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4차로 고추를 따서 건조로에 넣어 놓고 오늘은 마냥 게으름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제는 고춧대를 베어야 할때 인것 같습니다
농사일량이 점점 줄어드니 운동량이 부족한지 살이 붙기 시작하는군요
그래서 달리기를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몇년전 하프마라톤에서의 경험담을 꺼내어 읽어보면서 그때의 느낌을 상기하다가
아래에 올려봅니다
.................
절반의 도전. ( 마라톤 하프코스 21.0975K 완주기 )
<프롤로그>
나는 왜 달리는가?
오르막만 있을줄 알았던 내 인생에서
이제는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나를 절실하고 허허롭게 만든다.
그 허전함이란...
그대로 두면 무언가 나쁜 것으로 채워질것같은 예감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면서 헐떡거리는 심장의 소리를 들으면서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 느낌이 좋다.
< D-60일>
금년 2월 초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면서 달리기에 입문하다 .
그동안 짧은거리를 달리면서 여러번의 부상을 경험하다
그리곤 달리는 것이 부진해지기 시작한다
그동안의 나태를 뿌리치고 스스로 다짐을 하기위해
10월 28일에 열리는 동아경주오픈 마라톤 대회에 하프코스를 신청하다
그리고 주간연습거리를 40K 이상 으로 목표를 삼다.
< D-40일>
연습이 순조롭다
주간연습거리가 50K를 넘으면서
한번 달리는 거리가 거의 20K에 육박한다.
완주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하다
체중은 계속 내려가면서 몸 상태는 최고이다
< D-30일>
우울한날들의 연속이다.
마음이 흔들리고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된다.
생각만 뻔하지 연습이 없는 날들이 계속되다.
평균 주간연습거리가 10K 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완주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엷어진다.
<10월 27일 토요일.. 저녁에...>
대회 하루 전날이다
참가를 계속 망설인다.
연습이 소홀하였고
개인적으로 계획하는 일로 장거리 운전이 잦아지면서 몸에 피로가 누적 되어있다
일주일 전부터 허리가 무척 아파온다
저녁에 집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비를 맞으며 뛰면서 몸상태를 점검해보다가
문득 달리기를 시작할때의 초심이 생각난다.
걷는한이 있더라도 완주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을 굳힌다.
울산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다
내일 날씨를 걱정하다
< D-day......2001년 10월 28일 ( 일요일 ) >
- 울산 그리고 경주 엑스포 광장
오전 6시에 일어나 간단히 샤워를 한후
의식을 치루듯이 엄숙한 마음으로 출발준비를 한다
배번을 붙이고 스피드칩을 신발끈에 묶고
몸 곳곳에 바셀린을 바른다
찜찜한 허리에는 파스를 붙이고 종아리,무릎에는 맨소래담을 바른다
가끔씩 잊지않고 물을 계속 마신다.
경주로 이동하는 내내 비가 뿌리며 기온이 제법 내려가 있다
만남의 장소인 보문단지앞 엑스포 광장에 도착해보니
일찍 도착한 달림이와 가족들로 붐빈다.
모두들 추위가 걱정 되는지 보온에 신경을 쓰고 있다.
런닝복장을 어떻게 채비할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보온에 신경을 쓰는 쪽으로 결정한다
런닝복 상의 안에 반팔 티를 겹쳐 입는다.
- 출발선상에 서서
설레임와 두려움이 교차해온다..
주자들이 나름대로 몸을 풀고있고 주변에는 가족들의 응원소리에 정신이 없다
브라스밴드의 팡파레 소리와 주자들의 환호소리는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나도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풀어본다.
- 출발 그리고 제1반환점 ( 9K )
사회자의 카운터 다운이 시작된다. 10 , 9 , ............... , 1 , 출발
하프코스의 출발이 시작된다
나도 함성을 지르면서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변에서 응원의 소리가 최고조에 이른다
"나는 할수 있다" .
