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사계절.
*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래야 나의 말에 조금이라도 힘이 생길 것 같아서다. 일의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을 때 괜찮다고, 과정에서 얻은 것이 많다고 나를 달랜다. 뭔가를 이루었을 때는 마음껏 축하하고 격려한다. 반성과 자책을 구분하려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3부 세상 속의 어린이' 중에서)
=> 아이들에게는 옳은 일을 하라고 훈계하면서, 자신의 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한 어른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저자의 이러한 각성이 더욱 빛난다고 여겨진다. 어린이들에게 할 말을 자기 스스로에게도 던져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미 오랫동안의 관성으로 말과 행동이 어긋나는 생활에 익숙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태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다시 실패하지 않는 것을 배운다는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정작 아이들이 실패하면 그에 대해서 꾸짖고 비난하지는 않는지 반성할 노릇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자세야말로 기성 세대가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겠다. '반성은 하되 자책은 하지 않겠다는' 저자의 다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나 역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