들의 부당한 일 처리, 그리고 동료 교사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어려움 등등.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그저 학생들과 더불어 즐겁게 생활하면서 수업이나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교사로서의 본질적인 역할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 현실은 그러한 푸념이 낭만적으로 여겨질 정도로,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임용 초기의 열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고, 때로는 이직을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교사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특히 모든 것이 대학입시로 귀결되는 학교와 학부모들의 지나친 관심이 교사의 자율적인 교육 방법까지 간섭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다. 이 책은 이러한 교육 현실에서 현장 교사들이 겪는 갈등 상황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된 것이다.
일단 '대화로 푸는 교사 갈등'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그 주제를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전체 목차는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1부는 '갈등과 불만 표현'이라는 제목으로 주로 갈등에 관한 이론적인 논의를 펼치고 있다. 갈등의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그것을 풀기 위해서 왜 대화가 필요한지 등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지나치게 원론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공감대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의 기획 의도는 2부에 있다고 할 것인데, 구체적인 '갈등 사례와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교사를 중심에 두고, 그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들과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각각의 항목들은 '교사와 학생 갈등', '교사와 학부모 갈등', '교사와 관리자 갈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사와 교사 갈등'으로 설정하여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들에 모두 10개의 상황이 설정되어 있으며, 그것은 현장 교사들의 경험을 통해 내용을 재구성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갈등 상황들의 말미에는, 갈등 당사자들의 '마음의 소리'와 '이런 대화 어때요?'라는 제목으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해결책으로 제시된 내용들이 다소 추상적이고 원론적으로 보이지만, 당사자들 사이의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첫 걸음으로서의 의미는 지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교육 현장에서 누군가와의 갈등을 겪었던 경험이 있었다면, 이 책의 내용들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무엇보다도 '나'의 입장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를 향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갈등의 원인은 주로 상호간의 어긋난 감정으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며, 그래서 더욱 상대방과의 진솔한 대화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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