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니와 빌리의 빨간 풍선>
김남진 글, 그림 / 사계절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그림이 마음에 드는 책. 주인공 빌리가 여러 마을을 거쳐 가는 동안 보이는 다양한 화풍과 색채가 멋지다.
보기 드물게도 책이 상철되어 있는데 만약에 보통 책들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형식이었으면 또 어땠을까 싶다. 책이 위에서 묶여 있어서 페이지를 아래에서 위로 넘기게 되는데, 이 덕분에 작중 중요하게 등장하는 풍선의 느낌이 더욱 살아나는 것 같다. 멋진 발상이다.
스토리 면에서도 그리 험난한 데 없이 환상적인 모험을 펼치는 소년의 모습을 그린다. 빌리는 삼촌 레니를 찾아서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데, 만약에 삼촌이 선한 인물이 아니라 온 사방에 깽판을 치면서 여행을 했다면 아마 이야기가 많이 다른 결말을 맞이했을 것이다. 세상 어느 곳이든지 먼저 왔다 간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우리가 받는 대우가 달라진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ㅋㅋㅋ 만약 레니가 인어족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았다거나 바다에 쓰레기를 마구 버려서 인어족의 집을 더럽혔다거나, 파티족들의 파티를 마구 망쳐 놨다거나 했으면 빌리는 아마도 삼촌과 떨어져서 바다에 표류하자마자 끔찍한 결말을 맞이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레니는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게 모두 친절하게 대했고,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고 여행도 처음 떠나 보는 꼬마 소년 빌리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별 것 아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신기한 마을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모험한다는 점에서는 <푸른곰 선장의 13과 1/2의 삶>이 생각나기도 한다. 어린이가 삶을 헤쳐나가는 데 있어 어른이 어떤 발자취를 남기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성장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멋진 그림과 발상이 참 마음에 든다!!
첫댓글 내내 표지만 봤는데 얼른 읽어보고 싶어요.
표지가 흥미로운 그림책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