"오로지 내페이스 대로만 달리겠다 "
두마디를 주문처럼 반복하여 중얼거리면서 자신에게 최면을 건다
힘차게 달려가는 주자들의 뒷모습와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다.
페이스를 늦추면서 뛰다가 점호를 취해본다
발목, 종아리, 허벅지,무릎 , 골반뼈, 허리 , 팔 , 어깨....
종아리와 허벅지가 묵직하다
걱정하였던 허리는 그런대로 괜찮다
일단은 나쁜상태는 아닌 것 같아서 안도한다.
약1K 직선주로를 달리니 감포-불국사 분기점이 나타나고
불국사로 향하니 무지막지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후반 체력저하를 염려하여 페이스를 늦추어 뛰니 양옆에서 앞질러가는 주자들 뿐이다
내페이스대로를 다시한번 중얼거린다.
오르막은 2K 이상 이어지면서 초반에 주자를 지치게 하기 쉽상이다.
드디어 시야가 탁트이면서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 내리막은 제1반환점인 9K 지점까지 계속되리라.
예상보다는 오르막을 수월하게 올라온 것 같아서 마음이 고무된다.
호흡도 편안하고 무겁던 발걸음도 제자리를 찿는다.
그러다보니 슬그머니 기록에 대한 욕심이 머리를 들기 시작한다.
페이스를 올리자는 측와 후반을 위해 페이스를 유지하자는 측이 서로 팽팽하게 맞선다.
연습이 부족했음을 감안하여 페이스를 유지하기로 한다.
이제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교통통제로 왕복 4차선 전부가 주자들에게 개방되어 있다.
차가 없는 도로를 마음껏 달려본다.
경주 특유의 고즈녁한 분위기에다가 늦가을의 정취, 비오는 날의 스산함이 어울리고
앞선 주자들이 수놓는 형형색색의 유니폼 색깔이 눈앞에서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런 풍경은 운전하면서 순간적으로 지나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달리는 자 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이다.
5K 지점을 27분에 통과하다.
초반3K의 오르막 길을 감안시 평소보다 조금 빠르다.
역시 분위기에 휩슬린 탓인 것 같다.
후반 체력 저하에 마음 쓰인다.
물공급은 생략하고 다음지점에서 급수받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저멀리 울산하늘에서 먹구름이 걷혀 가고 있다.
여기 경주도 조금만 있으면 비가 그칠것으로 예상이 된다.
옮기는 발걸음이 경쾌하고 기분이 고조되면서
얼굴을 때리는 빗물이 차갑지 않고 정겹게 느껴진다.
지금 상태라면 언제까지라도 달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멀리서 제1반환점이 보여오기 시작한다.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 살펴보니
선두주자들이 벌써 반환점을 돌고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면서
나와같은 후미주자들와 교차한다.
감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온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내마음까지 즐겁다.
나도 함성을 질러 그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제1 반환점을 54분에 통과하다.
고적대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자원봉사자들의 열렬한 응원소리에 힘을 얻는다
수고하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감사의 표시를 보내고 있는데
웬 꼬마가 튀어나와 하이파이브를 요청하여 서로 나눈다
반환점을 돌아보니 이제까지의 내리막이 오르막으로 둔갑한다.
이제부터 고난을 예고 하는 것 같다.
- 제1반환점( 9K ) - 코오롱 호텔앞 제2 반환점( 12K )
제1반환점에서 부터는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리가 조금씩 묵직해 오면서 비례하여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 진다.
제일 걱정한 허리는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완만한 오르막에서 제 2반환점인 코오롱 호텔로 향하는 주로는 약 1K정도인데
경사의 기울기를 급격하게 높힌다
다리에 부담이 느껴진다.
걷고싶다는 소리가 내부에서 처음으로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이때에 유혹에 넘어가면 실패할 확율이 높다.
무시하고 계속 달리고는 있으나 페이스는 떨어지고 있다.
