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0년부터 성애병원 재활의학과장을 맡고 있다. 2001년 첫 마라톤 완주 이후 풀코스를 8회 완주했으며, 최고기록은 3시간46분이다.
부상에 대한 연재를 시작한 지 벌써 10개월째다. 마지막 회는 발톱이나 발바닥 등에 생기는 잔 부상에 대한 소개다. 작은 부상들도 소홀히 해서 방치하면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쪼록 모든 달림이들이 부상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달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물집 물집은 피부가 마찰에 의해 표피와 진피 부위가 분리되며 그 안에 맑은 물이 고이는 현상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다. 그 다음으로는 발의 땀이 적절히 증발하지 못해 발이 축축하게 되어 마찰이 늘어나면서 생기게 된다. 비를 맞으며 달릴 경우 빗물로 인해 젖은 발에 마찰이 증가해서 물집이 생기게 된다. 일단 생긴 물집은 소독된 바늘로 터뜨려 물만 흘려버리고 표피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감염이 되지 않게 항생제를 발라주는 것도 필요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표피가 벗겨졌다면 습윤성 부착물(듀오덤 등 여러 회사에서 나오는 제품이 있음)로 덮어주는 것이 안전하다. 발에 잘 맞는 신발만 착용하고 달린다면 물집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땀 배출이 잘 되는 양말을 신는 것도 필요하다. 무슨 신을 신어도 유별나게 한 곳에서만 물집이 잡힌다면 그 부위에 미리 바셀린 등을 바르고 달리는 것도 방법이고, 미리 습윤성 부착물을 붙이고 달려도 효과적이다.
굳은살 과도한 압력을 받는 부위의 피부가 두꺼워지는 현상이다. 대개 발에 잘 맞지 않는 신을 오래 신고 달리거나, 해부학적 이상이 있거나, 달리는 생역학이 좋지 않은 경우에 잘 생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과도한 굳은살은 달리기 자세를 바꾸게 하여 여러 부위의 부상을 초래한다. 제일 흔한 부위는 발바닥의 종족골 두부위이다. 굳은 살을 제거해도 그 자리에 또 생긴다.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찾는 것이 가장 필요한 조치이며, 발바닥에 대는 패딩이나 안창을 따로 제작해야 할 경우도 있다.
티눈 원뿔 모양의 피부 조직이 살을 파고드는 것이 티눈이다. 원뿔의 뿔 부분이 살을 파고들며, 가운데를 누르거나 옆에서 눌러 주어도 엄청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발의 뼈가 튀어나온 곳 주위의 피부나, 발가락 사이의 피부에 잘 발생한다. 발견하면 제거해 주는 것이 상책이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발에 잘 맞는 약간 여유 있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조갑하혈종 보통 ‘발톱이 까맣게 죽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발톱이 죽은 것이 아니고 발톱 아래 피하조직에 출혈이 생겨 멍든 것이다. 대개는 자기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고 달릴 때 생긴다. 자기 발보다 작은 신발을 착용하면 발끝이 지면과 충돌되며 잘 생긴다는 것이 정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기 발보다 더 큰 신발을 신어서 생기기도 한다. 필자도 첫 마라톤 후에 오른쪽 셋째와 넷째 발톱 모두 이런 현상이 발생했으며, 제대로 관리를 못 해 고름이 나와서 항생제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일단 생기면 그 정도에 따라 그냥 두기만 하는 것부터 발톱을 들어내고 혈종을 제거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필자처럼 고름까지 잡힌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젖꼭지 출혈
마라톤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땀에 젖은 옷과 젖꼭지의 마찰로 인해 젖꼭지의 피부가 쓸리며 피가 나는 수가 있다. 초보 시절에 흔히 겪는 부상이다. 바셀린을 미리 듬뿍 발라 주든지, 일회용 밴드를 붙이고 달린다.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도 달리기 전에 바셀린을 발라주면 피부가 쓸리는 것을 막아준다.
