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은 아지지만 나는 월요일이 되면 가능한한
좁은 반경, 집 주변, 교회주변등에서 보내려고 한다
배부분 목회자들이 월요일은 쉬는 날로 여겨 모든 진액을 쏟았던
날이어서 가능한 한 자유롭게 그리고 맘편하게 사역하는 지역을
멀리 떠나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맛있는 음식도 곁들고 그리고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찾아 다닌다.
오늘도 아는 목사님에게 연락할 일이 있어 전화를 드렸더니
벌써 제주도에 가 계신다. 부지런한 목사님이시다.
사실 목회자는 일주일 내내, 몇가지 중요한 사역을 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거의 관습처럼 되어지는 일이어서 지루감이 들고
특히 교우들의 신앙과 삶을 살피는 것, 교회의 정해진 사역들과
또 가끔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일들과 특히 여러번 주어지는
설교를 위해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 때론 토요일만 되면
불안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다. -아마 이것은 아직도 아마추어
적 목회자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나의 경우만 그럴 것이다.-
오늘은 월요일이다. 나는 월요일만은 아내를 위해 시간을 함께
보낸다. 투석을 하는 주의 첫날이기때문이다. 아내는 항상 자신이
운전해서 병원엔 다닌다. 지난 25년 동안 일주일에 세번씩 혈액투석을
위해 병원을 간다. 그중에 18년간은 강남에 살면서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오갔다. 쉽지 않은 날들이었다. 그러다가 7년전부터는
강남세브란스로 옮겨야 했다. 잘한 것같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안심이다. 그런데 다른 날은 몰라도 월요일은 차량이
대거 몰리고 주차장엔 파킹할 여유가 없어 어떤 날은 한시간
이상을 병원안을 빙빙 돌아야 한다. 그래서 월요일 만은 내가
함께 해야겠다 해서 운전을 해준다. 그리고 나서 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다가 4시30분에 끝나는 아내를 마중간다. 물론
특별한 일로 인해 함께 하지 못하는 날이 있지만 그럴 땐 참으로
미안하다.
아내와 함께 하는 것도 내겐 중요한 일이지만 사실 나는 월요일엔
반성(反省)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전엔 주일저녁을 그렇게 보냈는데
주일 저녁에 그날의 일을 되새기며 반성하고 반추하는 것이
너무 촉박하다. 하루밤을 지내고 새벽에 하나님을 만나는 기도를
하고나서 성경을 읽으며(오전 11시 까지) 그냥 반성을 한다.
주일 하루를 꼼꼼히 조사해간다. 그걸 하나씩 기억해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침에 교역자 기도회, 1부예배, 2부예배, 3부예배
그 사이사이마다 만나야 하는 성도들, 개인적으로 확인하고
기도할 일들과 각종 회의들을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점수를 매긴다.
그 중에 가장 마음의 마당에 널려져 있는 생각들이 바로 나의
설교다. 설교를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은 참 무거운 짐이고 곤혹
스런 일이고 두렵고 항상 자신이 없는 행위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설교의 정의를 내린다면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적용하고
전달하는(Delivery)것이 설교이다." 바로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
하는 작업이 설교자인 목사의 일이고 이것은 위해 본인의 신학
사상을 바탕에 두고 성경을 연구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 그 후에야
설교문을 적어내려가면서 간간히 예화와 사실적인 현실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일이다. 게다가 설교원고
를 다 준비했다해도 당일 강단에 서서 선포하는 설교행위에 따라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설교자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이라 하겠다. 나는
가끔 설교하다가, 개인에게 다가서서 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절제하고 조심한다. 아직까지 한번도 그런
적은 없다. 하지만 설교하면서 성령께서 유달리 감동을 주실 때가
있다. 그럴 땐 틀림없이 설교를 듣는 청중가운데 반응이 일어난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거의 예상과 빗나가지 않는다. 반응이다.
그래서 나는 반성한다. 나의 언어, 얼굴, 제스쳐, 몸짓, 그리고 톤(소리)
의 작은 부분까지도 그리고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반성한다. 오늘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반성이다. 나는 반성의 월요일에 좀더 깊게
생각하는 시간에는 반성에서 느껴지는 것을 몸으로 마음으로 그리고
때로는 영적인 일로 그대로 수용해서 아픈 것 내가 아프고 기쁠일
나도 기뻐하고 그런 시간으로 시작을 한다. 거의 오전 내내 그렇게 지낸다.
그게 양심에 부딪히면 나는 회개의 자리로 나간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붙잡고 그 보혈로 씻음을 다시 경험하며 그 분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는 가장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시인하며
하나님의 긍휼, 나를 불쌍하게 여겨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도 족히 10여명의 성도들의 이름과 기도매칭을 통해 주님께
아뢰었다.
반성은 사실 혼이 나는(책망) 시간이고 반성은 그야말로 나를 돌아
봄이다. 오늘 그렇게 돌아보고 또 돌아보다가 배앓이가 와서 견디다
못해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약을 받아 왔다. 그런 반성으로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영적으로 깊은 생각으로 혼이나면 머리와 두 팔이
몹시 아프다. 너무 아팠다. 나의 월요일! 은혜의 창고를 열어 귀한
것을 꺼내고 한편으로는 채우는 날이다. 반성이 없으면 무감각해진다.