제2 반환점을 1시간 15분대에 통과하다.
1K당 6분 페이스로 매우 느리다
연습부족임을 절감하다
역시 마라톤은 뿌린대로 거두는 정직한 운동이다.
-제2반환점 - 급수대 ( 15K )
제2반환점을 돌아서니 짧은 내리막 길을 만난다.
다시 호흡이 편안해져 오면서 처음으로 완주에 대한 자신이 서기 시작한다.
오른쪽을 보니 퍼블릭 코스에서 비오는데도 골프가 한창이다.
저기가 몇번째 홀이던가 기억을 더듬다가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정식으로 입문하기 전에 여기에서 리허설을 한적이 있다
그때의 긴장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작년 여름에는 새벽 첫시드를 배정받아서 한바퀴 돌고서 출근을 한적도 있었는데
벌써 까마득한 옛날일로 느껴진다.
이런 저런이유로 백을 처박아둔지 꽤 오래된다.
내리막이 끝나고 또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약 5K를 더 달려가야 내리막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질려 오기 시작한다
이제 겨우 13K를 달려왔을 뿐인데.
경주의 하프코스에서는 출발 1K 지점을 제외 하고는 평탄한 주로가 거의 없는것 같다
긴오르막 와 긴내리막의 연속이다 이것이 주자를 더지치게 만든다.
후반 체력 저하상태에서 만나는 오르막은 고행길의 연속이다.
체력이 많이 소진 된 것 같다.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저 발걸음만 옮겨 놓는다.
언제부턴가 고개를 숙여 땅만 쳐다보면서 하나 둘 헤아리고 있는 내모습을 발견한다
산행길이나 달리기 하면서 힘들때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버릇이다.
그저 그렇게 계속 뛰어간다.
옆으로 주자들이 나를 추월해 가고 있으며
간간히 걷고 있는 주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멀리서 15K 급수대가 보인다.
힘든 모습을 숨길려고 무표정으로 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응원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내모습이 힘들게 보였나보다.
나를 향해 힘내라는 응원을 집중적으로 보낸다.
고마운 일이다..
자세를 다시 가다듬고 스마일 얼굴을 하면서 15K 급수대에 도착하다.
15K에서 기록 계측을 깜박하다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15K 급수대 - 18K 오르막 끝지점
남은구간 달릴 에너지 보충을 위해서 염치불구하고 선자리에서
바나나 3쪽와 쵸코파이 1개 이온음료수 2잔을 순식간에 먹어 치운다.
그리고는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본다. 기분이 훨씬 나아진 것 같다
내리던 비가 조금씩 주춤해지고 간간히 햇살이 비쳐온다.
이제 3K만 더달리면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면서
한결 달리기가 수월해 질 것이다.
15K 급수지점에서 힘을 얻어서 기분만큼은 힘차게 출발하였지만
얼마가지 않아 페이스가 떨어진다
뛰는 시늉 만이지 걷는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걷지 않는다..
이제는 왼쪽 골반뼈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골반뼈는 달리기에서 나의 최대약점이다.
연습시 오른쪽에서 시작하여 왼쪽으로 옮겨 가면서 통증이 진행되어
결국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포기한 경험이 여러번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른쪽을 생략하고 바로 왼쪽부터 나타난다.
이고비를 넘겨야 한다
아프다는 생각을 잊을려고 좋은생각을 떠올리는데 잘되지 않는다.
노래를 불러 보기로 한다
우선 생각나는 노래가 설운도의 뽕짝 노래이다
학'창'시'절'에' 함'께' 추'었'던' .....
호흡이 거칠면서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저절로 스타캇토 행진곡 풍으로 불러진다.
2절까지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부르다..
2분 정도가 걸린 것 같고 거리로는 300m 쯤이다.
그기 어딘데 하는 생각을 한다.
또다른 노래를 생각한다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문득 부르고 싶은 노래가 떠오른다.
