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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 위한 각 정당의 후보자 선출이 진행되고 있다. 과연 누가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어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인가는 모르겠지만, 여야 모두 몇몇 인물들이 유력한 주자들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에서 경기도 지사인 이재명 후보는 여러 모로 정치인으로서 인상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성남시장에서 경기도 지사로 선출되었고, 그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그가 펼쳤던 정책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예컨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 강력한 선제 조치를 시행했으며,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을 주장하던 이들에 맞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일관된 소신은 그의 복지 정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특히 재난지원금 지급을 중소 상인들의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지도록 하는 등의 정책은 어려워진 시기에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6인이 바라보는 이재명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전망과 제언'을 담아낸 책이다. 경기도 지사로 있으면서 시행했던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을 살펴보았을 때, 정책에 대한 일관성과 방향이 정해지면 강력한 추진력으로 실행하는 정치인이라고 생각된다. 정치인으로서 친인척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가족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그로 인해 재판까지 겪어야만 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의 시각을 통해 독자들은 정치인으로서 이재명의 행적은 물론 그동안 펼쳤던 그의 정책과 비전 등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그동안 행정가로서 그가 펼쳤던 정책이 어떠한 원칙에서 입안되고 실행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기성 언론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최근의 보도들은 사소한 가십거리에 집중하느라 각 후보들의 정책을 세밀하게 따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신문방송학 전공인 최영묵 교수는 이러한 보도 태도를 일컬어 '주류 언론의 이재명 죽이기와 언론개혁'이라는 항목에서 세세히 분석하고 있다. 최근의 흥미 위주의 아니면 말고 식의 언론들의 보도 태도를 지켜보노라면,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의 물어뜯기식의 기사들이 연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의 '여는 글'은 '이재명 현상, 어떻게 한국 정치를 바꿀 것인가?'라는 제목의 김윤태 교수의 글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의 가난으로 인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소년 노동자로 취업을 해야만 했고, 공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기계에 팔이 끼어 장애를 입은 이재명은 한국 사회에서 철저히 비주류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진단은 1부의 '이재명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5명의 전문가들에 의해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의 대상이 되었다. 이어서 '이재명의 정치 성장 과정과 리더십'과 '심리분석으로 본 노무현과 이재명' 등의 글을 통해, 이재명의 정치 역정과 함께 정치인으로서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최경준 기자는 경기도 지사로서 이재명의 행정을 일컬어 '공정의 가치로 밀어붙인 3년 여의 경기도정'이라는 제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적 상황이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에, 2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양 날개, 성장과 공정'이라는 제목으로 이재명이 펼쳤던 기존의 정책들을 분석하고 미래의 경제 전망과 그에 걸맞은 정책들에 대해서 조언을 던지고 있다. 이재명의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성공 사례, 그리고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는 '기본주택' 등의 의미와 바람직한 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기한 '안심소득'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살피고 있는데, 특히 선별지원을 위주로 하는 '안심소득'과는 달리 보편지급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 등이 차별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어지는 3부에서는 '외교안보, 과학기술, 보건의료 정책 방향은?'이란 제목으로, 앞으로 펼칠 정책들에 대한 제언을 포함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는가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더욱 필요한 것은 각 후보자들의 정책과 비전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최소한 후보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재명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와 정책 방향, 그리고 비전을 전문가의 시각에서 소개해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집필 대상인 이재명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비교적 그의 삶과 정책 그리고 미래의 비전 등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스스로를 노동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위치에 두고 있기에, 기존에는 기득권자들에게만 ‘당연하게’ 여겨졌던 정책이 앞으로는 소수자와 소외된 이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 것으로 바뀔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는 위선과 특권이 아닌, 원칙과 상식에 맞는 정책을 펼치는 정치인들이 보다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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