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음악의 아버지, 음악의 어머니를 암기하는 것으로 클래식 공부는 끝났다 생각하기 쉽지만, 클래식은 도처에서 힘을 발휘한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테마 음악으로, 멋드러진 레스토랑의 배경 음악으로, 그리고 모처럼 나선 해외 여행지에서도 클래식을 알고 얻는 정보값은 크다.
〈알고 보면 흥미로운 클래식 잡학사전〉(해더일)이라는 타이틀처럼 클래식에 해박한 정은주 작가의 스토리는 음악가 사적인 삶부터 창작 당시의 사회상, 사후 현재 미치는 영향력까지 다채롭게 넘나든다. 베토벤하면 보통 청각 장애를 딛고 불굴의 의지로 창작력을 발휘한 인간 승리를 떠올리지만, 정 작가는 “자신의 음악적 사업을 위해 언제나 현명한 계산을 했던 사람”이라며 ‘재테크의 달인이었음을 주목한다. 1816년 당시 출판업자의 회사에 투자하고 3년 뒤 수익과 이자를 챙겨 오스트리아 국립은행이 처음 발행한 주식 8주를 구매한 투자 감각은 지금 봐도 놀랐다. 물론 평소 돈이 없다고 우는 소리를 했다는 일화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나를 위한 예술 교양 레벨 업’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가들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비하인드스토리부터 세계사 속 음악사, 알아두면 의미 있는 클래식 음악가들, 영화 마니아를 위한 클래식 시네마 등으로 알차게 구성됐다.
클래식이 낯선 ‘요즘’ 사람들을 위해 인스타그램의 메인 화면을 빌려온 디자인부터 챗GPT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물어본 문답 구성 등도 재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