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마감날을 기다리며 : 금주 다섯달만의 변화들(3).-금주일지 157일(2023.2.17.)
금주를 선언하고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질문들을 받았다.
‘왜 술을 끊기로 하셨나요?’, ‘금주의 계기가 무엇인가요?’를 비롯하여
‘어디 아픈가요?’,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닙니까?’ 등등.
여기에 대답을 다시 정리해 둔다.
이미 술을 끊게 된 동기는 금주일지 1일째 “내가 나가 되기 위하여”라는 제목 속에 선명하게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내용 속에
1.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어떤 존재’라는 구절 앞에서 ‘나는 나 자신을 극복하기 위하여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나가 되기 위하여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 가운데 ‘술을 한번 끊어 보자’는 대답을 하하의 강의 중에 도발적으로 선언하게 되었다.
2. 지나친 음주에 대한 스스로의 경계심과 아내의 염려 그리고 애주가라는 주변의 인식들에 대한 부담, 과한 음주에 대한 스스로의 도전 등이 복합적, 다층적으로 작용하여 선언하게 되었다.
3.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후배 중 한 사람이 한 달쯤 전에 술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일부터 3년 동안 술을 끊겠다’고 페이스북에 선언한 것도 자극이 되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배경들이 있지만 위에 든 사유만으로도 금주하게 된 이유로 넉넉하다고 본다.
처음에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설마‘ 했지만 이제 5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나보다도 지켜보는 분들이 더 성화를 댔다.
금주를 해제하라고.
금주 기간이 너무 길다고.
석 달, 100일이 지났다고.
연말, 신정, 구정(설날)이 지났다고. 등등.
사실 마음이 전혀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쯤해서 그칠까?‘,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 하면서.
그렇게 5개월을 넘기고 나니 작은 변화가 확실하게 생겼다.
우선 나 자신이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지금 그만둬, 안 되지!‘하는 마음이 더 확고해졌다.
더 나아가 주변에서 특히 하하님들 중
“품자주자의 대표로서 친목의 매개인 술을 함께하지 못하셨으니 얼마나 상심됐을까요.
아니 금주 선포가 어쩌면 허물어졌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지켜내셨을 줄로 생각됩니다.
이젠 포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고 금주를 마감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leehan202 님)
또는 “거, 참, 금주가 여러 군데서 자꾸 걸리적거리는구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밀고 나가실 거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으리라는, 답정금주겠죠?(한아 님) 라며 변화가 분명해졌습니다. 긴가민가하면서 1년이라는 금주 기간 중에 언제 해제하나를 지켜보다가 이제는 금주 마감하는 날을 기다리는 쪽으로의 변화가 뚜렷해진 점이다. 답정금주를 확인한 셈이랄까.
그렇다해도 아직도 난 장담하기 어렵다. 언제 어떤 이유로 금주를 중단하게 될른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오늘도 앞뒤 좌우를 돌아보지 않은 채 묵묵히 금주를 실행해 가고 있다. 발전적인 변화를 꿈꾸며 금주의 하루를 보태고 있을 뿐이다. 오늘도.
첫댓글 사람 일은 모르는거라서,
언제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몰라서 단언은 할수없으나 아마도,분명히,마침내 해내리라 사료됩니다.
그래서 9월이 되면 젤 먼저 찜해둡니다.
금주가 해제되는 첫날은 저희 하하와 함께하시길요.
9월 13일이지요?
답정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