아마 중2 혹은 중3 때 교실에서 음악선생 ( 백철 선생님 ? ) 의 지휘로
이중창으로 불렀던 기억이 있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고 가사 역시 정확 하지 않지만 내가 기억하는대로 옮겨본다.
해저무는 봄날 산위에 올라서
천년 꿈이 어린 성터에 앉아서
서라벌의 옛터전 그리워 할 때
까마귀는 까아악 까깍 울며 갑니다.
노래의 분위기가 좋아서 여태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곡이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 온다. 그때 그시절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아! 돌아 갈수만 있다면 ...
그시절 생각나는 단상들이 머리속에 스쳐간다.
백양대
간장공장 냄새
기찻길 기차소리
교문앞 문방구 그리고 주인 아저씨 얼굴
학교앞 풀빵집 단팥죽
항상 깨진 야구부(?)
그리고... 그리고 ... 거친 호흡에 생각이 멈춘다.
성공이다
일단은 힘들고 골반이 아프다는 생각을 잠시나마 잊었다
오르막의 끝지점이 보여오기 시작한다.
제일 힘든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순간 희열감이 온다
- 18K지점 - 골인 ( 21.0975 K )
이제 부터는 골인 지점까지 오르막은 없다
초반 페이스를 늦추어 힘을 비축 하였으므로 속도를 내보자 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엉뚱한 답이 올라온다
몸에 비축된 힘이 없다고 한다.
많이 지쳐 있다. 생각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급한 경사의 내리막 길이라 중력에 몸을 실으면서 쿵쾅 거리면서 마구뛴다.
힘이 빠져서 제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하루가 지나면 무릎관절이 매우 아프리라는 생각을하면서도
그냥 그렇게 뛰어 내려올수 밖에 없다
내리막의 끝지점에서 보문- 감포의 분기점 3거리가 나타난다.
교통 통제로 차량이 밀려 서있다
교통순경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운전자들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주자들을 보는 운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눈이 마주칠적마다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낸다.
분기점을 통과하니 직선주로가 나타난다.
주변 인파가 갑자기 많아지기 시작한다.
주자들의 몸놀림과 발놀림이 생기가 돋아 나오는 것 같다.
나도 자세를 바로 세우고 얼굴을 들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미소를 머금고 뛰어간다.
속으로는 죽을지경인데....
골인지점이 멀리서 보인다
심장이 쿵쾅 거린다
그대로 달려가면 골인이다.
그런데 갑자기 주로가 우측 보문단지를 향하여 우회하는것으로 유도 되어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코스를 사전에 도상으로 충분히 숙지 하였다고 생각 하였는데 노친부분이다.
아마도 끝다리 1.0975 K 를 달리는 것 이리라.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버리면서 치밀하지못한 자신에게 화가 난다.
힘에 부치는 다리를 이끌고 분을 삭이면서 뛰는 것이 쉽지가 않다
더 이상 비는 오지 않는다
날씨는 개어있고 몹씨 덥다
온몸에서 땀이 범벅이고 입에서는 단내가 진동한다.
눈으로 땀이 들어갔는지 매우 따갑다.
연신 눈을 비비면서 뛴다.
앞쪽에서 함성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브라스밴드의 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주로가 점차 좁아지면서 골인지점으로 유도하고 있고
양옆으로는 응원나온사람과 이미 골인한사람들로 빽빽하게 도열되어 있다
후미 주자인 우리들에게 조금만 더 힘내라고
조금만 더 뛰면 된다고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다.
브라스밴드의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그래 다왔다
수고 하였구나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스스로에게 중얼거려본다.
드디어 골인지점으로 들어가는 빨간 트랙을 만난다.
한걸음 두걸음
마음만은 개선장군 처럼 챔피언의 얼굴을 하고
주변의 박수에 화답하면서 ...
양손을 높이 들면서 골인지점을 통과한다.
