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추위를 묘사할 때 흔히 “살갗을 에이는 차가운 바람에 몸을 떨었다”처럼 ‘에이는’이란 표현을 쓴다. ‘에이는’의 기본형인 ‘에이다’는 ‘에다’의 피동사다. ‘에다’는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란 뜻이며 ‘칼로 도려내듯 가슴을 아프게 하다’란 뜻으로도 쓸 수 있다. ‘에이다’는 피동이므로 ‘베이다’란 의미가 된다.
위 예문 ‘살갗을 에이는 차가운 바람…’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살갗을 베다’란 의미가 되어야 하므로 ‘살갗을 에는’이라고 써야 한다. ‘베다’와 ‘베이다’를 넣어 비교해 보면 ‘살갗을 베이는 차가운 바람’보다는 ‘살갗을 베는 차가운 바람’이 적절함을 알 수 있다. “채찍 같은 바람에 볼이 에이는 듯했다”는 ‘에이다’를 바르게 쓴 사례다.
김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