종아리 쥐 달리다가 종아리에 ‘쥐’가 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여름철에 수영하다가 쥐가 나듯, 달리다가도 종아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속칭 ‘쥐가 난다’고 표현한다. 종아리가 제일 흔하지만 대퇴사두근이나 햄스트링 등 다리의 모든 근육에서 쥐가 날 수 있다. 전해질의 이상, 탈수 등이 원인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최신 이론으로는 근력 특히 근지구력의 부족에서 온다는 것이 정설이다. 근육에는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하는 ‘근방추’라는 작은 기관이 있다. 근육이 피곤해서 그 긴장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근방추에서 과도한 신호를 보내서 근육의 긴장도를 유지시키게 되는데, 이 상태가 근육의 경련이다. 근본적으로는 꾸준히 근력, 특히 근지구력을 기르고 나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예방법이 된다. 일단 근육 경련이 왔다면 경련이 생긴 근육을 스트레칭해 주는 것이 해결책이다. 바늘로 근육을 찔러 피를 내는 방법은 감염의 위험만 높일 뿐 올바른 치료가 아니다. 제대로 스트레칭하면 ‘골지 근육기관(Golgi Tendon Organ)’의 작용으로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반사작용이 일어나서 경련은 일단 풀린다. 종아리 근육의 경우 무릎을 편 채로 발목을 몸쪽으로 당겨야 정확하게 스트레칭이 된다. 일단 경련에서 풀렸다 해도 바로 달리지 말고 걸어야 한다. 걷다가 좀 괜찮으면 다시 천천히 달려도 좋지만, 심한 경우 달리기만 하면 바로 다시 경련이 오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연습이 부족한 채 참가했던 한 마라톤 대회에서 30km 지점 이후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 종아리 근육이 양쪽으로 돌아가며 번갈아 쥐가 나서 고생한 일이 있다. 스트레칭으로 풀어주고 1km 걷고, 1km 달리기를 반복하다가 결승선이 200∼300m 앞에 들어왔을 때 다시 쥐가 나는 바람에 엉거주춤 뛰어서 완주한 경험이 있다. 그 다음 해에는 조금 더 철저히 연습하여 쥐 나는 일 없이 20분 정도 단축된 기록으로 완주했다.
옆구리 통증 운동하다가 옆구리가 아파본 경험은 달리기 초창기 때 누구나 있을 것이다.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옆구리가 당기는 증상이다. 보통은 오른쪽 옆구리가 아픈 경우가 더 많다. 호흡시 위아래로 움직이는 횡격막의 경련이 일어나서 생기는 현상이다. 초보자 시절에 많이 경험하게 된다. 달리는 동안은 호흡 횟수가 증가해서 온몸에 추가로 산소를 공급하게 되는데, 횡격막의 근력이 부족하여 빠른 호흡 동안 횡격막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다른 원인 하나는 식사 직후 달리기를 하면 일시적으로 위장에 혈류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달리기로 인해 다리 근육으로 혈류를 보내 주어야 한다. 이때 한창 소화를 하고 있던 위장에 혈류가 부족해지며 일시적 하혈성 장애로 통증이 오게 된다. 이때도 옆구리가 아픈 듯 느끼게 된다. 일단 달리기를 중단하든지, 속도를 낮추어 달리거나 걸으면 증상은 해소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심호흡을 하며 달리는 속도를 서서히 올려주면 된다. 종아리의 근육 경련과 마찬가지로 심호흡을 해서 횡격막을 아래로 움직여 주면 횡격막이 스트레칭되어 경련이 해소된다. 식사와 관련된 통증을 피하려면 식후 1∼2시간에 달리면 된다. 대개의 옆구리 통증은 달리기에 점차 적응되면 사라지게 마련이다. 단, 대회에서 물이나 간식을 허겁지겁 많이 먹고 바로 속도를 내어 달리면 다시 옆구리가 뻐근해지기도 한다. 급해도 소화가 잘 되게 간식은 꼭꼭 씹어 넘기는 것이 좋고, 간식 직후에는 속도를 조금 줄여서 심호흡을 하며 달리다가 서서히 속도를 올려준다.
혈뇨 혈뇨는 마라톤 완주자의 20% 정도, 울트라마라톤 주자의 50%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하나 실제 빈도는 그보다 적어 보인다. 달리는 동안 방광벽의 충돌에 의해 생기며, 방광에 소변이 차 있으면 충격이 완화되어 혈뇨의 빈도가 줄어든다. 대개는 완주 후 2∼3일 이내, 늦어도 1주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예방 및 치료법이 된다 |
첫댓글 물집이 자주 잡혀 고민 이였는데 그런 문제가 있었네요좋은 정보당
나한테는 다 해당 되는거네... 좋은 정보 감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