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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통영 8경 (2016. 8. 23)
제1경 미륵산에서 바라본 한려수도(彌勒觀道)
제2경 통영운하 야경-충무교에서 바라본 풍경(統河夜景)
제3경 소매물도에서 바라본 등대섬(每勿眺燈)
제4경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석양(達牙日沒)
제5경 제승당 앞바다(勝堂前海)
제6경 남망산 조각공원(南望彫園)
제7경 사량도 옥녀봉(蛇梁女峰)
제8경 연화도 용머리(蓮花龍頭)
* 한국의 미항인 경남 통영의 빼어난 풍광 여덟 곳이다. 괄호 안 사자성어는 필자가 부기했다.
제1경 미륵관도(彌勒觀道)
산정에 올라서면 담묵(淡墨)빛 동양화네
잔잔한 쪽색 물결 삼대미항 못지않아
미래불 석고상(石膏像) 된 채 청정해역 바라봐
* 미륵산(표고 461m) 정상에서 절경 한려수도를 바라본다. 케이블카가 있긴 해도, 제1경에 손색없다. 새파란 바다를 하얗게 가르는 통통배 소리가 정적을 깨트린다. 세계 삼대미항(브라질의 리우 데 하네이루, 호주의 시드니, 이태리의 나폴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청정해역을 잘 가꾸자.
* 미륵은 석가 입멸 후 56억 7천만년 만에 나타난다는 미래불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1-207 미륵산, ‘부처를 죽임’과, 1-208 미륵산 코뿔바위,‘화석법회’ 시조 참조(186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제2경 통하야경(統河夜景)
큰 뱃길 통영운하 다리 위 오색조명
해저길 기웃대며 팔짱낀 연인이여
역사란 돌고 도는 겨 스러져간 잔별들
* 길이 1,420m, 너비 55m로 통영반도 남단과, 미륵도 사이를 흐르는 통영운하는 그야말로, 굴곡진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아래로 해저터널을 품어 더욱 유명하다. 운하 밑으로 뚫린 터널로 사람들이 다니고, 그 위에 걸린 공중 다리는 자동차가 통행한다. 운하에는 조수와 상관없이 배들이 오간다. 한국 유일의 3중 교통로다. 과거 모습을 흉내 낸 무지개(아치)형의 거대한 통영대교(충무교)가 이 운하를 가른다. 낮에도 장관을 볼 수 있지만, 해가 진 뒤 다리 위 오색조명과 함께, 가로등이 수면에 별처럼 반짝인다.
* 용문달양(龍門達陽); 1932년 이 터널 개통 당시 통영읍장인 일본인이 고심 끝에 지은 이름이다. 길이 483m. 폭 5m. 높이 3.5m, 동양최초의 해저굴이다. 대한민국근대문화유산 제201호로 문화재청에 등록되었다.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 입구의 문’이라는 뜻인데, 이 문(龍門)을 통해 산양(山陽)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제3경 매물조등(每勿眺燈)
등대섬 보지 말라 여기는 소매물도(小每勿島)
밀물 땐 외딴 섬에 내 님이 갇혔거늘
깜박인 개똥벌레라 갈매기만 소식을
*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기암괴석과 총석단애가 특히 절경이며, 썰물일 때는 이 두 점이 연결되어 건너다닐 수 있다. 용바위, 부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글씽이굴은 대자연의 걸작품이다. 볼거리를 하나 더 추가한다면, 거꾸로 등대섬에서 소매물도를 바라보는 것이다. 기석으로 이어진 바위 전체가 거대한 공룡이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제4경 달아일몰(達牙日沒)
상아(象牙)로 솟은 땅끝 아스란 섬들이여
땅거미 질 무렵 쯤 삼족오(三足烏) 날개 접지
해신(海神)아 미녀 유혹 마 빨간 노을 시샘해
* 달아공원; 통영시 남쪽의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23Km의 산양(山陽)일주도로 중간에 있다. '달아'라는 이름은 이곳 지형이 코끼리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는데, 지금은 '달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통영시민들은 보통 '달애'라고 부르기도 한다. 관해정(觀海亭)을 비껴 바다 쪽으로 조금 더 나가면, 그야말로 땅끝에 선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이름을 갖지 못한 작은 바위섬에서부터 대·소장도, 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추도 그리고, 멀리 욕지열도까지 수십 개의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륵산이 최고의 일출정경을 자랑하는 곳이라면, 이 공원은 국내 으뜸의 일몰을 뽐내는 곳이다.
* 삼족오(三足烏); 세발까마귀는 고대 동아시아 지역에서 태양 속에 산다고 여겨졌던 전설의 새이다. 해를 상징하는 원 안에 그려지며, 달에서 산다고 여겨졌던 원 안의 두꺼비와 대비한다.