이순간만은 내가 이봉주이다.
삐삐하는 전자음이 내귀에 상쾌하게 들려온다.
시계를 흘깃보니 2시간 16분 38초를 나타낸다.
그리고는 절둑거리면서 한발자욱식 걷는다
왼쪽 골반뼈와 발목에 통증이 느껴진다.
너무 힘들게 달려서 그런가 벅찬감동은 없다
다만 해냈다는 안도감이 밀려온다.
완주에 자신이 없어서 가족들을 오지 못하게 하였는데 후회스럽다.
이순간 가족들의 격려와 고무가 아쉽다.
같이 참가한 동료 한명이 먼저들어와서 기다리다가 나를 발견하고서
악수와 포옹을 한다. 잠시 그대로 있으면서 완주의 기쁨을 서로 나눈다.
손이 떨려서 신발에 붙어있는 칩이 잘 풀어지지 않는다
동료가 풀어서 반납하고는 완주메달와 간식거리를 타서 내게 건네준다.
엑스포 광장에서 아무렇게나 퍼질고 앉아서 빵와 우유를 먹는다.
이것으로 내인생에서 하프코스 완주라는 자랑스런 기록을 남긴다.
다음날 동아마라톤 홈피에서 기록을 조회해 보다
공식기록 : 2시간 16분 25초
순위 ; 1905등
하프 참가자 ; 2757명
완주자 ; 2089명
<에필로그 >
열심히 달렸으나 기록이 저조하다
마지막 오르막에서 연습부족으로 기인한 지구력에 문제가 생겨
페이스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내심 2시간이내라는 기대를 해보았는데 다음을 기약한다
마라톤은 결국은 혼자서 하는 운동이다.
혼자하다보니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쉽지가 않다.
누가 뭐라 하지 않지만
마음은 자꾸 귀찮타고 오늘은 쉬자고
여기저기가 아프고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자신을 달래고 채찍질을 하기도 하고
타협하는 것이 공부가 된다.
세상사 힘이 부칠 때 달릴때의 고통을 생각해 본다
마라톤은 고통을 즐겨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라고 한다.
세상사 마라톤같이 고통을 즐기면서 살아가면 마음이 편해 질려나 ...
하프는 마라톤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있다.
인체 에너지 고갈이오는 사점 ( 또는 마라톤벽 이라고도한다 )이 약 35K 지점이라 한다
그지점을 극복하기전에 끝나는 것이 이유이다.
옳은 말이다.
풀코스와 비교하여 산술적으로는 절반이지만 난이도 측면에서는 비교가 안되리라.
내년 이맘때쯤이면 풀코스 42.195 에 도전할수 있을는지...
경험해보지 않은 거리의 무게가 벌써부터 나를 압박해온다.
< 끝 >
이크! 고수 출현 하셨군요 좁사 밑천이 드러난것 같아서리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고백하자면 지금은 달리기를 거의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풀코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달리는것이 즐거워 다시 시작 할려고 합니다 부디 백제 큰길 마라톤에서 즐달하시고 목표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또 새로운 출발선에서 달리는 원완주님! 저도 좋지요. 같이하면 경험도 많이 공유하고-. 염색방에서 함게 공부하기로 해요! 언제 같이 입학식을 해야겠네..^^
글 잘 읽었습니다. 전 오는 28일(일)에 공주에서 백제큰길 풀코스 도전합니다. 완주님처럼 마지막 3주동안 연습 부족 상태인데 완주 할 수 있을지...걱정입니다. 풀코스4:00:00 이 목표인디....(참고로 전 하프는 세번 경험한적 있슴다^^*)
이크! 고수 출현 하셨군요 좁사 밑천이 드러난것 같아서리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고백하자면 지금은 달리기를 거의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풀코스 까지는 아니더라도 달리는것이 즐거워 다시 시작 할려고 합니다 부디 백제 큰길 마라톤에서 즐달하시고 목표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