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구수영/시인
디카시_조문정/시인
병원 24시
면회가 금지된 병동 환자들
아픈 사연은 각자 다르지만
걱정도 아픔도 함께하면
친구가 되고 식구가 된다
나눔은 좋은 약이다
_조문정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기고 돕는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유래다.
오나라의 태자 협려는 왕위에 있는 사촌 오왕을 죽이고 왕이 되었다.
이때 오왕을 죽인 자객을 천거한 사람이 오자서인데 오자서가
협려를 도운 이유는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초나라의 대신이었던 아버지가 모함으로 죽게 되자 오자서는
오나라 협려가 왕위에 오르면 그의 힘을 빌려 복수를 하려 했던 것이다.
이 무렵 백비라는 사람도 초나라에서 망명을 하는데
오자서는 그를 천거하여 벼슬에 오르게 한다.
백비의 아버지도 초나라에서 모함으로 죽었다.
이때 오나라 대부 피리는 백비의 상이 살인할 관상이라며 걱정했는데
이때 오자서가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은 서로 가엾게 여기고 서로 구한다네”라고 했다.
병원의 병동은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치료를 받는 곳이다.
좁은 침대에 누우면 몸도 마음도 불안하고 서럽기만 하다.
면회도 금지된 병동, 같은 병실 사람끼리는 시간이 지나며
걱정도 아픔도 함께 나누는 사이가 된다. 그러면서 아픔의 무게를 줄여나간다.
건조하고 강한 광선을 양식으로 삼는 다육식물들은 습기와 그늘이 독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겨울과 여름은 다육식물에게는 고통의 계절이다.
겨울을 나며 무르거나 웃자란 다육이가 햇빛 아래 나왔다.
마치 병동의 환자처럼 모여 치료받고 다시 탱글탱글해질 것이다.
디카시는 멋진 풍경, 멋진 찰나만 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일기를 쓰듯 일상을 기록하는 디카시로 ‘병원 24시’가 말해주고 있다.
B.C 500여 년 전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오늘까지 사용되고 있듯
디카시도 끊임없이 성장하는 문학 장르가 되기를 희망하며.
조문정 시인 이력
* 계간 <시와편견> 2021년 여름호 등단
* 시집 ‘시인의 국밥집’ 상재
*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 등 7권 공저
* 진주 천전시장에서 '조문정 국수집' 운영
구수영 시인 이력
* 2018년 계간 ‘시와편견’에 신달자 시인 추천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 동인지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외 다수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운영위원
* 시편 작가회 회원
* 제1회‘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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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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