제5경 승당전해(勝堂前海)
한산도 앞바다는 적막이 흐르건만
제승당(制勝堂) 비춘 달빛 소야곡(小夜曲) 부는 여치
무심히 떠다닌 댓잎은 번뇌 부린 거룻배
* 제승당으로 들어가는 길, 잔잔히 흐르는 한산섬 바닷물은 파란 물감을 풀어놓았다. 물색이 신비하다. 때 이른 풀벌레소리가 ‘애수(哀愁)의 소야곡’으로 들려온다. 무심히 뜬 댓잎 한 장은 과연 뭘까?
* 시내에 있는 국보 제305호 객사 ‘세병관(洗兵館)’의 유래; 당의 두보 ‘세병마행(洗兵馬行)’ 마지막 련(聯)에서 인용했다. 安得壯士挽天河(안득장사만천하) 淨洗甲兵長不用(정세갑병장부용)
“어찌하면 장사를 구하여 은하수를 끌어다가, 갑옷과 무기를 깨끗이 씻고 영원히 쓰지 않게 할까” 줄여 ‘만하세병(挽河洗兵)’이라 한다. 즉, 전쟁의 종식을 염원하는 뜻이다.
* 졸저 『名勝譜』 <한국의 승지 266곳> 한상철 시조집(6) 제 18-5(137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제6경 남망조원(南望彫園)
시장터 시래기국 여명(黎明)의 별미인데
남망산(南望山) 적신 이슬 해돋이는 넋을 앗고
이국(異國) 내 물씬한 조각 눈뜬 소경 깨우네
* 1995년 1월 시군 통폐합 때 통영군은 충무시와 합쳐져서 ‘통영시’로 확정되었다. 세계 10개국 유명조각가 15명의 작품으로 1997년에 조성된 남망산 조각공원은 5,000여 평의 부지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적 자극과 상상력, 넓고 확 트인 공간이 주는 시원함은,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하다.(대한민국 구석구석)
* 인근 서호시장의 아침 시락국과, 공원에서 바라본 바다 일출은 공원 탐방의 맛을 한결 더해준다.
제7경 사량여봉(蛇梁女峰)
섬뫼는 여 도깨비 하늘 휜 대들보지
젖꼭지 빨다 말고 지리산(智異山) 바라보며
옥녀(玉女)를 꼭 껴안으니 붉은 꽃뱀 꿈틀대
* 옥녀봉(玉女峰 261m); 행정구역상 통영시 사량면(蛇梁面)의 두 섬 중, 위섬 동쪽 금평리에 있다. 주봉은 남한육지의 최고봉인 ‘지리산(1,915m)을 바라본다’ 하여, 망지이산(望智異山) 혹은, 지이망산(智異望山) 등으로 부르나. 약칭 지리산(398m)으로 통한다. 서쪽 돈지리에 있다. 섬 전체 모습이 뱀 또는 대들보를 닮았다. 섬 산행 마니아들이 가장 선호하는 산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1-295(241면) 사량도 지이망산, ‘술잔에 노는 뱀’ 시조 참조.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제8경 연화용두(蓮花龍頭)
백련은 만발한데 금잉어 어디 갔나
비릿한 갯바람에 돌비늘 번쩍이기
단박에 용머리 베니 핏물 흐른 꽃길아
* 연화도(蓮花島); 통영시 욕지면 연화열도(蓮花列島)의 주된 섬이다. 만개한 연꽃처럼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섬이다. 주봉은 연화봉(212.2m)이고, 동남쪽 끄트머리에 용머리 네 바위와, 천년해송이 있다. 일대의 뱃길을 ‘연화수도’라 일컫는다.
* 일순전광자노호(一瞬電光刺老狐); 늙은 여우를 단숨에 베다. 일본 자객의 민비 시해용 칼로 추정한다. 이 칼은 일본 후쿠오카의 ‘쿠시다’ 신사가 보관중이다. 전체 길이 120㎝에, 칼날 부분이 90㎝이며, 나무로 만든 칼집에 이 글이 새겨져 있다.
* 돈오(頓悟); 소승에서 대승에 이르는 얕고 깊은 차례를 거치지 아니하고, 처음부터 바로 대승의 깊고 묘한 교리를 듣고 단번에 깨달음.
* 2017. 2. 14 시조 중장 전구 수정.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1-414, 연화도, ‘바다에 핀 연꽃’ 시조 참조(31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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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古書硏究》 제34호 2016. 12. 30 발행.
* 졸저 『名勝譜』 <한국의 승지 266곳> 한상철 시조집(6) (135~139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첫댓글 대한민국의 승지는 외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